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C 게임 월드가 19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린 '데브컴 개발자 콘퍼런스 2025'에서 신작 '스토커 2: 하트 오브 초르노빌'의 파란만장한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예브겐 그리고로비치 CEO와 마리아 그리고로비치 총괄 프로듀서는 "160GB의 저항"이라는 주제로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회사 이전 등 최악의 상황 속에서 게임을 완성한 경험을 공유했다.

"이길 수 없는 세계에서 과정 자체를 사랑하라"

예브겐 그리고로비치 CEO는 핵심 게임플레이를 '탐험(expedition)'에 비유했다. 플레이어는 안전 거점에서 목표 설정과 장비 준비를 마치고 미지의 세계로 여정을 떠난다.
이 과정에서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목표를 달성한 뒤에는 자원이 고갈된 상태로 위험한 귀환길에 올라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안전 거점에 돌아왔을 때 비로소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 게임의 핵심 순환 구조다.
"불가능하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스토커 2'의 서사는 10번의 전면 폐기 끝에 11번째 초안에서야 완성될 만큼 공을 들였다. 개발 과정에서 회사는 20명 규모에서 500명이 넘는 대형 스튜디오로 성장했다.

GSC는 전쟁 발발 가능성이 커지자 팀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버스와 비상 물품을 준비하는 등 비상 계획을 수립했다. 전쟁이 시작되자 수백 명의 직원과 가족들을 우크라이나 서부와 헝가리로 대피시켰고, 이후 체코 프라하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해 개발을 재개했다.
마리아 그리고로비치는 "많은 이들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아무도 우리에게 그렇게 말해주지 않았기에, 우리는 해냈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도전도 만만치 않았다. 언리얼 엔진 5라는 신기술을 도입하며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야 했고, 특히 콘솔 최적화는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예브겐 CEO는 "8.5GB의 제한된 공유 메모리를 가진 콘솔 환경에 방대한 오픈월드를 구현하는 것은 극히 힘들었다"며, 에픽게임즈와 엑스박스 팀의 기술 지원이 결정적이었다고 밝혔다.
"우리가 진정 믿는 것을 담았다"

'엑스트라바간자(Extravaganza)'라는 사내 문화도 소개됐다. 한 달에 하루,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 제도를 통해 플레이어가 직접 기타를 연주하는 기능이 탄생했다. 이 기능은 한 브라질 팬이 게임 속에서 우크라이나 노래를 연주하며 지지 영상을 올릴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출시 당일, 150GB에 달하는 게임 파일을 내려받으려는 이용자가 몰리면서 5시간 동안 우크라이나 전역의 인터넷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성공과 고난"

반면 힘들었던 점으로는 ▲팬데믹, 전쟁, 회사 이전을 겪으며 시험대에 오른 회복탄력성 ▲때때로 까다로웠던 콘솔 최적화 작업을 들었다. 특히 "야망과 현실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일부 기능에 대해 조기에 힘든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밝히며 개발 과정의 고충을 털어놨다.
"우크라이나를 지켜온 모든 이들에게"

"고통, 죽음, 전쟁, 공포, 그리고 비인간적인 잔혹함 속에서도 우크라이나는 인내할 것입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우크라이나를 지켜왔고, 지금도 지키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게임을 바칩니다. 이 날을 가능하게 한 모든 이들에게. 이 전쟁으로 희생된 모든 이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며." - GSC 게임 월드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