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입맛' 안바뀌네...라면 60년간 1위 제품은 단 3개뿐
[편집자주] 한국 라면은 1963년에 태어났다. 올해 환갑이다. 라면은 도전의 상징이다. 86 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 임춘애는 '라면소녀'가 됐고, 영화 '넘버3'의 송강호는 라면만 먹고 챔피언이 된 권투 홍수환을 빗대 헝그리정신을 강조했다. 이성에 고백할 때 "라면먹고 갈래?"만큼 일반화된 멘트가 또 있을까. 라면 도전정신은 해외로 옮겨졌다. '파이어 누들 챌린지'를 계기로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한국 라면의 60년 도전사를 되짚어봤다.
1963년 국내 최초로 출시된 삼양라면은 1986년까지 20년 넘게 부동의 1위였다. 후발 주자인 농심은 1983년 출시한 안성탕면으로 추격에 나섰다. 안성탕면은 출시 4년 만인 1987년 처음으로 판매량 1위로 올라섰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1991년 매운맛 인기에 힘입은 신라면에 1위 바통을 넘겨줬다. 신라면은 지난해까지 32년째 1등 라면을 지키고 있다.
신라면은 30년 넘게 1위 자리를 지키며 변화하는 소비자 입맛과 시장 트렌드를 반영했다. 농심은 2011년 신라면에 사골 국물을 입힌 프리미엄 제품 '신라면블랙'을 출시했다. 2014년엔 신라면 패키지 교체와 함께 수프의 맛과 면 식감을 개량했다. 2019년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은 '신라면건면', 2021년 국물 없는 '신라면볶음면'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였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이 1986년 출시한 맛에 멈춰 있었다면 30년 넘게 꾸준한 사랑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역별로 인기 상품은 다소 차이가 있다. 신라면은 충북지역 판매 점유율이 12.3%로 가장 높은데 점유율 2위 짜파게티 판매량의 2배에 달한다. 된장 맛 베이스의 안성탕면은 경남지역에서 판매 점유율이 9%로 신라면(7.6%)보다 높다. 진라면은 서울(4.5%) 경기(4.7%) 충북(4.5%)에서 다른 지역보다 잘 팔린다. 육개장사발면은 강원(5.5%) 충남(5.0%) 전남(5.2%) 등에서 판매 점유율이 더 높다. 삼양라면은 전남, 전북 지역에서, 팔도비빔면은 부산에서 판매량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비빔면 시장에선 팔도가 30년 이상 5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 농심 배홍동, 오뚜기 진비빔면 등 후발 주자들이 점유율 확대에 나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분위기다.
라면기업으로 보면 국내 시장 1위는 농심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농심이 55.7%로 가장 높다. 이어 오뚜기(23.4%) 삼양식품(11.3%) 팔도(9.6%) 순이다.
국내에선 농심이 압도적이지만 해외 시장에선 특화 상품을 앞세운 경쟁사들이 약진하고 있다. 2012년 출시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출시 초반 "너무 매워서 도저히 먹기 어렵다"는 비난도 받았지만, 2016년 한 유튜브 콘텐츠의 '매운맛 챌린지' 영상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불닭볶음면은 출시 후 누적 판매량이 43억개인데 이 중 72%인 31억개가 수출 물량으로 집계됐다. 중국, 동남아, 미국 등에서 수요층이 많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팔도 도시락은 '러시아 국민라면'으로 불릴 정도로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다. 러시아 선원과 보따리상을 통해 현지에 알려진 도시락은 1997년 팔도가 현지 사무소를 열면서 본격 판매에 나섰다. 2000년대 들어 현지 판매량이 매년 2억개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많다. 지난해 기준 러시아 용기면 시장 점유율이 60%에 육박하며 연 매출은 약 3000억원으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식품 기업 중 가장 많다.
팔도 관계자는 "수출 초기부터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게 부드러운 맛으로 개량했다"며 "1998년 러시아가 재정난으로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이후에도 현지에 남아 영업을 계속하면서 현지인들의 신뢰를 얻은 것도 매출 성장세가 이어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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