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보다 효과 좋다는 노화 방지 최고의 음식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온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만나면 쓰이는 말인데요. 왜 이런 속담이 생겼을까요? 과거, 사천 지역으로 시집가는 색시들이 꼭 챙겨간 것이 호박이라고 해요. 그 시절에는 호박이 잎부터 씨앗까지 버릴 것 없는 영양 가득한 고마운 식재료였는데요. 새색시가 시댁에 도착하면 호박을 안방에 굴려서 들여놨고, 시어머니는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왔구나"라는 말로 새색시를 환영했답니다.
찬바람 부는 계절 먹으면 딱 좋은 행운의 상징, 호박에 대해 알아볼게요.
네가 궁금해
호박에 대한 모든 것
우리의 전통 식재료 중 하나로 여겨지는 늙은 호박! 놀랍게도 열대 및 남아메리카가 고향인데요. 한자로는 '남과(남쪽 오랑캐 나라에서 온 오이)'라 불립니다. 호박씨는 '남과인'으로 불리며 예로부터 약재로 사용되었답니다.
늙은 호박의 정식 명칭은 청둥호박이에요. 모양이 맷돌처럼 둥글 납작해서 맷돌호박, 다른 호박에 비해 성숙하다는 뜻으로 숙과용 호박이나 늙은 호박으로도 불리죠.
우리나라에서 호박을 먹은 역사는 생각보다 짧아요. 허균이 편찬한 한정록과 이춘녕의 1605년 추정설 등을 근거로 17세기부터 먹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임진왜란 이후 스님들이 즐겨 먹던 채소라는 뜻의 '승소'라는 이름도 갖고 있어요.
남과(남쪽 오랑캐 나라에서 온 오이)라는 이름답게 서양의 호박 재배 역사는 우리보다 훨씬 오래됐어요.
서양의 명절, 핼러윈의 필수품이 호박인 것 다들 아시죠? 노랗게 잘 익은 호박의 속을 파내 얼굴을 조각하고 그 안에 양초를 넣어 불을 밝히는데요. 이것을 잭-오-랜턴(Jack-o-lantern)이라고 합니다. 이 문화는 기원전 500년경 아일랜드 켈트족에 의해 유래했어요. 그들은 사람이 죽어도 1년 동안은 다른 사람의 몸속에 있다가 내세로 간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호박으로 만든 등을 입구에 놔두고 망령이 들어오는 걸 막았답니다.
정답부터 말하자면 애호박과 늙은 호박은 서로 다른 품종으로 시간이 지난다고 애호박이 늙은 호박이 되지 않아요.
애호박은 중앙아메리카와 열대 아메리카에서 온 동양계 호박의 대표 품종이에요. 보통은 덜 자라서 푸른빛을 띠고 있을 때 먹기 때문에 '덜 자란 어린 호박'이란 뜻으로 애호박이라고 불려요. 애호박을 따지 않고 그대로 놔두면 늙은 호박처럼 노랗게 익기도 하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아는 늙은 호박이 되지는 않는답니다. 품종이 바뀌지는 않으니까요.
추운 겨울,
유일한 비타민 공급책이었던
늙은 호박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건강식품에 이름 올린 늙은 호박! 여름이면 수확이 가능하지만 늦게 수확할수록 더 달고, 영양이 풍부해져요. 크기는 더욱 커지고, 속은 농익어 10월~12월 사이, 으슬으슬 추워질 때 먹으면 딱인데요. 먹거리가 부족했던 조상님들의 겨울을 버티게 해준 고마운 식량 중 하나였어요. 아무리 척박한 땅에 심어도 잘 자라고, 농약도 필요 없는 튼튼한 무공해 식품이죠.
늙은 호박의 껍질은 뜨거운 햇볕과 찬바람을 맞을수록 단단하고 누렇게 변해요. 늙은 호박이 노란 이유는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 때문인데요. 몸에 흡수되면 베타카로틴으로 바뀌죠. 녹황색 채소나 과일이 건강에 좋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베타카로틴'덕분이에요.
체내에 흡수되면 30~50%는 비타민 A로, 나머지는 카로틴의 형태로 변해요. 비타민 A는 '세포막의 가드맨'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세포를 잘 보호한답니다. 반대로 비타민 A가 부족해 세포막이 약해지면 발암물질의 공격을 받기 쉬운 환경이 되는데요. 베타카로틴은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되는 것을 막으며 암세포 증식을 늦추는 효과가 있답니다.
호박을 먹으면 따로 비타민을 챙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있어요. 호박에는 비타민 A, B2, C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요. 감기에 걸리기 쉬운 겨울철 면역력을 올려주는 효자 식품이랍니다. 풍부한 비타민으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고혈압과 중풍, 당뇨병 등 성인병과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어요.
예로부터 호박씨는 약으로 쓰였어요.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하고 비타민 E와 레시틴 성분으로 혈액 순환과 두뇌 발달을 돕죠. 호박씨를 구워서 설탕이나 꿀에 섞어 먹으면 심한 기침에 효과가 있고, 산모의 젖을 돌게 해 아기를 낳고 많이 먹었어요. 특히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있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리놀레산의 함량이 많아 중풍에 도움이 된답니다.
푹 익혀 쌈으로 먹는 호박 잎은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 칼슘, 식이섬유가 풍부한 영양의 총집합이라고 할 수 있어요. 때문에 호박잎을 먹으면 포만감이 높고, 숙변 제거에 효과적이어서 체중 감량에도 효과적이랍니다.
늙은 호박의 영양을 극대화하는
레시피
날이 추워지고 입맛이 떨어질 때 생각나는 음식이 있습니다. 따뜻하고 달달하며 꿀떡꿀떡 잘 넘어가는 늙은 호박 죽인데요. 팥죽과 함께 겨울철 생각나는 죽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호박죽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1. 호박 껍질을 제거하고 씨를 빼낸 후 먹기 좋게 자른다.
2. 냄비에 호박을 넣고 잠길 정도로 물을 넣은 후 삶는다.
3. 삶은 호박을 곱게 갈아 끓이다가 새알심을 넣는다.
4. 찹쌀 물(물과 찹쌀가루 1:1)을 나눠 넣어 농도를 맞춘다.
5. 소금, 설탕으로 간을 한다.
호박씨는 천연 우울증 치료제로 불려요. 마그네슘이 풍부해서 우울증과 불안 증상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거든요. 호박씨 반컵만 섭취해도 하루 마그네슘 권장량을 모두 채울 수 있답니다. 그냥 먹기엔 부담스러운 호박씨, 간식으로 맛나게 먹는 방법 알려드릴게요.
1. 호박씨를 깨끗이 씻고 소금물에 5분 정도 끓인다.
2. 호박씨를 헹구고 건조한다.
3. 오븐을 175˚ C로 가열한다.
4. 마른 씨앗에 올리브오일을 묻히고 카레 가루를 뿌린다.
5. 호박씨가 황금색이 될 때까지 10~25분간 굽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받는 추운 계절의 종합 영양제 늙은 호박에 대해 알아봤어요. 시간이 갈수록 농익은 달콤함과 풍부한 영양을 선물하는 늙은 호박,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