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이런 데가 있었다고? 신청자만 갈 수 있는 한정 여행지

‘용이 쉬어간’ 그 늪지
이제는 과학과 생태의 보물
10월까지 탐방 가능…사전예약 필수
출처: 강원관광 홈페이지 (대암산 용늪)

“용이 하늘로 오르다 잠시 쉬어간다.” 그 신비한 전설을 품은 대암산 용늪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바로 강원도에서 선정한 ‘6월의 지질·생태 명소’로 공식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강원 인제군 서화면, 해발 1280미터 고지대에 숨겨진 이 고원 습원은 남한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고층습지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이탄습지 지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이곳은 세계적인 보전 가치 덕분에 1997년, 대한민국 첫 람사르 협약 등록 습지로 이름을 올렸다.

대암산 전체는 이미 1973년에 천연기념물 제246호로 지정되었으며, 용늪은 이후 생태계보전지역, 습지보호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 삼중 보호 체계로 관리되고 있다.

출처: 강원관광 홈페이지 (대암산 용늪)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 불리는 용늪은 이름부터 신비롭다. 전설에 따르면, 하늘로 올라가던 용이 잠시 쉬어간 곳이라는 의미에서 유래했다.

실제로 늪의 형상도 이 전설을 떠올리게 한다. 큰 용늪, 작은 용늪, 아기 용늪 등으로 나뉘며 각각 독특한 생태환경을 지닌다.

이곳에서는 북방계 식물과 남방계 식물이 한데 어우러져 자란다. 이는 우리나라 식생의 과거와 현재, 나아가 기후변화까지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연 기록이기도 하다.

멸종위기종인 삵과 산양, 날개하늘나리, 기생꽃 등 희귀 동식물도 서식하고 있어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런 생태적, 학술적 가치로 인해 용늪은 생태 교육 및 과학 연구의 중요한 거점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출처: 강원관광 홈페이지 (대암산 용늪)

강원도는 매월 교육·관광·과학적 가치를 지닌 명소 한 곳을 선정해 알리고 있는데, 6월의 주인공으로 용늪이 이름을 올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용늪은 보호를 위해 연중 개방되지 않는다. 인제군은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 제한된 기간 동안 생태 탐방을 허용하고 있으며, 올해도 10월까지 운영된다.

탐방 코스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서흥리 코스로, ‘대암산 용늪 탐방자 지원센터’에서 출발해 약 5km를 도보로 이동하는 코스다. 왕복 약 5시간이 걸리며, 하루 최대 120명까지 신청 가능하다.

두 번째는 가아리 코스로, 차량을 이용해 인제읍 가아리 탐방안내소에서 용늪 입구까지 14km를 이동한 뒤, 나머지 구간은 도보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짧은 3시간 코스로 운영되며, 일일 30명으로 제한된다.

출처: 강원관광 홈페이지 (대암산 용늪)

두 코스 모두 사전 예약이 필수다. 예약은 인제군 대암산 용늪 공식 웹사이트(sum.inje.go.kr)에서 가능하며, 탐방 희망일 최소 10일 전에는 신청해야 한다.

용늪은 일 년 중 절반 이상이 안개와 비, 눈으로 젖어 있는 습한 환경이다. 탐방 시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등산 막바지에는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하는 구간도 있어 안전 장비 착용이 권장된다.

인제군은 탐방 기간 동안 현장에 해설사와 감시원을 배치해 방문객의 안전과 생태계 훼손 방지를 동시에 관리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직접 경험하는 동시에 생물 다양성과 보호의 중요성까지 체감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탐방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대암산 용늪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그곳은 시간이 만든 생태의 보고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살아 있는 교과서다. 자연을 감상하되, 그 존엄을 잊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