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자들 눈에 꽂힌 스위스 부동산

구독을 누르시면 매일 유럽 현지에서 전해드리는 경제 비즈니스 뉴스 '에코프레소' 한 잔을 내려드립니다.

미국 투자자들,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속 스위스 알프스 안데르마트로 눈 돌려

정치·경제 불안정 회피 및 자산 다변화 전략 일환… 스위스 내 예외적 부동산 규제 완화가 주요 요인

안데르마트 모습, 사진 : 픽사베이

최근 미국의 정치적 변화와 글로벌 관세 갈등 심화 속에서 스위스 알프스의 작은 스키 마을 ‘안데르마트(Andermatt)’가 미국 부유층 투자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지 개발사인 안데르마트 스위스 알프스 AG(Andermatt Swiss Alps AG)의 러셀 콜린스(Russell Collins) 최고상업책임자(CCO)는 “지난 18개월간 미국 투자자들의 문의와 거래가 현저히 증가했다”며, “2025년 1분기 미국인 고객 문의는 전년 대비 3배, 거래 건수는 지난해 전체 거래량의 2배에 달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2023년에는 미국인 고객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수치는 매우 주목할 만하다”라고 덧붙였다.

규제 예외 지역… 외국인 투자자에게 ‘개방된 창’

스위스는 ‘렉스 콜러(Lex Koller)’ 법률에 따라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안데르마트 스위스 알프스 프로젝트는 규모와 전략적 목적에 따라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예외 지역이다.

이로 인해 외국인도 별도의 허가 없이 자유롭게 부동산을 사고팔 수 있으며, 보유 기간 조건도 없다.

콜린스 CCO는 “안데르마트는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라, 사계절 거주 가능한 알프스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라며, “미국인들에게는 스위스의 정치적 안정성, 중립적 외교정책, 법적 보호 체계가 매력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유명 스키리조트 운영사 ‘베일 리조트(Vail Resorts)’와의 파트너십도 미국 시장의 신뢰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 다변화 및 원격 근무 확산… 고급 휴양지 거주 수요 증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을 미국 자산가들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달러 외 통화(스위스 프랑, 유로화)로 다변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안토니우 알바렝가(António Alvarenga) 노바 경영대학 전략학 교수는 “유럽 각국은 인구 감소에 대응해 외국인 거주자에게 재정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고급 리조트 지역은 특히 원격 근무가 가능한 고소득층에게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컨설턴트 그레이엄 힐(Graham Hill)은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 확산이 복수 소득 가구의 지방 이주를 가능케 하며, 리조트 거주를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위스 이주, 미국 정책 회피책 될 수 있을까?

다만, 전문가들은 스위스 부동산 구매가 미국 정책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경고한다. 미국 시민권자는 해외 거주 중에도 전 세계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납부해야 하며, 이중과세 조약이 체결된 국가라 하더라도 각종 세무·법적 의무는 남는다.

아스파이어 웰스 파트너스(Aspyre Wealth Partners)의 스튜어트 코스텐(Stewart Koesten) 회장은 “미국 내 소득뿐 아니라 스위스 내 사업 수익도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유산세 등 다른 복잡한 세제 이슈도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다시 본격화될 경우, 미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스위스 내 자산도 그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스위스 이주, 신중해야

스위스로의 이주는 단순한 부동산 투자 이상을 요구한다. 비 EU권 시민인 미국인의 경우, 체류 허가 및 노동 허가 획득이 까다로울 수 있으며, 일부 지역은 외국인 취업 기회가 제한적이다. 또한 높은 생활비, 언어 및 문화 차이, 주(州) 별 세제 차이 등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코스텐 회장은 “외국 부동산은 투자 측면에서 낭만적일 수 있으나, 유지비용·세금·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기대 수익이 낮을 수 있다”며, “단기 거주 목적이라면 구입보다 임대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안데르마트 외에도 베르비에(Verbier), 체르마트(Zermatt), 그리고 고급 휴양지로 잘 알려진 그슈타트(Gstaad) 등도 미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Copyright © 에코프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