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메신저 답장' 척척…Z폴드6·플립6 일주일 사용기[블로터언팩]
지난 11일 막을 내린 파리올림픽에서는 승리의 순간을 사진에 담는 ‘빅토리 셀피’가 유행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7월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폴더블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한편, 올림픽 선수단 전원에게 갤럭시Z플립6를 제공해 마케팅 특수를 노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갤럭시Z폴드6·Z플립6는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으며 판매량도 늘고 있다.
일주일간 사용해본 두 제품들은 전작에 비해 인공지능(AI) 성능이 한층 강화돼 편의성이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들의 불만이었던 폴드의 무게는 가벼워졌고, 플립의 배터리·카메라 성능도 개선됐다. ‘아재폰’이라는 올드한 이미지를 만들었던 모서리 베젤(화면 테두리)은 얇아졌고, 제품 전체가 무광으로 디자인돼 깔끔한 느낌을 준다.
Z폴드6를 받아 들면 가장 먼저 ‘날씬하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7.6인치 대화면을 제공하는 폴드의 특성상 무겁고 두꺼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갤럭시S24울트라(232g)와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가볍고 얇았다. 전작인 Z폴드5에 비해 무게는 14g 줄고, 두께는 1.3㎜ 더 얇아져 239g, 12.1㎜의 스펙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둥글었던 베젤도 제품 모서리와 동일한 각진 모양으로 바뀌어 통일된 느낌을 줬다.
특히 편했던 것은 폴드를 접은 상태에서 사용하는 커버 화면이 개선됐다는 점이다. 폴드 제품의 특성상 제품을 펼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커버 디스플레이는 전작과 동일한 HD+ 화질에 다이내믹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2X(최대 주사율 120Hz)로 설정됐지만 커버 화면 비율이 22.1대9로 조정됐다. 일반적인 ‘바(bar)형’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과 차이를 느낄 수 없는 화면 비율이 구현됐고, 최대 화면 밝기도 2600니트로 업그레이드돼 핸드폰을 펼치지 않은 상태에서 동영상 감상, 사진 작업이 원활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AI 성능이다. 이번에 AI가 처음 탑재된 신제품은 문서작업, 사진 편집, 검색, 심지어는 대화를 할 때도 유용하다. 갤럭시 AI를 활용해 강아지 사진에 간식을 그려 넣거나 대충 그린 그림을 고퀄리티로 바꿀 수 있었다. 또 친구에게 빌린 돈을 갚으라고 요구해야 하는 등 곤란한 상황일 때 글쓰기 AI 기능으로 대화를 대신 작성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었다.
Z플립6는 이번에 ‘예쁘지만 성능은 아쉽다’는 오명을 확실히 벗었다. 플립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배터리와 카메라 성능이 향상됐다. 화면 주름을 유발했던 힌지도 ‘듀얼레일 힌지’ 방식으로 개선됐다. 과거 기자가 실제로 사용했던 Z플립5와 달리 굴곡없이 접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시리즈와 달리 디스플레이 틈새를 최소화해 힌지에 주름이 생기고, 디스플레이가 찢기는 현상을 줄인 것이다.
가장 좋았던 것은 배터리, 카메라 성능이다. 전작은 메인카메라가 1200만화소에 불과했지만 Z플립6는 후면 더블카메라로 최대 5000만화소를 제공한다. 갤럭시S24와 같은 수준의 카메라 성능을 구현한 것이다.
특히 콤팩트한 크기를 구현하기 위해 늘 부족했던 배터리 성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하루 종일 충전 없이 핸드폰을 갖고 다녀도 카카오톡, 문자, 통화 등 기본적인 업무를 하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배터리가 닳지 않았다. 배터리 용량을 전작 3700mAh에서 4000mAh로 대폭 개선한 효과다. 동영상, 게임 등 고사양 프로그램만 사용했을 때 배터리가 10시간 남짓 버티는 것을 보면 현재 기자가 사용하는 갤럭시S23과도 큰 차이가 없다.
Z플립6에서도 Z폴드6와 동일한 AI 성능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 중 플립을 닫은 채로 외부 화면에서 바로 메신저를 확인하고 AI로 적절한 답장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전 시리즈도 자동답장 기능은 제공했지만 점심 메뉴를 묻는데 ‘네’ ‘그렇게 해주세요’ 등 엉뚱한 답장만 추천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AI로는 ‘같은 걸로 주문해주세요’ 등 상황에 맞는 답변을 선택할 수 있었다. 플립을 접은 채로 통역 기능을 사용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말하는 사람 앞에 핸드폰을 접어 놓으면 반대편에 앉은 사람도 통역이 된 화면, 음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각각 200만원, 150만원 안팎으로 책정된 가격이다. Z폴드6의 출고가는 용량에 따라 222만9700원(216GB), 238만8100원(512GB)이며 Z플립6는 148만5000원(256GB), 164만3400원(512GB)으로 전작 대비 각각 16만9400원, 8만5800원 더 비싸다.
다만 최근 갤럭시Z폴더블6 공시지원금이 늘면서 판매량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Z폴드6·플립6의 국내 사전 판매량(91만대)은 최저 수준으로, 전작인 Z폴더블5 시리즈(102만대)를 넘기지 못한 데다 역대 최저 판매량을 기록한 Z폴더블3 시리즈(92만대)보다도 낮다.
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