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격에 정의선 반격" 현대차만 거꾸로 간다

현대자동차의 호세 무뇨즈 공동 CEO가 미국의 25% 수입 관세에도 불구하고 당장 미국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수입차와 부품에 대한 25% 관세 정책에 대한 현대차의 공식 입장이다.

관세 충격에도 가격 경쟁력 유지 전략

무뇨즈 CEO는 서울 모터쇼에서 "관세 발표를 확인했으며 그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미국에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31일 현대자동차 북미법인이 미국 딜러들에게 4월 2일 이후 판매되는 차량의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과는 대조적인 입장이다.

현대차 북미법인의 랜디 파커 CEO는 당시 딜러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현재 차량 가격은 보장되지 않으며 4월 2일 이후 도매 판매되는 차량에 대해 변경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관세는 쉽지 않다"면서도 "다행히 우리는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의 수입에 크게 의존하지 않으며 미국 투자에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시장의 중요성과 투자 확대

현대차에게 미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전체 판매량 414만 대 중 20%가 미국에서 이루어졌다. 현대차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서 21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트럼프가 자동차 관세를 발표하기 불과 이틀 전이었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약 절반을 수입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모델을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투싼을 비롯해 엘란트라, 쏘나타, 싼타페, 싼타크루즈 등은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되어 수입 관세를 피할 수 있지만, 부품에 대한 관세는 여전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관세의 영향과 시장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새로운 관세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자동차 제조사들이 차량 가격을 크게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5% 관세로 인해 미국산 차량 가격은 3,000달러,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은 6,000달러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의 마크 델라니 애널리스트는 관세로 인해 외국 브랜드 차량 가격이 5,000달러에서 15,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미국산 차량도 부품 비용 상승으로 최대 8,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LA 기반 웨드부시 시큐리티즈도 관세가 즉시 차량 가격을 5,000달러에서 10,000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향후 전략과 시장 대응

현대차는 관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국내 판매 노력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의 국내 사업부는 지난주 3월 판매 목표를 6만 대에서 6만 3,500대로 상향 조정했으며, 이에 따라 지역 판매 사무소들은 할인과 더 짧은 인도 시간을 통해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조지아 공장을 활용하면 관세 부담을 부분적으로 완화할 수 있지만, 연간 생산 능력을 30만 대로 확대하는 데 최소 3년이 걸릴 것"이라며 "그래도 한국에서 약 100만 대의 현재 수출량을 관리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반응과 주가 영향

현대차 주가는 목요일 초반 거래에서 1.5% 하락했으며, 기아 주식은 1.9% 하락했다. 이는 전체 시장이 1.4%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한편, 현대차는 서울 모터쇼에서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된 수소 연료 넥쏘 크로스오버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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