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역대급 1분기'…전장 키우고 로봇·AI로 간다
전장 사상 최대 실적…유럽 완성차가 끌었다
엔비디아와 로봇 동맹…AI 인프라까지 확장

LG전자가 주력 가전과 전장 사업의 '쌍끌이 성장'을 앞세워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다시 썼다. 수익성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되며 체질 전환 성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로봇·AI 인프라 등 신사업 투자 방향까지 구체화되며 성장 스토리도 한층 선명해졌다.
전장 '캐시카우' 부상…가전 의존 탈피
29일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3조7272억원, 영업이익 1조6737억원의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32.9% 증가했다. 매출은 역대 1분기 최대치,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시장 컨센서스(매출 23조3200억원, 영업이익 1조3800억원)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이번 실적은 생활가전과 전장 사업의 동반 성장에서 비롯됐다. 생활가전(HS)사업본부와 전장(VS)사업본부의 합산 매출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기존 B2C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B2B 기반 수익원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HS사업본부는 매출 6조9431억원, 영업이익 5697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국 관세 영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 8.2%를 유지했다. 프리미엄 제품과 볼륨존 제품을 동시에 공략, 온라인과 가전 구독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구독사업 매출은 6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매출 3조644억원, 영업이익 2116억원으로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률도 출범 이후 처음으로 6%를 크게 웃돌았다. 유럽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공급이 확대된 것이 주된 배경이다. 전장 사업이 가전에 이어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TV와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매출 5조1694억원, 영업이익 3718억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TV 판매 호조와 함께 webOS 플랫폼 사업 성장, 비용 효율화 등이 맞물리며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B2B 사업 확대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1분기 B2B 매출은 약 6조5000억원으로 전사 매출의 36%를 차지했다. 플랫폼·구독·전장 등 질적 성장 축이 동시에 강화되는 흐름이다.
다만 냉난방공조 사업을 맡은 ES사업본부는 중동 분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인건비 증가 영향으로 매출 2조8223억원, 영업이익 248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감소했다.

로봇·냉각·AI…차세대 성장동력 윤곽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는 로봇과 AI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신성장 전략도 구체화됐다. 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홈로봇과 로봇부품,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등 신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휴머노이드 사업은 올해 중 POC(개념검증) 실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술 기업과의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전략은 전날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움직임과도 궤를 같이한다. 지난 28일 방한한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마케팅 수석이사(젠슨 황 CEO의 장녀)는 LG트윈타워에서 류재철 LG전자 사장 등 경영진과 회동한 뒤 "피지컬 AI·AI 인프라 솔루션·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환상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LG전자의 홈 로봇 '클로이드'를 엔비디아 로보틱스 플랫폼 '아이작(Isaac)'에 연동하고 시뮬레이션 기반 학습과 디지털트윈 기술까지 묶는 협력 구상이 논의된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GPU·AI 소프트웨어·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클로이드를 자율 판단·행동이 가능한 'AI 홈 파트너'로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로봇 학습 데이터 생성과 모델 연구 협력,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고도화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어 김 부사장은 "실증은 상반기부터 시작해 산업용과 홈 영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가전 사업에서 확보한 홈 이해 경쟁력을 기반으로 2028년 홈로봇 상용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부품 내재화에도 속도를 낸다. 김 부사장은 "액추에이터는 상반기 중 초도 물량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감속기 개발도 주요 기업 및 산학 협력을 통해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4500만대 이상의 모터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정밀 제어 소프트웨어를 결합, 다양한 로봇 수요에 대응할 제품 라인업을 빠르게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사업에서도 성과가 가시화되는 흐름이다. 글로벌 빅테크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제품 인증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조만간 의미 있는 성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냉각 소프트웨어와 전력관리 시스템을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구축을 위해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다만 2분기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김 부사장은 "유가 변동·원자재 가격 상승·공급망 차질에 따른 수요 변동이 부담 요인"이라며 "지역별 맞춤 전략과 글로벌 사우스 공략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선행 재고 확보·생산 안정화·물류 효율화를 통해 비용 상승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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