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추미애·한동훈 관련주 장중 강세 뚜렷…정원오·김부겸·조국 관련주 일제히 약세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중심의 랠리를 이어가던 국내 증시가 4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를 기점으로 정치 테마주 장세로 급격히 전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표 과정에서 나타난 예상 밖 접전과 극적인 역전 결과에 따라 정치인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기업의 실적이나 사업 전망과 무관한 단기 수급에 의해 발생하는 전형적인 정치 이벤트 장세인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45분 기준 진양그룹 계열사인 진양화학은 전일 대비 27.70% 상승한 2010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한때 상한가(29.92%)까지 치솟기도 했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진양산업 역시 장중 25% 이상 급등한 뒤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여전히 8% 안팎의 강세를 유지했다.
진양그룹의 주가 급등세는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관련 테마주에 매수세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선거 당일 지상파 출구조사와 개표 초반 상황만 놓고 보면 오 후보의 열세가 예상됐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판세가 뒤집히며 결국 당선이 확실시되자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진양그룹은 양준영 진양홀딩스 대표가 오세훈 당선인과 고려대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대표적인 ‘오세훈 테마주’로 분류돼 왔다. 실제 사업적 연관성보다는 학연을 중심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사례다.

또 다른 오세훈 테마주로 꼽히는 진흥기업 역시 같은 시각 전일 대비 10% 이상 상승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진흥기업이 오세훈 테마주 종목으로 묶인 배경으로는 오 당선인이 과거 서울시장 재임 시절 추진했던 ‘서해비단뱃길사업’이 지목된다. 진흥기업은 지난 2009년 경인아라뱃길 제2공구 사업자로 선정돼 한강 인공섬(현 세빛섬) 조성 사업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반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의 테마주들은 일제히 하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같은 시간 육일씨엔에쓰는 전일대비 21.29% 내렸으며 ▲피에스텍(-16.91%) ▲대주산업(-14.64%) ▲삼표시멘트(-12.76%) ▲바이오스마트(-8.70%) 등도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육일씨엔에스는 정 후보의 고향 전남 여수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피에스텍과 바이오스마트, 삼표시멘트 등은 모두 정 후보가 12년간 성동구청장으로 재임할 당시 핵심 성과로 꼽힌 ‘성수동 레미콘공장 부지 개발’ 및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조성 사업’ 연고 기업으로 분류돼 왔다. 대주산업은 정은섭 회장이 정 후보와 같은 경주 정씨라는 소문이 돌며 테마주로 지목됐다.
서울 외 지역의 선거 결과 역시 관련 테마주들의 향방을 갈랐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선인의 테마주로 꼽히는 모헨즈는 전일 대비 6.25% 상승세를 보였다. 레미콘 제조·판매사인 모헨즈는 과거 추 당선인이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시절 내걸었던 ‘새만금 신공항 건설’ 공약의 수혜주로 거론되며 테마주로 분류된 바 있다. 반면 대구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의 테마주인 국영지앤엠은 10.46% 하락했다. 국영지앤엠은 최재원 대표가 김 후보와 서울대학교 동문이라는 점이 부각돼 학연 테마주로 지목된 바 있다.

경기 평택시을 재보궐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테마주 역시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조국 테마주로 거론되는 화천기계는 전일 대비 23.50% 급락했다. 화천기계는 남광 전 감사가 조 대표와 미국 UC버클리 로스쿨 동문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시장에서 관련 종목으로 분류돼 왔다. 이어 삼보산업(-9.08%)과 토탈소프트(-7.07%)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보산업은 이태용 대표이사가 조 대표와 부산 혜광고등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토탈소프트는 최장수 대표가 경남 창녕 향우회 출신으로 조 대표가 창년 조씨라는 점이 맞물리며 테마주로 지목됐다.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 관련주 역시 큰 등락폭을 보였다. 대표적인 ‘한동훈 테마주’로 꼽히는 대상홀딩스는 장 초반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20%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이 시각 현재 전일 대비 4%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상홀딩스는 한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시절 서울 현대고등학교 동창인 배우 이정재 씨와의 친분이 알려지며 관련주로 분류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 씨와 연인 관계인 임세령 부회장이 대상홀딩스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점이 부각돼 테마주로 거론됐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로 불리는 종목들이 기업의 실적이나 본질적인 가치와 상관없이 단순한 학연, 지연, 혹은 과거 정책 공약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치 테마주는 전형적인 단기 이슈에 불과하다”며 “단타 매매 등으로 일시적인 이윤을 볼 수는 있겠지만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높고 변동성도 매우 심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마치 가상화폐 시장처럼 주가 등락폭이 불과 몇 분 만에 급변하는 데다 선거 전후 며칠 사이에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섣부른 투자는 정말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펀더멘탈(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묻지마식 투자는 막대한 손실을 입을 을 수 있는 만큼 냉정한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한 가치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김성원 르데스크 기자
☞ 기사 속 Q&A
Q1.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가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은?
A.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중심의 랠리를 이어가던 국내 증시가 선거 결과를 기점으로 정치 테마주 장세로 전환됐다. 당선인과 낙선인의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급등락을 반복하는 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Q2.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따라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A.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오세훈 테마주’로 불리는 진양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진양그룹 계열사들은 양준영 진양홀딩스 대표가 오세훈 당선인과 고려대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돼 왔다.
Q3.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정치 테마주의 특징은?
A.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가 기업의 본질적 가치(펀더멘탈)나 실적과 무관하게 학연, 지연, 과거 공약 등 단순한 기대감과 단기 수급에 의해 움직인다고 분석한다. 이에 섣부른 ‘묻지마식 투자’는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냉정한 시장 분석에 기반한 가치 투자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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