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나이롱 환자

윤정길 기자 2026. 1. 1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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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롱 환자.

나일론(nylon)의 일본식 발음인 '나이롱'과 환자가 합쳐진 말이다.

금융감독원이 나이롱 환자를 솎아내는 '8주 룰(rule)' 도입을 추진하자 한의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벼운 접촉 사고에도 수개월간 치료를 받는 나이롱 환자가 양산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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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롱 환자. 나일론(nylon)의 일본식 발음인 ‘나이롱’과 환자가 합쳐진 말이다. 나이롱의 어원은 분분하지만 천연섬유와 대비되는 합성섬유여서 ‘가짜’라는 의미가 있다. 또 탄성이 좋아 잘 늘어나는 특성을 빗대 ‘부풀려진’이라는 뜻도 있다. 종합하면 가짜 환자 또는 증상을 부풀린 환자다.


금융감독원이 나이롱 환자를 솎아내는 ‘8주 룰(rule)’ 도입을 추진하자 한의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8주 룰은 자동차 사고 경상 환자의 치료기간이 8주를 넘기면 별도 심의를 거쳐야만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다. 금감원은 지난달 30일 이 같은 내용의 보험업 감독 업무 시행 세칙 개정안을 예고했다. 오는 3월 1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상해 등급 12~14등급에 해당하는 경상 환자의 90% 이상이 사고 후 8주 이내에 치료를 마쳤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금감원은 이번 세칙 개정을 통해 불필요하게 장기화한 치료와 보험금 누수를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현행 제도에선 경상 환자가 사고 발생 후 4주까지는 제한 없이 보험금을 받을 수 있으며 4주가 지나더라도 의료기관이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만 제출하면 보험금이 지급된다. 이 때문에 가벼운 접촉 사고에도 수개월간 치료를 받는 나이롱 환자가 양산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의업계는 주요 수익원인 자동차 사고 환자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한다. 2024년 기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 4곳 자동차 사고 경상 환자 가운데 8주를 초과해 치료받은 환자의 87.2%가 한방 치료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경상환자의 대부분이 한방병원을 이용했다는 말이다. 이번 제도 시행으로 한의업계의 장기적인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의대 입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한방병원 등 장기 환자 의료비 증가로 보험업계 손해율이 급증하면 자동차 보험료가 오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4308억 원이던 한방병원 진료비는 지난해 1조 원이 넘었다. 지난해 11월 기준 대형 손해보험사 5곳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2.0%로,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80%대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올해 자동차 보험료는 인상이 유력하다.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조정 요율을 반영한 최종 보험료 인상률은 1.3~1.5%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8주 룰 도입이 나이롱 환자를 걸러내고 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윤정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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