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줄 알았던 ‘금영’이 안 보이는 현실 이유
금영 엔터테인먼트 매출 감소
TJ미디어 코인노래방 집중 공략
노래방 가격 담합으로 과태료 부과
노래방 반주업계 1위 기업으로는 금영이 꼽혔다. 특히 노래방을 갈 땐 금영 반주기가 있는 곳만 찾아가는 손님도 많았을 정도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TJ미디어의 독주 체재로 노래방 업계가 재편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는 코로나19를 거치며 변화한 시장에 TJ미디어가 빠르게 적응한 덕분으로 보인다.
지난해 TJ미디어의 연결 기준 매출은 964억 원을 영업이익은 6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2.2%, 5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금영 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5% 오른 264억 원을, 영업이익은 27.8% 증가한 46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매출에서 이미 4배 가까이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코로나 엔데믹 특수를 타고 노래방 산업이 인기를 끌고 있으나, 금영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젊은 층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코인노래방은 사실상 TJ미디어가 독주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했다.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금영은 지난 1995년 부산에서 게임기 사업을 영위하며 시작됐다. 이어 노래방 사업으로 눈을 돌린 후 노래반주기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1위를 기록하며 2000년대까진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로 전국 노래방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다만 무리한 투자와 경영 실패 등으로 회사가 위기에 빠지면서 금영은 기업 핵심인 노래반주기 영업권을 매각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1년 금영과 TJ가 그간 담합해 왔다는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당시 공정위는 금영과 TJ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노래방 기기와 신곡 업데이트 요금을 함께 올리고 대리점에 대한 할인정책을 축소 또는 폐지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적발해 두 회사에 56억 원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업계 1위였던 금영은 공정위의 조사 소식을 듣고 재빠르게 자진 신고에 나서면서 담합 자진신고로 참작을 받아 과징금 41억 원이 전액 면제됐고 업계 2위였던 TJ에서만 7억 7,800만 원이 부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금영의 승리라고 평가했으나, TJ가 담합 조사가 시작될 때 둘 중 금영에서 먼저 자진신고를 하고 TJ에만 물린 과징금을 둘이 나눠서 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런 사실은 지난 2014년경 한 내부 관계자는 두 회사의 리니언시 악용 사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보하며 알려졌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 자진신고 시 과징금을 면제해 주는 리니언시 제도를 악용한 금영에 감면해 줬던 15억 9,500만 원의 과징금을 다시 부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경영난에 빠진 금영은 노래반주기 영업권을 매각하게 된다.
금영의 매각은 업계에서 워낙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데다 인지도도 높아 매각은 순식간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금영 엔터테인먼트가 새롭게 출범했으며, 주인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금영은 노래반주기 시장의 1위 업체로 입지를 자랑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하며 도약을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로부터 심사 승인이 지연되자 상장 예비 심사를 자진 철회했으며, 당시 업계는 최대 주주가 변경된 후 실적 변동이 커진 대목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영의 IPO 추진 철회 이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존의 노래방과 다른 구조를 갖춘 ‘코인노래방’이 흥하며 TJ가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며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금영이 TJ미디어와 마찬가지로 엔데믹과 함께 업황 반등기를 맞이했지만, 대주주의 배임·횡령 등 오너리스크로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 수습 및 정상화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금영은 회장이 금영 엔터테인먼트의 기술 사용료를 빼돌린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어 해당 문제를 일으킨 금영 엔터테인먼트의 회장이 경찰 수사에 응하지 않고 해외로 달아나며 2021년부터 시작된 경찰 수사와 경영 공백은 현재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즉, 몸집 불리기보다는 흑자전환 등에 더 주력해 내실을 다졌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금영이 뒤늦게 코인노래방 전용 시스템을 론칭하는 등 시장 공략에 뛰어들었지만, 현재 양사의 매출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져 예전처럼 ‘투톱’ 지위를 얻긴 당분간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핵심 시장인 코인 노래방 창업 시장에서는 점주가 한번 계약한 기기를 잘 바꾸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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