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토론 없다" 선 그은 트럼프, 언론 '팩트체크' 때문?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TV 토론 뒤 사회자 팩트체크 맹비난했지만… NYT, CNN, 폴리티팩트 등 토론발 팩트체크 줄이어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대통령 후보)과 최근 TV 토론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대통령 후보)이 더 이상의 추가 토론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토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종 발언들이 언론으로부터 '팩트체크'되면서 신뢰성 등 이미지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더 이상 그럴(토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 번은 바이든, 다른 하나는 해리스를 상대로 이미 두 번을 했다. 토론과 여론조사에서 모두 이겼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시절의) 다른 모든 문제들은 1, 2차 토론에서 매우 상세하게 논의됐다”며 “해리스는 지난 4년의 시간 동안 자신이 했어야 했는데 하지 못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 세 번째 토론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에서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가 토론에 부담을 느꼈다는 해석을 불렀다. 톰 존스 선임 칼럼니스트는 13일 미국 미디어연구 교육기관 '포인터'(Poynter)에 “다시 토론하고 싶지 않은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토론 당일) 해리스는 훌륭한 밤을, 트럼프는 나쁜 밤을 보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톰 존스는 “실제로 트럼프는 자신이 이겼다고 믿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직감으로는 토론이 잘 진행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토론 사회자들을 비판하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만약 해리스가 트럼프가 (토론을) 거부한다고 조롱하면 트럼프의 자존심이 그를 다시 토론 무대로 불러들일 수도 있다”고 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12일 노스캐롤라이나 집회에서 “토론을 다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와 쟁점이 다른 때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토론은 사회자의 개입 등 언론의 팩트체크 기능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ABC뉴스 측의 데이비드 뮤어와 린지 데이비스는 중간중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팩트체크를 하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민자들이 남의 집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주장에 사회자가 “근거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 대표적이다. CNN은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한 의혹의 영상 속 인물이 이민자가 아니었다고 바로잡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언론의 팩트체크를 부정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트루스소셜에 “ABC뉴스는 트럼프의 신용을 떨어뜨리기 위해 토론을 벌였지만 그들은 실패했다”는 글과 “ABC 가짜뉴스는 완전히 불신받고 있으며 현재 조사 중이다. 그들이 카멀라 해리스에게 질문을 던졌나.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들과 비범한 천재 한 명이 3대1로 맞붙었다. 박빙의 승부가 아니라 내가 토론에서 이긴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1일 토론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33건을 검증해 16건을 '거짓'으로 판단했다. '과장', '오해 소지' 등까지 포함하면 29건이 문제성 발언으로 지적됐다. '바이든 정부에서 범죄율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감옥과 교도소, 정신병원에서 수백만 명의 이민자들이 쏟아지고 있다' 등의 주장은 거짓 혹은 증거 부족으로 판정했다.
폴리티팩트(PolitiFact)는 13일 바이든 정부에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나왔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전년 대비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율은 2022년 여름 약 9%”라며 “미국의 전년 대비 인플레이션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초로 물가 상승률이 12%에서 15%에 달했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1946년 한 해 동안은 전년 대비 전체 인플레이션율이 18%를 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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