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원고 패소·2심 일부 승소…매트리스 가격·위자료 일부 배상
지난 2018년 1급 발암 물질인 '라돈'이 검출돼 파문이 일었던 매트리스 제조사 대진침대에 대해 대법원이 소비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독성물질에 노출된 피해자에게 현실적으로 질병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사회통념에 비춰 피해자가 정신상 고통을 입은 것으로 평가된다면 위자료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3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이모씨 등 소비자 130여명이 대진침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또 다른 소비자들이 대진침대를 상대로 낸 3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서도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른바 '라돈 침대' 사태는 2018년 5월 초 대진침대에서 1급 발암 물질로 알려진 라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대진침대 제품의 방사선 피폭선량이 기준치의 최대 9.3배를 넘어섰다며 매트리스 7종 모델의 수거 명령 등을 내렸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로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대진침대가 제조한 매트리스를 사용해 질병이 생기는 등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회사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지난 2023년 12월 1심 재판부는 대진침대가 매트리스 제조·판매를 시작할 무렵에는 방사성 물질을 원료로 사용한 가공 제품을 규제하는 법령이 없었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그러나 이후 2심은 안전성이 결여된 매트리스를 제조·판매한 위법성이 인정된다며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당시 2심 재판부는 "실정법상 라돈 방출 물질의 사용을 금지하는 명문 규정이 없다거나 사용을 제한하는 구체적 기준이 없다고 해서 당연히 그 사용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선량 방사능 노출로 인한 신체상의 피해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것이므로 당장 매트리스 사용으로 인한 구체적인 건강 상태의 이상이 발현되지 않았다고 해서 부당한 피폭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까지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위자료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날 대법원은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이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