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이 출시 40주년을 맞은 신라면을 앞세워 글로벌 라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 35년간 1위를 지켜온 ‘국민라면’을 넘어 해외매출 비중 60%,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위한 핵심 브랜드로 신라면을 재정의했다. 국내 라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신라면의 글로벌 브랜드파워가 해외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조용철 농심 대표는 13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신라면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신라면은 '글로벌 누들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지향한다”며 “해외매출 비중을 60% 이상 확대하고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10%를 확보하며 글로벌 넘버원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신라면은 1986년 출시 이후 1991년 국내 라면 시장 1위에 오른 뒤 35년간 선두를 유지해왔다. 2025년 말 기준 단일제품 누적 매출은 20조원, 누적 판매량은 425억봉에 달한다. 현재 농심의 해외매출 비중은 40% 수준이다.
40년 국민라면, 해외가 더 큰 브랜드 됐다
신라면은 농심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가장 먼저 보여준 브랜드다. 신라면 브랜드의 해외매출 비중은 2018년 43%에서 2025년 66%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국내외 합산 매출은 7200억원에서 1조5400억원으로 늘었고, 해외매출은 3100억원에서 1조15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대표 장수 브랜드로서 쌓아온 경쟁력이 해외시장에서도 통했다는 의미다.

이는 농심이 '비전 2030'에서 제시한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농심은 2030년까지 해외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신라면은 이미 이를 넘어섰다. 관건은 해외 비중 확대 자체보다 신라면이 각 시장에서 안정적인 반복구매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이다.
농심은 국가별 식문화와 소비환경에 맞춰 신라면의 현지대응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처럼 생산거점을 갖춘 시장에서는 유통망과 시식 마케팅을 확대하고 일본·유럽·호주 등에서는 수출망과 현지법인을 활용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올해는 러시아법인을 새로 출범시키며 판매 기반도 확대했다.
글로벌 전략의 핵심은 조 대표가 제시한 ‘글로벌 누들 솔루션 프로바이더’다. 신라면을 단순히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라 국가별 식문화와 소비 상황에 맞춰 면 중심의 식사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의미다. 조 대표는 “글로벌 누들 솔루션 프로바이더는 전 세계 소비자가 원하는 어떠한 형태, 어떠한 맛에도 대응하겠다는 면 사업에 대한 선언”이라며 “그동안에는 유탕면 중심이었다면 건면, 볶음면 등 모든 면 영역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매운맛’만으론 부족…로제·분식으로 확장

농심은 신라면 40주년을 맞아 제품과 마케팅을 함께 넓힐 계획이다. 이달 18일 한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신라면 로제를 출시하고 6월에는 봉지면도 선보이게 된다. 신라면 로제는 토마토와 크림 베이스에 신라면 특유의 매운맛과 고추장의 감칠맛을 더한 제품으로 세계적으로 익숙한 로제소스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K로제’ 콘셉트다.
신라면 로제에는 소비자가 기존 제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합해 즐기는 모디슈머 트렌드가 반영돼 있다. 심규철 농심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은 로제를 선택한 배경과 관련해 “신라면에 치즈나 우유를 넣고 고추장을 더하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많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심에는 발효연구소가 있고 관계사 중 장을 만드는 회사도 있어 기본원료 자체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마케팅도 체험형으로 이동하고 있다. 농심은 K팝그룹 에스파를 신라면의 첫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하고 세계 주요 도시에서 신라면 체험매장인 ‘신라면 분식’을 운영하고 있다. 6월에는 서울 성수동에도 신라면 분식을 선보인다. 이곳은 브랜드경험과 테스트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안테나숍(탐색매장)'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심 부문장은 “신라면 로제는 한국 소비자에게는 익숙하게, 글로벌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인의 소울푸드가 세계인의 소울푸드가 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최석훈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