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의 첫인상은 차분하다. 먹색 타일과 짙은 나무 벽, 그리고 밀짚빛 천장이 이어지며 자연스러운 온기를 만든다.

벽과 수납장은 직선 대신 곡선을 택해 답답함을 줄였다. 바닥에 떠 있는 캐비닛과 가느다란 스틸 선이 시선을 가볍게 풀어주며, 현관부터 집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예고한다.
차를 위한 자리, 집의 중심

현관 뒤편에는 작은 차 공간이 있다. 돌담과 금속 패널이 안정감과 세련미를 동시에 주고, 낮게 제작된 원목 테이블이 차를 마시기에 딱 알맞다.

벽 선반에는 찻잔과 다구가 정돈돼 있어 주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이 돌의 무게를 가볍게 감싸고, 창밖 푸른빛과 함께 집 안의 공기가 고요해진다. 이곳은 단순한 취미 공간을 넘어 가족과 손님이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중심이 된다.
거실, TV 대신 대화

이 집의 거실에는 흔한 ‘TV 벽’이 없다. 대신 회전형 기둥이 있어 필요할 때만 화면을 불러온다. 소파는 L자 형태로 배치해 차 공간과 주방, 다이닝까지 한눈에 이어진다.

밝은 회색 바닥은 창밖 풍경과 맞물려 집 안을 더 넓게 느끼게 한다. 이곳은 단순히 영상을 보는 곳이 아니라, 서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다이닝과 주방

부부는 요리를 즐긴다. 그래서 주방은 중식과 양식을 모두 감당할 수 있게 설계됐다. 매캐한 냄새를 막기 위해 슬라이딩 도어로 공간을 구분하고, 아일랜드 식탁과 서양식 조리 공간은 오픈으로 두었다.

붉은 테라코타 원형 테이블은 공간에 활기를 더하고, 아치형 펜던트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L자 구조의 주방은 볶음 요리와 간단한 식사를 동시에 준비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게스트 욕실, 톤의 흐름

다이닝 옆 슬라이딩 도어 안쪽에는 게스트 욕실이 있다. 바닥은 먹색 타일로 이어지고, 벽은 짙은 회색 스톤 패턴으로 마감해 주방과 연결성을 줬다.
샤워실에는 다채로운 테라조 타일을 더해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만든다. 작은 공간이지만 집 전체의 톤과 잘 어우러진다.
45도로 열린 엔터테인먼트 룸

놀이방은 아이들과 아버지 모두의 안식처다. 공간을 45도로 틀어 칸막이를 만들고, 아치와 부드러운 곡선으로 모서리를 줄였다. 시어 커튼이 공간을 은근히 나누면서도 연결감을 준다.

짚으로 마감한 벽과 불규칙한 소파, 회전형 TV 스탠드가 자유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아이들 방과 맞닿아 있어, 놀이와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아이 방, 성장에 맞춰 나뉘는

아이들의 방은 두 개로 나뉜다. 하나는 놀이 위주, 다른 하나는 수면 위주로 꾸며졌다. 높은 바닥 아래 숨은 수납장이 있어 장난감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알록달록한 패널은 방에 생기를 주고, 실용적인 옷장과 수납 공간은 기본 기능을 충실히 채운다.

또 다른 방은 원목 바닥과 콘크리트 질감 벽이 어우러지고, 잔디색 포인트 컬러가 산뜻하다. 곡선 헤드보드와 높은 천장을 활용한 수납이 조화롭게 자리해, 아이들의 생활에 맞춘 유연한 공간이 된다.
마스터 침실, 곡선으로 만든 여유

부부의 침실은 흰 커튼처럼 가볍게 흐르는 리듬을 담았다. 벽은 둥근 모서리로 마감돼 공간이 더 부드럽다. 헤드보드 벽에는 부분적으로 나무를 덧대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화장대는 오픈 캐비닛에 거울을 숨겨 거울과 침대가 마주 보는 불편함을 없앴다. 창가의 유리 파티션은 욕실과 시야를 연결해 더 넓은 공간감을 준다.
드레스룸과 욕실, 산을 품은 사적인 공간

침실 안쪽 곡선 벽 뒤에는 드레스룸과 욕실이 이어진다. 옷장은 벽을 따라 길게 배치되고, 나무와 흰색의 조합으로 가벼운 느낌을 준다.

인도산 검은 대리석은 욕실 영역을 분명히 나누고, 큰 창은 산 풍경을 그대로 들인다. 원목 바닥은 은은한 향기를 남기며, 욕실은 단순한 위생 공간을 넘어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휴식처로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