'하늘이 삼성을 택했나' 행운의 오심에 LG 실책까지, KS 1승 남았다
프로야구 삼성이 LG를 연파하고 한국 시리즈(KS)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경기 우천 취소 연기에도 식지 않은 장타력을 뽐냈고, 상대 실책과 오심성 판정의 행운까지 따랐다.
삼성은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LG와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10 대 5로 이겼다. 13일 10 대 4 낙승까지 2경기 연속 장단 14안타에 10점을 뽑으며 연승을 달렸다.
5전 3승제 PO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정규 리그 2위 삼성은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정규 리그 1위 KIA가 선착한 KS에 진출한다.
3위 LG는 5위 kt와 준PO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1회말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성 수비로 선취점을 내준 데 이어 3회말에도 중계 플레이 과정에서 송구 실책이 나와 추가 실점했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1패만 하면 가을 야구를 접어야 하는 벼랑에 몰렸다. 다만 LG는 9회초 김현수의 3점 홈런으로 최악의 분위기는 면했다. 두 팀은 하루를 쉰 뒤 17일 LG의 홈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PO 3차전을 치른다. LG가 이기면 18일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이 펼쳐진다.
삼성이 실력과 함께 운까지 더해 승리를 거뒀다. 출발은 LG가 좋았다. 1회초 1사에서 신민재, 오스틴 딘의 연속 안타로 만든 1, 3루에서 김현수의 2루 땅볼로 선취점을 냈다.
하지만 삼성이 곧바로 1회말 득점하며 흐름을 바꿨다. 2사에서 구자욱이 안타에 이어 부상 투혼으로 만든 도루로 득점권에 도달했다. 르윈 디아즈의 빗맞은 공을 LG 유격수 오지환이 달려가 잡으려다 놓치는 행운 속에 구자욱은 왼다리를 절뚝거리며 홈을 밟았다.
삼성은 2회말 김영웅이 LG 선발 손주영으로부터 우월 1점 홈런을 날리며 역전했다. 시속 121km 높게 몰린 커브 초구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오른 담장을 넘는 비거리 105m 아치를 그렸다.
3회말에도 삼성에 행운이 따랐다. 선두 타자 김헌곤이 안타 뒤 투수 견제에 걸려 횡사했지만 구자욱과 교체 투입된 이성규가 볼넷을 골라냈다. 디아즈가 손주영의 4구째 슬라이더에 하프 스윙을 했는데 이용현 3루심은 방망이가 돌지 않았다고 판정했다.
하지만 느린 화면으로 보면 디아즈의 배트는 절반 이상 돌았다. 삼진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디아즈는 총알 같은 우전 안타를 날려 이성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1루에서 홈까지 뛴 이성규에 허를 찔린 듯 LG 2루수 신민재는 우익수 홍창기의 다소 높은 송구를 잡다 흘렸다. 우익수 송구 실책으로 기록된 이 수비 과정에 이성규가 넉넉히 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오심 불운 속에 LG로서는 주지 않아도 될 점수였다.
삼성은 5회말 완전히 승부를 갈랐다. 김헌곤이 바뀐 투수 유영찬을 좌월 2점 홈런으로 두들기며 5 대 1까지 달아났다. 6회말에는 디아즈가 좌완 함덕주로부터 우월 1점 홈런을 날려 쐐기를 박았다.
LG도 7회초 선두 박동원의 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삼성 선발 원태인이 박해민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고, 이영빈의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이재현이 펄쩍 뛰어 잡는 호수비를 펼쳤다. 이후 원태인이 연속 안타를 맞고 만루에 몰렸지만 파이어 볼러 김윤수가 오스틴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김헌곤은 7회말에도 김유영을 상대로 이번에는 우월 2점 홈런을 날려 완전히 LG의 백기를 받아냈다. 역대 PO 9번째, 포스트 시즌(PS) 30번째 연타석 홈런이다. 이에 질세라 디아즈도 바뀐 투수 백승현으로부터 우월 솔로포를 뽑아 PO 10번째, PS 31번째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역대 PS에서 같은 팀 선수 2명의 연타석 홈런은 사상 2번째다. 지난 2004년 두산 알칸트라와 안경현이 KIA와 준PO 1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동시에 날린 이후 김헌곤과 디아즈가 20년 만에 기록을 합작했다.
원태인은 6⅔이닝 3탈삼진 7피안타 2사사구 1실점 쾌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가을 야구 첫 승을 따낸 원태인은 경기 MVP에 올라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결승타의 주인공 김영웅은 '농심 오늘의 한 빵'으로 뽑혀 상금 100만 원에 스낵을 받았다.
이날 삼성은 구자욱이 1회말 득점 이후 교체돼 불안감을 남겼다. 삼성 관계자는 구자욱에 대해 "대구 SM영상의학과의원 MRI 검사 결과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소견으로 3, 4차전은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성규가 투지가 넘치는 질주로 득점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원태인의 호투 속에 타선이 폭죽처럼 터지면서 구자욱의 공백을 메웠다. 다만 삼성은 주장 구자욱 없이 PO 3차전에 나서게 됐다.
대구=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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