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단 전용 빌딩의 탄생, 운동과 건축의 만남
동탄 서동탄역 더샵 파크시티 단지 내, 통유리로 둘러싸인 20층 규모의 건물이 등장했다. 이름은 '헬시스퀘어'. 처음 보면 일반 오피스 건물이거나, 상가 판매를 기대했던 투자용 부동산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내부로 들어가면 오직 계단과 간이 벤치, 엘리베이터만 놓여 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긴다. 화려한 외관 너머의 유일한 목적—바로 '계단 오르기'다.
이 건물은 실제 운동을 위해 계획된 건축물로, 국내에서는 극히 드물게 계단 오르기 운동이라는 하나의 목적만을 위해 설계됐다. 특히 3면이 통유리라 계단을 오르며 외부 경관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다.

세입자 0명, ‘돈 안 되는 빌딩’의 혁신 실험
이 건물에 임차인은 단 한 명도 없다. 일반적 부동산 수익 구조와 완전히 다른 소유·운영 방식 때문이다. 아파트 입주민의 공용 커뮤니티 시설, 건강특화 아파트라는 콘셉트에 맞추어 오로지 운동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회사, 상가, 창업점포 등 세입자를 들일 이유가 원천적으로 없는 셈이다.
첫 등장 당시엔 "애초에 돈이 안 되는 건물을 왜 짓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건강과 지역 문화라는 상징성, 주민을 위한 복지 투자의 사례로서 긍정적인 평이 빠르게 번졌다. 다른 신도시에서도 이 ‘운동용 전용 건축물’ 트렌드를 모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될 정도다.

계단 설계의 디테일—‘아픈 무릎’까지 배려한 건축
헬시스퀘어의 계단은 단순히 길고 높은 것만이 아니라, 계단의 높이, 폭, 전체 동선 등 건강 친화적 세부 설계가 적용되어 있다. 무엇보다 무릎에 부담을 최소화하는 저상설계(계단 높이 낮게), 미끄럼 방지, 손잡이 설치 등 촘촘히 배려된 디테일이 특징이다.
무릎 관절이 약한 노인이나 운동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게 하고, 운동 강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중간층마다 휴식 공간과 엘리베이터 승강장을 배치해 ‘원하는 만큼 오르고, 엘리베이터로 내려오라’는 건강 운동 가이드를 실현했다. 계단 폭도 넓어 단체 운동, 가족 운동 모두 가능하며, 자연광 속에 오르내리는 심리적 만족감까지 챙겼다.

운동 효과와 안전성을 동시에—내려가는 것은 ‘엘리베이터로’
헬시스퀘어는 국내 최초로 계단 오르기만 전용으로 설계되어 있다.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무릎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를 때만 계단을 이용하고 내려올 때는 5, 10, 15층 또는 중간마다 배치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의학 전문가들은 계단을 내려가는 것은 관절에 부담이 크고, 오르기는 심폐 건강과 근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이 빌딩 역시 이런 의학적 조언을 반영해, 내려올 때 엘리베이터만 운행되도록 설계했다.

‘돈 낭비’라는 비판 넘어, 지역사회 반응은 의외로 긍정적
처음엔 획기적인 목적성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를 두고 ‘돈 낭비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뉴노멀 건강 문화 도입, 사회적 비용 절감, 주민 커뮤니티 활성화, 입주민 만족도 제고 등 다양한 긍정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실내 운동, 홈트의 한계를 극복한 실외형 실내 운동장이자, 고령화 시대를 맞아 미래 주거 건축의 새로운 모델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실내에서 안전하게 계단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재조명되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인근 다른 단지에서도 주민들이 일부러 찾는 명소가 되기도 했다. 실사용자들은 “날씨와 관계없이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 “운동 초보부터 시니어까지 모두 이용 가능해 가족 단위로도 적합하다”라는 호평을 남긴다.

생활·건강 트렌드와 신도시 커뮤니티의 새로운 가능성
이처럼 동탄의 ‘계단 운동 전용 빌딩’은 자산 가치, 임대 수익 중심의 기존 부동산 관념을 뒤엎는 새로운 실험이자, 지역사회 건강 문화와 커뮤니티의 진화를 상징한다. 미래형 주거 복지시설, 주민 참여형 건강 인프라의 미래 모델이 될 수 있다.
이 건물의 성공은 앞으로 전국 신도시, 아파트 단지, 도심 재개발 지역에서 ‘목적별 공용공간’ 설계가 더 다양하게 시도될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층 유리 빌딩이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미래형 건강 관리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셈이다.
이처럼 ‘세입자 0명’의 고층 빌딩이 남긴 임팩트는, 건강한 삶과 새로운 건축 문화, 미래형 주거의 방향성을 동시에 생각하게 한다. 동탄의 이 정체불명 빌딩은 이제 현대인의 건강, 지역 사회, 그리고 혁신적 공간 기획에 대한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