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회사’ 넘는 샘표식품…발효 기술 앞세워 사업판 키운다

샘표식품이 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제2조 사업 목적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사진제공=샘표식품

샘표식품이 정관 개정을 통해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다. 전통 장류 제조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농수축산물과 건강기능식품, 유통까지 포괄하는 종합 식품 사업 구조를 정관에 명문화하며 신사업 기반을 넓히는 행보다. 발효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과 소재 사업을 확대해온 전략과 맞물려 향후 사업 외연을 넓히기 위한 사전 정비로 읽힌다.

사업 목적 확장…주류 수출도 추가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샘표식품은 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제2조 사업 목적을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기존 ‘식품의 제조 및 가공업’ 중심에서 ‘농·수·축산물, 건강기능식품 및 식품의 생산·제조·가공·유통·판매업’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식품 제조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원료 사업과 건강기능식품, 유통까지 아우르는 종합 식품 기업 구조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조치다. 장류 중심 사업에 머물기보다 발효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식품 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기반을 정관에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개정안에는 ‘주류 수출업’도 신규 목적사업으로 포함됐다. 주류는 곡물이나 당류를 발효시켜 알코올을 만드는 방식으로 생산되는 만큼 발효 기술과 밀접한 산업이다. 발효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온 샘표 입장에서는 향후 글로벌 식품 유통 확대 과정에서 발효 기반 제품군이나 주류 관련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조치로 볼 수 있다.

샘표의 사업 구조는 여전히 장류 중심이다.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이 간장과 된장, 고추장 등 장류에서 발생한다. 다만 장류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만큼 장류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샘표는 파스타 소스와 커리, 수프, 간편식 등 비장류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티아시아’와 ‘차오차이’ 등 신규 브랜드를 통해 제품 카테고리를 넓혀왔다. 이번 정관 변경 역시 사업 구조 변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발효 R&D 기반 사업 확장

샘표는 식품 기업 가운데서도 연구개발 중심 구조가 강한 회사로 꼽힌다. 매출의 약 3~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임직원 중 약 20%가 연구 인력이다.

2013년 설립한 연구 조직 ‘우리발효연구중심’은 아시아 유일의 식물성 발효 전문 연구소다. 약 3000여 종의 미생물 자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발효 관련 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역량은 샘표의 제품 개발과 신시장 개척의 기반이 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요리에센스 ‘연두’다. 발효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제품으로 기존 조미료 시장과 차별화된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했다. 연두는 미국 홀푸드와 알버트슨스, HEB 등 글로벌 유통 채널에 입점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반응을 얻고 있다.

샘표는 최근 발효 기술을 활용한 식품 소재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단백질 유래 기능성 소재 브랜드 ‘펩리치’와 천연 조미 소재 브랜드 ‘세이버리치’를 론칭하며 B2B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발효 기술을 기반으로 식품 제조를 넘어 소재와 기능성 원료 사업까지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샘표는 “사업 현황 및 신사업 확장 가능성에 대비해 사업 목적을 변경하고 신규 목적사업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최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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