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최신 스마트폰에 자체 제작한 첨단 반도체 탑재…애플 위협

미국 정부가 첨단 기술에 대한 대중국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조만간 출시되는 고급 스마트폰에 자체 생산한 첨단 반도체를 탑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제공=화웨이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내주 중국에서 출시되는 최신 스마트폰 시리즈 ‘메이트70’의 일부 모델에 중국에서 생산한 첨단 칩을 적용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새로운 칩에 사용된 기술 덕분에 최신 스마트폰의 전력 효율과 성능이 개선됐다.

WSJ는 “이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반도체 분야에서 어떤 진전을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9년 화웨이를 미 상무부 수출 규제 목록에 포함시켰다. 이후 화웨이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거래가 끊겨서 스마트폰 부문에서 고전했다.

그러나 화웨이는 지난해 8월 중국 반도체 업체인 SMIC가 생산한 7나노미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탑재된 ‘메이트60 프로’를 출시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해외 업체로부터 5세대(5G) 칩을 구매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5G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주목 받았다. 또 미국 제재 우회 의혹이 불거졌다.

이 밖에도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자 화웨이는 자체 OS인 하모니OS 넥스트를 개발한 바 있다. 새로 출시되는 메이트70에도 이 OS가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중국 칩 설계 업체인 하이실리콘 외에도 리소그래피(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공정), 조립, 테스트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자체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힘쓰고 있다.

화웨이의 자체 반도체 기술 강화는 아이폰 제조업체인 애플에도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웨이는 메이트60 프로를 출시한 이후 ‘애국 소비 열풍’을 일으키며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중국 내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15.3%로 1분기의 8.6%에서 상승했다.

반면 애플은 세 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에서 화웨이를 비롯한 토종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고전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화웨이가 앞서고 있다. 메이트60 시리즈의 시작가는 690달러인 반면 아이폰16시리즈의 시작가는 830달러 수준이다.

화웨이는 메이트70를 통해 중국 내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정면 승부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화웨이는 중국에서 메이트70 시리즈의 사전 주문을 받고 있는데 웹사이트를 통해 약 250만명이 구매 의사를 밝혔다고 밝혔더. 일부 딜러들은 초기 주문을 놓친 소비자들이 몇 달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화웨이가 온라인에 게재한 정보에 따르면 메이트70는 후면에 3개의 카메라 렌즈가 탑재됐다. 다만 메이트70에 탑재된 반도체의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브라이언 마 IDC 부사장은 “메이트70 출시가 중국 시장에서 애플에 더 큰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화웨이의 칩이 특히 전력 효율성 면에서 여전히 애플에 뒤처지지만 사용자가 하루 동안 충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면 실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