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시속 25㎞ 제한 풀고 쌩쌩… 한강 자전거길 ‘자토바이’ 공포

이경민 기자 2026. 9.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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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인기척도 없이 '쌩' 하고 지나가면 정말 깜짝 놀랍니다.

지난 18일 오전 서울 망원한강공원 자전거길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9)씨는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한강 풍경을 보면서 자전거로 출근하는 게 하루의 낙이었는데 요즘은 뒤에서 빠르게 달려오는 전기자전거 때문에 계속 신경이 쓰인다"며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라고 했다.

김씨는 "전기자전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이용자를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달리는 차량이 문제"라며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함께 이용하는 자전거길인 만큼 위험하게 개조된 차량은 제대로 단속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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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인기척도 없이 ‘쌩’ 하고 지나가면 정말 깜짝 놀랍니다.

지난 18일 오전 서울 망원한강공원 자전거길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9)씨는 이렇게 말했다. 평소 자전거로 한강변을 따라 출퇴근하는 김씨는 요즘 아침마다 자전거를 꺼낼 때 망설인다. 속도 제한을 풀어 빠른 속도로 달리는 전기자전거, 이른바 ‘자토바이(자전거+오토바이)’를 자주 목격하면서부터다.

김씨는 “한강 풍경을 보면서 자전거로 출근하는 게 하루의 낙이었는데 요즘은 뒤에서 빠르게 달려오는 전기자전거 때문에 계속 신경이 쓰인다”며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라고 했다.

18일 한강 자전거도로에 한 시민이 전기자전거를 타고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 /이경민 기자

최근 한강 자전거길 등 도심 자전거도로에서 속도 제한 장치를 풀거나 성능을 임의로 바꾼 전동 자전거를 두고 불안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전동 자전거는 구동 방식과 성능에 따라 전기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PM) 등 법적 지위가 달라지는데, 외관만으로 불법 개조 여부를 가려내기 쉽지 않아 현장 단속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토바이인 줄”… ‘자토바이’에 놀라는 시민들

이날 망원한강공원 자전거길에는 평일 오전인데도 출근하거나 운동을 나온 시민들의 자전거 행렬이 이어졌다. 공유 전기자전거와 개인 소유 전기자전거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은 일반 자전거와 비슷한 속도로 달렸지만 간혹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전동 자전거가 눈에 띄었다. 멀리서 모습을 확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취재진 곁을 지나쳐 사라질 정도였다.

서울 망원한강공원 자전거도로 곳곳에 전기자전거 안전 이용과 이륜차 출입을 금지하는 표지판이 설치돼있다. /이경민 기자

30대 이모씨는 “가끔 정말 쏜살같이 지나가는 전기자전거를 본다”며 “주말에는 아이들도 많이 이용하는 만큼 과속 차량은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40대 박모씨는 최근 빠르게 달려오는 전동 자전거를 피하다 넘어질 뻔했다고 했다. 박씨는 “처음에는 오토바이가 자전거도로에 들어온 줄 알았다”며 “급하게 피하다 중심을 잃을 뻔했다”고 말했다.

◇검색 몇 번이면 나오는 ‘속도 제한 해제법’

문제는 법정 속도 제한을 풀어 성능을 높인 개조 차량이다. 일부 전기자전거는 제어장치인 컨트롤러 설정을 바꾸거나 부품을 손대 시속 25㎞에서 작동하는 전동기 제한을 해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서는 전기자전거 속도 제한을 해제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영상과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특정 제품명을 검색하면 컨트롤러 설정 변경이나 부품 조작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하는 콘텐츠도 나온다. 5만~10만원 비용을 받고 속도 제한을 해제해준다는 게시물도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정상 제품과 개조 차량의 외관상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자전거길에서 빠르게 달리는 차량을 발견하더라도 속도 제한 장치가 실제로 해제됐는지를 현장에서 곧바로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전기자전거 종류에 따라 법률 규정이 달라진다. PAS형은 자전거법이 적용되고 스로틀형은 PM기본법이 통과되면 법적 제재가 가해진다. /그래픽=chatGPT

◇PAS 방식은 개조하면 처벌… 스로틀형은 ‘법률 사각지대’

전동 자전거는 구동 방식과 성능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달라진다. PAS(Pedal Assist System·페달 보조 시스템) 방식은 이용자가 페달을 밟을 때 전동기가 힘을 보태는 형태다. 현행 자전거법상 전기자전거는 시속 25㎞ 이상에서 전동기가 작동하지 않는 등 일정한 안전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 같은 전기자전거를 안전요건에 맞지 않게 개조하면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반면 페달을 밟지 않아도 전동기 힘만으로 주행하는 스로틀(Throttle)형은 최고속도와 차체 중량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개인형 이동장치(PM)로 분류된다. 시속 25㎞ 제한 등 안전기준을 충족해 KC인증을 받은 제품을 정상적으로 이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인증받은 제품을 구입한 뒤 속도 제한 장치를 해제하는 등 불법 개조를 하는 경우다. 현행 제도에는 이 같은 스로틀형 제품의 개조 행위를 직접 처벌할 규정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속 현장에서도 개조 여부를 즉석에서 가려내기 쉽지 않다. 특히 스로틀형 전기자전거의 경우 KC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부과할 수 있는 제재가 과태료 4만원 수준에 그친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튜브에서 '전기자전거 속도제한 해제방법'을 검색하면 관련 개조 방법을 자세히 안내해주는 영상이 다수 나온다. /유튜브 캡처

서울시와 경찰 등은 이런 제도적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개인형 이동장치의 안전기준과 관리체계를 별도로 규정하는 이른바 ‘PM기본법’의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발의된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김씨는 “전기자전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이용자를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달리는 차량이 문제”라며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함께 이용하는 자전거길인 만큼 위험하게 개조된 차량은 제대로 단속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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