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작은 일상을 잘 살아가는 것이 각자의 경쟁력인 시대입니다. 오늘 하루, 별일 없이 어제보다 조금 나은 삶을 살았다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하죠. 하지만 점차 다가오는 신체의 노화 앞에서는 ‘그저 그런 보통의 하루’를 보내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닌데요. 특히 초고령 시대, 별일 없이 잘 늙어가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기 위한 필수 보험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편집자 주]
보통의 하루가 위협받는 삶, 치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어제보다 조금 나은 삶을 살았다면 오늘의 인생은 그것만으로도 훌륭하다. 무언가를 추가하지 않아도 괜찮은 ‘아주 보통의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욕망이 내년 2025년 소비트렌드로 꼽히고 있다. (‘아보하’, 트렌드 코리아 2025 키워드)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은 소중한 루틴이 우리의 인생에서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100세 시대를 앞두고 점차 다가오는 신체적인 노화와 이에 따른 각종 질병이다. 의학의 발전으로 수명이 늘게 되니 감사한 일이지만 초고령 사회에 반드시 뒤따라오는 질병인 ‘치매’의 유병률은 평범한 삶을 원하는 우리의 일상을 위협한다. 현재 65세 이상 고령자의 열 명 중 한 명은 이미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밝히기 위하여 수많은 연구자가 불철주야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는 하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수십여 가지의 뇌질환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 치매 원인 중 50%가량을 차지하는 원인 질환이 바로 알츠하이머병이라는 사실이다. 그 외로는 뇌졸중 후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가 약 10~15%를 차지하며, 알츠하이머와 혈관성 치매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도 약 15% 정도 된다. 허나 불행하게도 알츠하이머의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나이가 들면서 알츠하이머병의 유병률이 확연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뿐이며(참고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전 세계를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치료를 위한 약물 및 주사를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은 연구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미래의 나를 위한 준비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초고령 사회를 맞이하는 우리 각자에게 예상치 못한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아마도 기나긴 노년기를 보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열 명 중 한두 명은 여지없이 치매를 앓게 될 것이다. 치매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비용 부담은 매우 크다. 따라서 미래의 나를 위해 그리고 나를 보살펴야 할 가족을 위해 최소한의 리스크 관리를 해 두어야 하는 질환임이 분명하다.
물론 우리에게는 건강보험이 있긴 하다. 건강보험 중에서는 장기요양보험이 있고 65세 이상 노인이나 65세 미만의 노인성 질병(치매, 뇌혈관진환 등)을 앓게 되면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하여 도움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 이슈로 인해 2026년부터 재정이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현재로서는 보험사의 치매·간병보험을 대안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재 우리나라 평균 간병비는 하루 약 13만원, 월평균 400만원으로 보고 있는데, 장기요양보험 1등급을 받을 경우 약 207만원 정도 정부에서 지원을 받게 된다. 나머지는 오롯이 환자의 몫이다. 치매·간병보험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치매·간병보험 가입 시 고려할 사항
치매보험에 가입할 때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의학용어가 바로 ‘CDR 척도’이다. 보통 CDR척보 1~2단계는 경증치매, 3~5단계는 중증치매로 분류한다. 치매·간병보험에 가입 시 경증 단계부터 보장받는 상품인지 아니면 중증치매로 진단 받아야만 보장받을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과거에는 중증치매를 집중 보장하는 상품이 대다수였지만, 최근의 많은 상품들의 경우 경도 치매 진단 시에도 보장이 가능하다.
보험 계약 경과에 따라 지급액이 늘어나는 체증형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물론 보장 금액이 점차 늘어나는 경우는 이를 감안하여 보험료도 비싸다는 점은 감안해야 하는데 특히 치매와 관련한 가족력이 있을 경우는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것을 추천한다.
대부분의 상품의 경우, 경증에서 중증으로 진행될수록 보장 금액이 커지게 되며, 보장 범위도입원비, 생활자금, 재가시설급여, 간병인 비용 등으로 확대된다. 중증 진단을 받게 되면 그만큼 치료비가 늘어나므로 이에 따라 보장이 커지고 보장의 범위가 넓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생활비나 간병비를 지급받을 경우 일정한 횟수의 제한이 있는 상품, 그리고 종신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가입 시 미리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출시되는 상품의 경우는 장기요양등급 6등급인 인지지원 등급까지 보장되는 경우도 있으며, 치매나 장기요양상태와 함께 닥칠 수 있는 인공관절수술, 백내장 등의 노인성 질환에 대해 보장하는 특약을 선택할 수 있는 상품도 있으므로 보험료 추가가 괜찮다면 이 부분도 미리 고려하면 좋다.
주로 손해보험사의 경우 치매 진단 시 진단금과 간병인 선택을, 생명보험의 경우 치매 진단 시 진담금과 생활비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족의 간병 가능 여부에 따라 판단하자. (물론 회사와 상관없이 이 두 내용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Tip 2]
해지환급률이 높은 경우는 보험료가 올라가며 해지환급금이 적을 경우 보험료는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다. 목돈의 환급금이 필요한지 아닌지 역시 보험가입자 본인의 선택이다.
언제까지 보장되나요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모든 보험의 이슈는 바로 보장 기간이다. 보장 기간과 보험료는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이다. 치매는 나이 들수록 발병될 확률이 높으니 100세까지 보장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긴 하겠지만 가입 시 보험료가 매우 높다는 단점은 있다. 일부 상품의 경우 80~85세 만기까지 중중치매가 발병되지 않으면 보험기간을 자동으로 연장해 주는 상품도 있으니 이 부분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고려해야 한다.
평생 의료비 중 절반을 노년기에 지출하고 있다고들 한다. 살아갈 날은 100세인데 50세만 넘으면 현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시대적 흐름을 생각할 때, 아직 젊을 때 치매·간병보험을 가입하는 것은 미래의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를 위한 가장 손쉬운 리스크 전략 중 하나일 것이다. 초고령 사회에서 평범하게 잘 늙어가며 혹시 모르는 질환을 미리 준비하는 것. 미래의 나를 위한 최소한의 준비가 아닐까 싶다.
글 박유나 재무심리전문가
※재테크 전문지 'MONEY PLUS' 2024.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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