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C] '취임 100일' 지기원 청호나이스 대표, 포트폴리오 확장·해외 개척 속도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행보에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어가세요.

지기원 청호나이스 대표 /사진 제공=청호나이스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지기원 청호나이스 대표이사(부사장)가 최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지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회사를 기존 정수기 중심의 환경가전 업체에서 라이프케어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히며 그간 포트폴리오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또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로 눈길을 돌리며 사업 영토 확대 속도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 지역에서 현지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기획·영업 분야 거친 20년 청호맨…전문경영인 체제 굳히나

11일 업계에 따르면 청호나이스는 창사 이래 전문경영인과 오너경영 체제를 병행해오다 최근 내부 인재를 중용하는 방향으로 대표를 선임하고 있다.

2007년 삼성전자 출신인 이용우 사장을 대표로 선임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했지만 1년 만에 사임하며 2008년 정휘동 회장 체제로 복귀했다. 2010년 현대그룹 출신인 이석호 대표가 부임하며 약 9년간 회사를 이끌었지만 퇴임 이후 정휘철 부회장이 단독대표를 맡았다.

2020년에는 LG전자 출신인 오정원 대표가 취임했다가 임기 3년을 못 채우고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해 다시 정 부회장이 빈 자리를 채웠다. 그러다 2023년 회사 내부 인물인 김성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올해 초까지 대표직을 겸하다 4월 주주총회 이후 현 지기원 대표가 새 수장에 올랐다.

(왼쪽부터) 이용우 전 대표, 이석호 전 대표, 오정원 전 대표 등 역대 청호나이스 전문경영인들 /사진 제공=청호나이스

지 대표는 1970년대생으로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약 20년간 기획, 영업 등 핵심 분야를 두루 거쳤다. 또 전략중심형 조직을 구축하고 신규 채널을 성공적으로 확대하는 등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정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일부에서는 정 부회장 등이 경영에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지 대표는 이 같은 평판을 기반으로 그룹 내에서 두터운 신뢰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청호그룹은 지난달 26일 "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운영과 책임경영을 실천하며 안정적으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의 리더십 아래 고객, 사회, 파트너들과의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변함없이 성장을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역대 최대 매출 달성…제품군 확대·해외 시장 공략 '속도'

지 대표는 취임사에서 "급변하는 시기에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성장시켜 정수기와 환경가전 업체를 넘어선 라이프케어 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할 것"이라며 "그간 현장의 경험을 토대로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청호나이스는 최근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환경가전 제품을 넘어 침대, 뷰티기기, 주방 및 생활가전 신제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침대 사업의 경우 2월 △윌리엄J 하드 △윌리엄J 미디엄하드 △듀얼 드림 △듀얼 코지 △온리 드림 등 총 5종의 매트리스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3월에는 △패브릭 템바보드 △호텔식 패브릭 △미니멀 △쿠션형 헤드보드 등 4종의 신규 프레임을 공개했다.

신규 프레임은 E0등급 및 오코텍스 스탠더드 100 2등급 인증을 받은 원단과 소재 등을 사용했다. E0등급 자재는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청호나이스의 매트리스인 '윌리엄J' 제품 이미지 /사진 제공=청호나이스

뷰티기기 분야에서는 4월 동국제약과 협업해 '마데카 프라임 리추얼 화이트 펄 청호패키지'를 선보였다. 이는 최신 피부과학 기술력에 아시아 문화권의 전통적 피부관리 기법인 괄사 테크닉을 접목한 프리미엄 3중 고주파 뷰티 디바이스다.

사용자는 △고주파 모드 △흡수 모드 △탄력 모드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얼굴부터 몸까지 한번에 관리가 가능하다. 신제품은 뷰티기기의 특성상 피부와 직접 닿는 만큼 유해물질 테스트인 RoHs를 비롯해 국내외의 안전성 인증을 받았다.

제품 라인업 확대는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앞서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매출 4782억원, 영업이익 6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5.6% 영업이익은 44% 증가한 액수다. 20019년 처음으로 연매출 4000억원을 돌파한 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실적호조로 재무건전성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38%로 전년 대비 9%p 낮아졌다. 2015년 103%에 달했던 부채비율에 비하면 절반 이하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전통적인 환경가전뿐 아니라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매트리스, 헬스케어 등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전략은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 물 산업박람회 '아쿠아텍 암스테르담 2025'에 참가한 청호나이스의 부스   /사진 제공=청호나이스

글로벌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1994년 수출을 시작한 청호나이스는 현재 전 세계 6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특히 기존에는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제품을 현지 유통사에 공급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청호'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더욱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를 비롯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 국제 물 산업박람회 아쿠아텍 등에 참가하며 자사 기술력을 해외 고객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 렌털 업체들의 주력 제품군이 시장 포화로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각 업체들이 성장을 위해 사업다각화와 해외 시장 진출 등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용삼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