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중국의 기업 기술 탈취…처벌은 징역 10개월 불과
미국은 간첩죄 수준 가중처벌…“처벌 강화해야” 목소리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계에 중국발 기술유출 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서 연이은 기술유출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업계에서는 기술유출이 끊이지 않는 주된 배경 중 하나로 솜방망이식 처벌을 지목하고 있다. 처벌 수위 강화를 요구하고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LG디스플레이의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 임직원 2명이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이 담긴 내부자료 사진을 수백 장 촬영해 중국 경쟁사에 넘긴 사실이 확인됐다. LG디스플레이는 내부 모니터링 과정에서 기술유출 정황을 파악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일 삼성디스플레이 일부 임직원이 디스플레이 관련 최신 기술을 중국 측에 넘긴 정황을 파악하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같은 날 검찰은 중국 창신메모리반도체(CXMT)로 이직한 후 삼성전자의 18나노 D램 공정기술을 유출한 전직 임원과 연구원 등을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로 이직하면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의 올레드 양산 공정 등 핵심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LG디스플레이 출신 직원이 구속기소됐고, 같은 해 7월에는 OLED 제조 관련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다. 같은 해 전직 SK하이닉스 엔지니어가 반도체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중국의 우리 기업 기술 탈취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기술유출 검거 사건 27건 중 20건이 중국과 연관돼 있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적발된 8건 중 대부분도 중국으로 기술이 넘어간 사례였다. 이처럼 핵심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면서 글로벌 시장 내 우리 산업의 기술력과 경쟁력은 위협을 받고 있다.
물론 우리 정부와 기업도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정부는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반도체, 철강, 조선, 정보통신 등 76개 기술을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하고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들도 내부 보안 점검과 퇴직자 취업 제한, 외부 생성형 AI 사용 금지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술유출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 배경과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양형기준이 낮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 핵심기술 유출 시 3년 이상 징역 또는 최대 65억원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우리 법원이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죄로 유죄를 선고한 6건의 평균 형량은 10.67개월에 불과했다.
또 기술을 유출했음에도 산업기술보호법보다 처벌 수위가 낮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빠져나가는 경우도 빈번하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된다.
반면 기술유출에 대한 보상은 파격적이다. 삼성전자의 D램 공정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직 임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기술유출의 대가로 860억원 상당의 중국 반도체 기업 지분을 받았고, 보수 명목으로도 약 18억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 처벌 수위를 해외 주요국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미국은 기술유출 적발 시 경제스파이법(EEA)에 따라 간첩죄 수준의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 기술유출 피해액에 따라 최고 36등급(15년8개월~33년9개월까지) 범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영국은 2023년 말 제정한 국가안보법에 따라 국가적 보호가 필요한 정보를 불법 취득해 해외로 넘길 경우 최대 종신형과 상한 없는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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