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204] How could I sleep in a bed when she was in the ground?

황석희 영화 번역가 2025. 7. 3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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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땅 속에 있는데 내가 어떻게 침대에서 자?
영화 브링 허 백(Bring Her Back·2025).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영화 ‘브링 허 백(Bring Her Back·2025)’은 상실이 한 인간을 어떻게 잠식하고 괴물로 변하게 하는지를 섬뜩하게 그려낸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부모를 잃은 앤디와 파이퍼 남매는 위탁모 로라의 집에 맡겨진다. 로라(샐리 호킨스) 역시 딸 캐시를 잃은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앤디에게 딸을 잃은 슬픔을 토로하며 자식을 땅에 묻던 순간을 회상한다. “그 애를 거기 두고 내가 어떻게 집에 가? 자식이 땅속에 있는데 내가 어떻게 침대에서 자?(How could I go home without my daughter? How could I sleep in a bed when she was in the ground?)”

로라의 집은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죽은 딸을 향한 그리움이 만들어낸 기괴한 주술의 흔적들로 가득하다. 그녀의 슬픔은 단순한 애도를 넘어 죽은 딸을 되살리려는 위험한 집착으로 변한다. 로라는 파이퍼에게서 죽은 딸 캐시의 모습을 겹쳐 보며, 급기야 파이퍼를 캐시를 되살리기 위한 제물로 삼으려는 끔찍한 계획을 세운다.

한편 앤디는 동생 파이퍼를 지키기 위해 로라와 맞서 싸운다. 아버지에게 학대당했던 기억을 숨기고 동생을 보호해 온 앤디는 파이퍼에게 고백한다. “세상이 얼마나 추한지 네가 몰랐으면 했어(because I didn’t want you to know how ugly the world was.)”. 로라는 이 상처마저 교묘하게 파고들어 남매를 이간질한다. “너도 네 아빠처럼 폭력적이야. 아빠가 널 때려서 너도 동생을 때린 거지(You’re abusive, Andy. Just like your dad. He hit you, so you hit her.)”.

상실의 고통은 우리를 나약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잔인한 괴물로 만들기도 한다. 로라라는 인물은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 어떻게 한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고 그 고통이 타인에게 어떤 폭력으로 전이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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