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트램, 포기 못하는 이유

이 사진을 보라. 지난해 9월 커뮤니티에 올라온, 위례신도시에 트램 레일을 까는 공사 현장 모습.

사진에는 ‘위례 주민 말고는 트램을 안 탈텐데, 유지 보수가 제대로 될지 궁금하다’ ‘버스가 훨씬 빠를 것 같은데 세금낭비 아니냐’는 부정적 댓글이 주로 달렸다.

요런 여론 때문인지, 위례 트램은 원래 올해 9월 개통 예정이었는데,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마침 유튜브 댓글로 “위례에 트램을 도대체 왜 만드는지 궁금하다”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우선 위례신도시가 어떤 곳인지 알아야 한다. 서울 송파구와 성남 수정구, 하남 학암동 일대에 조성된 2기 신도시인 이 곳은 경기도가 아니라 서울 내부, 특히 강남 3구 중 하나인 송파구를 포함한 신도시 사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회사가 몰려있는 강남, 잠실과 가깝다는 게 가장 큰 이점. 정부는 위례신도시를 활용해 서울 집값 안정과 인구 분산을 노렸다. 결국 위례신도시는 2008년 착공 이후 현재 1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로 성장했다.

근데 도시가 커지면서 인구도 늘었고, 교통난도 시작됐다. 정확히 말하면 서울-위례 간 교통은 문제가 없는데, 위례 내부 이동이 어렵다는 얘기.

위례에서 서울로 나가는 길은 생각보다 수월하다. 2027년 개통 예정인 위례신사선이 없어도 지하철 5호선·8호선을 끼고 있어 강동, 잠실, 강남 접근이 빠른 편이다.

반면 위례 생활권 안에서 이동하는 건 서울로 가는 것보다 번거롭다. 내부 교통망이 촘촘하지 않기 때문.

위례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가 없는 건 아니다. 3217번, 333번, 440번, 50번 등 노선이 위례를 경유하거나 일부 구간을 커버하고 있고, 마을버스도 운행된다.

문제는 ‘위례 전체를 한 바퀴 도는’ 구조적인 노선이 없다는 점. 북위례에서 남위례로, 주거지에서 상업지로 이동하려면 한 번에 가기 어렵고, 환승이나 우회가 필요해 체감 거리가 길어진다.

결국 지금의 위례는 외부로 나가는 길은 열려 있지만 내부 순환은 여전히 버스 몇 개 노선에 의존하는, 다소 불균형한 교통 구조인 셈.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마천역과 복정역, 남위례역 등 기존 지하철역과 위례 주거단지 등을 트램으로 연결해 위례 주민의 이동 편의를 돕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렇게 2022년부터 무려 2600억 원을 투입하는 위례 트램 공사가 본격 시작됐다. 5.4km 길이에 12개의 정거장을 건설하는 게 목표. 트램 1대당 객차는 5칸으로, 최대 260명의 승객을 한꺼번에 태운다는 계획이다.

출퇴근 시간대는 5분, 다른 시간대에는 10분 간격으로 총 10대의 트램을 돌리면 위례 신도시 내부 교통난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와 정부의 설명이다. 진짜 그럴까? 운송 수단별 소요 시간을 한번 시뮬레이션 해 봤다.

우선 마천역에서 남위례역까지. 231번 버스를 타면 25분이 걸린다. 지하철로는 5호선 오금역에서 3호선으로, 3호선 가락시장역에서 8호선으로 두번 환승해야 하고 20~25분 정도가 소요된다. 근데 같은 구간 위례 트램을 이용하면 15~20분 정도 걸릴 거라고 한다.

엥? 근데 혈세 2000억 원을 태우는 거 치고는 버스, 지하철과 소요 시간이 별반 차이가 없는데. 서울시 등은 트램이 전용 선로를 따라 운행하는 만큼 교통 정체를 피할 수 있다는 입장.

지하철역과 비교하면 트램 정거장이 위례 주거지와 더 가까운 만큼, 주민들 입장에선 이동 편의성이 확실히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취재하다 궁금해진건데. 트램 운임은 어떻게 될까?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트램 탑승가격은 수도권 지하철과 동일하게 성인 1550원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또 버스와 마찬가지로 지하철 무료환승도 적용될 계획이다.

기대감 반, 우려 반인 위례 트램. 원래 올해 9월부터 운행할 예정이었는데, 내년 8월로 1년가량 미뤄졌다.

그 이유는 바로 ‘우선 신호’ 도입 여부 과정에서 서울시와 경찰청이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 트램 우선 신호는 자동차, 버스, 트램이 다니는 교차로에서 차량 및 보행 신호를 조정해 일반적으로 트램이 먼저 신호를 받고, 교차로에서 정차하지 않아도 되는 걸 말한다.

서울시는 트램 도입 취지 자체가 지상 교통과의 효율적 연계에 있는 만큼 ‘우선 신호 시스템은 필수’라는 입장.

반면 경찰청은 위례 트램 노선 구간은 도로가 아닌 철도 공간이고, 이에 따라 기존 교통 심의에 해당하지 않는 트램 ‘우선신호 체계 도입’에 부정적 입장이라고 한다. 논의를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만약 계획대로 내년에 위례 트램이 개통되면 1968년 노면전차 운행이 폐지된 후 서울에서 약 58년 만에 트램이 부활하는 것이다.

환승 방식이나 신호체계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이는데, 이왕 들어설 거면 시민들의 일상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