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박기' 불법 낚시 추태, 북한강 '몸살'

요즘 산란기를 맞은 붕어를 잡기 위해 북한강으로 낚시객들이 몰리고 있는데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좌대나 텐트를 설치하는 이른바 '알박기' 낚시도 성행하고 있습니다.

엄연한 단속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춘천의 한 공원입니다. 북한강과 맞닿아 있어 낚시객들이 자주 찾는 곳입니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공원 안에는 텐트나 파라솔 등 낚시 장비가 가득합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누군가 가져가지 못하게 못을 박아 단단히 고정해 뒀습니다.

물고기 산란철을 맞아 낚시꾼들이 목 좋은 곳에 좌대를 장기간 설치해 놓는 이른바 '알박기'를 해둔 겁니다.

이들이 다녀간 자리엔 쓰레기도 가득합니다. 곳곳에 페트병과 술병 등 버리고 간 쓰레기가 눈에 띕니다.

낚시 금지 표지판이 붙어있지만 버젓이 울타리를 훼손하고 자리를 폈습니다.

물고기가 알을 낳기 위해 천변으로 모여드는 봄이면 이 같은 불법 좌대는 더 많아집니다.

하천 미관과 환경을 해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단속은 감감무소식입니다.

낚시객들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낚시객
"직접 와서 철거하고 이러진 않는 거예요. 그냥 경고만 하고 가고…."

춘천시는 상수원 수질 오염을 막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80억 원의 비용을 들여 낚시터와 선착장 시설을 정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하천 주변으로 이 같은 알박기 낚시는 더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 단속은 계고장을 붙이는 정도가 고작입니다.

'말뿐인 단속이 아니냐?'는 지적에 춘천시는 행정절차를 지키는 것이라며 "적극적인 단속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춘천시 관계자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시간을 자진 철거하는 기간을 드리거든요. 이제 그 기간 동안 철거가 안 되니까 이제 아마 그렇게 보시는 것 같아요."

산란기에 접어든 물고기를 잡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들고 있는 강태공들.

일부 몰염치한 낚시객들의 추태에 북한강이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글/편집:전소연/정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