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지역에 댐을 짓나요”…선정 근거 ‘미공개’ 이유는?
■ "단양천 댐 결사반대"… 관광 명소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
충북 단양군은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소백산 국립공원과 '단양 8경'을 품은 대표적인 관광 도시입니다. 최근 단양군 단성면 등 이곳 관광 명소 곳곳에 '댐 반대 현수막'이 연이어 걸렸습니다.
지난 7월 말 환경부가 극한 가뭄이나 홍수 등의 기후 위기와 국가 전략산업 지원에 필요한 미래 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이른바 '기후위기대응댐' 후보지를 발표한 뒤, 이 지역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전국의 댐 후보지 14곳 가운데 '단양천'이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지역 주민들과 단양군은 '댐 건설 반대 투쟁위원회'까지 결성하며 댐 백지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들이 반대 투쟁에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단양 주민들은 40여 년 전에도 수몰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옛 군청 소재지였던 단양군 단성면 일대 552만여 ㎡가 1985년, 충주댐 건설로 물에 잠겼습니다.
주민들은 지금의 단양읍(신 단양)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습니다. 이런 단양에 또 댐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 환경부 "댐 후보지 보류… 반대 주민과 소통하겠다"
하지만 최근 들어 거센 반발 기류는 관망세로 바뀌는 분위기입니다. 환경부가 반대가 심했던 단양천 댐을 비롯한 일부 댐 후보지들은 다음 달 용역으로 수립할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후보지로 담지 않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후보지 확정을 보류한 건데요.
이번에 처음으로 수립되는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은 수자원법에 따라 한강과 낙동강, 금강 등 유역별로 수자원을 통합 개발하거나 홍수 예방 등을 위한 계획입니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이 물 분야의 최상위 계획으로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면, 이 수자원관리계획은 미래 물 수요와 공급 등의 더 구체적인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이번 결정을 내리면서 아직 주민설명회를 하지 못한 댐 반대 후보지 지역 주민들과 더 소통한 뒤에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잠정 보류 결정에 단양천 댐 건설반대투쟁위원회는 조만간 환경부를 방문해 댐 후보지와 관련해 자세한 설명을 듣겠다는 입장입니다.
■ 댐 후보지 선정 근거 미공개… "부동산 투기 우려"
단양 주민들과 단양군은 여전히 의구심을 제기합니다. 단양천이 댐 후보지로 선정된 구체적인 근거나 이유에 대해 정부가 명확한 내용을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윤석 단양군 안전건설과장은 "환경부에 댐 건설 목적과 위치, 규모, 수몰 면적과 가구 등의 자료를 요청했지만 한 달 넘게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싶어도 지금은 추정만 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8월 8일, 환경부가 단양군 단성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연 비공식 주민설명회에서 "댐 후보지로 도출한 근거, 즉 물 부족량 등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해 평가했다"는 언급에 대한 자료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수몰 범위와 댐 위치, 규모를 설명해 주기로 한 '공식 주민설명회'도 잠정 연기된 상태인데요.
환경부의 입장은 간단합니다. 말 그대로 댐 후보지로서 언제든 위치와 규모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확정적이지 않아 자세한 자료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KBS에 "한강권역의 미래 물 수요를 반영한 모의 공급 실험(시뮬레이션)을 했다는 자료에는 댐 위치와 수몰 지역을 포함했거나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어 부동산 투기 등이 우려된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현재는 '의견 수렴' 단계로 댐 건설 기본 계획 고시 전까지는 댐 계획도 유동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단양천 댐을 비롯한 기후위기대응댐 후보지 14곳의 총저수 용량은 약 3억 2천만 톤, 추정되는 사업비는 수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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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회 기자 (skh092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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