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조국’ 된 美, 내년 드론 예산 ‘韓 국방비’ 보다 많다[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6. 5.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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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펜타곤 올해 드론 예산 약 20조 원 배정
내년 ‘주도권 이니셔티브’ 536억 달러 책정
드론 예산 총액 740억 달러, 韓 국방비 2배
미 해군 제6함대가 지난 5월 10일(현지 시간) 영국령 지브롤터에 기항한 미 해군 오하이오급 탄도미사일 잠수함 모습. 미군이 극비 중의 극비인 핵잠수함의 위치를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진 제공=미 해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군사적 긴장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유럽연합(EU)은 지난 2025년 9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미국에 대한 방위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적인 안보역량을 강화하는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유럽 정상들은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 Plan)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EU 예산 여유분 1500억 유로(약 262조 원)를 담보로 회원국들에 방공체계·미사일·드론 등 각종 무기를 공동 조달할 수 있게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1월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폭인 전년 대비 약 44% 증액한 1조 5000억 달러(약 2260조 원) 규모의 2027 회계연도(2026년 10월~2027년 9월) 국방 예산안을 전격 공개했다. 유럽 재무장 재원보다 10배가 넘는 규모다.

국방 예산만 1000조 원에 달해 ‘천조국’이라는 불리는 미국. 예산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천조국이 된 지 4년 만인 내년엔 ‘이천조국’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뉴욕타임스·로이터통신 등은 “2차 대전 이후 최대 수준의 증액 시도”라고 평가했다.

증액된 국방 예산은 첨단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과 트럼프급 신형 전함 도입 등 군사력 강화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눈에 띄는 분야는 최근 전장에서 핵심 전력으로 급부상한 드론 전력 강화에 대한 대폭적인 투자다.

드론의 신속한 실전 배치가 목표인 ‘드론 주도권 이니셔티브’에만 536억 달러(약 81조 원)를 편성했다. 무인 위협 대응을 위한 대드론(C-UAS) 방어체계 예산 210억 달러(약 32조 원)까지 합산하면 드론 관련 총액은 740억 달러(약 112조 원)에 달한다.

미 국방부의 드론 예산만 보면 한국의 2026년 전체 국방 예산 65조 8642억 원 대비 2배가량 큰 규모다. 이는 드론 공격 체계 구축을 총괄하는 ‘국방자율전투단’(DAWG) 예산이 전년 2억 2500만 달러에서 540억 달러(약 82조 원)로 240배 급증했기 때문이다.

DAWG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2023년 8월 저비용 드론 신속 배치를 목표로 추진된 ‘리플리케이터’(Replicator) 사업을 확대 계승한 조직이다. 소모성 소형 드론 중심에서 장거리 무인 체계까지 임무 범위를 확장해 드론 전력화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美 2028년까지 자폭드론 30만대 실전 배치

미 육군 제1기갑여단전투단이 텍사스에서 드론 훈련을 하고 있다. 미 육군은 ‘훈련 중 업계 혁신가들을 초청해 장병들에게 새로운 드론 기술을 교육하고 있다. 사진 제공=미 육군
이와 관련 미 펜타곤은 최근 3만 대 규모의 ‘일방향 공격 드론’(One-way Attack Drone), 일명 자폭드론 주문을 발주하기도 했다. 오는 2028년 초까지 이 드론의 실전 배치 규모를 30만 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공격적인 청사진도 확정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은 상업 및 군사 전 영역에서 드론 생산을 대폭 증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며 “이에 미 펜타곤도 2026년에 약 20조 원 규모의 예산을 배정해 드론 전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군 예산은 1962년 이후 최대 규모인 872억 달러(약 132조 원)가 편성됐다. 이 가운데 658억 달러가 함정 건조에 투입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이름을 딴 신형 ‘트럼프급 전함’을 주축으로 하는 ‘황금 함대’ 구상을 공식 발표했다.

미사일과 탄약 예산은 이란전 등으로 재고 보충을 위해 전년 대비 약 180% 증가한 679억 달러(약 103조 원)가 책정됐다. AI 분야에는 585억 달러(약 89조 원) 가운데 460억 달러는 정부 소유의 슈퍼컴퓨팅 인프라인 ‘소버린 AI 병기창’ 구축에 들어간다.

우주군 예산도 전년 대비 77% 증가한 712억 달러(약 108조 원)로 늘어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종료(2029년 1월) 이전 실전 배치라는 일정을 제시한 우주 기반의 미사일 요격 체계인 ‘골든돔’ 프로그램에만 179억 달러(약 27조 원)가 배정됐다.

미 국방부는 ‘2027 회계연도 전쟁부 예산 개요서’를 통해 “동맹국이 GDP의 5% 수준으로 국방비로 지출하는 글로벌 표준을 전략적 목표 제시했다”고 명시했다. 이에 한국과 일본, 나토(NATO) 등은 2035년까지 직접 국방비 3.5%를 달성하기로 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국방비 증가 흐름은 미국의 요구로 진행형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유럽 NATO 회원국의 2025년 국방비 지출은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32개 회원국 중 18개국이 처음으로 GDP 대비 2% 기준을 충족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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