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한 그릇과 함께한 포스코홀딩스 주총…최정우 회장 “지배구조 개선” 약속

이기철 2023. 3.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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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주인데 왜 못들어 가게 하느냐."

이날 오전 금속노조의 시위로 포스코센터 주총장으로 들어가는 주주와 입주사 임직원들은 출입이 까다로웠다.

또 다른 주주는 네이버 종목토론방에서 "주주총회는 4층에서 열렸지만 1시간가량 기다리다 17층으로 안내됐다"며 "모니터로 총회를 지켜보는 자리였지만 주주총회는 폐회를 알렸다. 투표는 이미 다 마쳤고 나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었다. 바로 퇴장해 포스코가 제공한 곰탕 한 그릇 먹고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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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들 주총장 출입 시도…주주 확인절차 꼼꼼 진행
주주총회참석권 손에들고... -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린 17일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포스코 센터 앞에서 금속노조 소속 소액주주들이 주주총회 입장을 요구하며 사측 안전요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가 주주인데 왜 못들어 가게 하느냐.”

“주주 확인절차가 필요합니다. 입주사 임직원 분들은 별도 출입구로 출입 부탁드립니다.”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열린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주위에서 목격되는 장면이다. 주총 참석권을 내보이며 건물로 들어가려는 주주들이 제지되는 모습이 보였다.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는 포스코그룹답지 않게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 주주 총회가 진행됐다. 주총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진행됐다.

이날 오전 금속노조의 시위로 포스코센터 주총장으로 들어가는 주주와 입주사 임직원들은 출입이 까다로웠다.

주주총회장 앞 집회하는 금속노조 -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린 17일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포스코 센터 앞에서 금속노조원들이 집회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홀딩스 주주들이 정기 주총에 참석하려다 안전요원들의 제지에 참석하지 못하는 모습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반복됐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안전 상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 주주는 “포스코그룹이 이 정도로 엉망으로 주주 총회를 연다는 것에 실망스럽다”며 “주주와 소통하려는 자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 주주는 “주총장에서 소액주주의 잡음이 나오지 못하도록 회사 측이 금속노조에 시위를 부탁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든다”고 말했다.

입장 못한 소액주주들 -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가 17일 강남구 포스코 센터에서 열렸다. 입장을 요구하는 금속노조 소속 소액주주들로 사측 안전요원들이 출입구를 막자 소액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다른 주주는 네이버 종목토론방에서 “주주총회는 4층에서 열렸지만 1시간가량 기다리다 17층으로 안내됐다”며 “모니터로 총회를 지켜보는 자리였지만 주주총회는 폐회를 알렸다. 투표는 이미 다 마쳤고 나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었다. 바로 퇴장해 포스코가 제공한 곰탕 한 그릇 먹고 왔다”고 전했다. 곰탕은 포스코가 주총에 참석하는 주주들에게 인근 식당에서 접대하는 관례 음식이다.

삼엄한 출입 통제로 포스코홀딩스 주총 현장은 썰렁했다. 여느 기업 주총장처럼 주주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지정 좌석제로 주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본사 포항 이전 “가결”…최 회자 “이차전지 본격화”

인사말 하는 최정우 회장 -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5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제공

최정우 회장은 “철강 부문은 세계 최고의 원가 경쟁력을 갖춘 스마트제철소를 구현하고, 저탄소·친환경 생산·판매체제를 조기에 구축하겠다”며 “미래 성장동력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리튬·니켈 생산 본격화와 신규 자원 및 저탄소 원료 확보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안건을 상정하자 참석 주주들은 즉시 “이의 없습니다”고 한 목소리로 답했다. 주목을 끌었던 제2호 의안 ‘본점 소재지 변경’, 즉 본사의 포항 이전 건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지분 약 9%를 보유한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전날 포스코홀딩스의 본사 포항 이전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주총은 1시간 15분만에 ‘별탈 없이’ 끝났다. 최 회장이 이날 밝힌 “모범이 되는 건전한 지배구조 개선” 약속은 소액 주주의 주총장 입장을 제한하는 조치 때문에 다소 공허하게 다가왔다.

이기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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