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재가’ 기다리다 못해…공수처장 “채상병 사건 검사 연임 절실”

2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동운 공수처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가 이틀 남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 4명에 대한 연임 재가를 하지 않는 가운데, 오동운 공수처장이 이들 검사의 연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처장은 25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통령 임명권에 대해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사건의 수사 연속성, 조직 안정, 신규우수 인력 확보 차원에서 비춰보면 (임기 만료가 임박한) 4명의 연임이 절실한 사정이다”고 했다.

공수처 인사위원회는 지난 8월 이대환 수사4부장,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 송영선·최문정 수사3부 소속 검사 4명의 연임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들의 임기는 이달 27일까지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이날까지 공수처 검사 4명에 대한 연임 재가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부장검사와 차 기획관은 윤 대통령 개입 의심이 나오는 ‘채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 사건 수사를 맡고 있다. 특히 이 부장검사가 이끄는 수사4부는 채 상병 사건 이외에도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수사와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이뤄진 ‘고발 사주’ 사건 공판 유지도 진행 중이다. 오 처장은 “대통령 임명권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주저되는 측면이 있지만 중요 수사들에 있어서 (이들 검사 4명은) 굉장히 필요한 인력”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재가를 미루며 공수처 검사들에게 ‘사적 보복’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연임을 미뤄) 자신과 관련된 수사를 방해하는 거고, 공권력을 활용해 사적 보복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인사로 수사에 개입하고 있다. 이거야말로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재가 시한이 27일까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통령) 인사사항이라 결정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