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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길었던 사람은 창업 실패할 확률이 높다?

조회수 2020. 10. 21.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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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창업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직업이 있는 상태에서 매력적인 시장 전망을 보고 창업에 뛰어드는 경우(기회창업·opportunity entrepreneurship)보다 실직 상태에서 먹고살기 위해 창업하는 생계형 창업자(necessity entrepreneur)가 더 어려움에 처하기 쉽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긴 백수 생활을 이겨내기 위해 시작한 생계형 창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기회형 창업자 VS 생계형 창업자, 차이점은 '이것'

두 가지 부류의 '창업자'가 있다. 1) 직장을 다니다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시장에 호기심과 도전 정신을 가지고 뛰어드는 사람. 그리고 2) 실직 후 조급한 마음에 생계형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두 창업자의 답은 각각 다를 수 있다. 전자에 해당하는 '기회형 창업자'는 자신이 보유한 역량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수요가 있는 시장 기회를 잡아내고 이를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실직 상태에 있던 '생계형 창업자'는 조급한 마음이 앞서 창업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사업성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채 다급하게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실직 상태에서 먹고 살기 위한 '생계형 창업'에 뛰어든다. 선진국에서도 이 생계형 창업이 전체 중 20%에 해당할 정도로 보편적이다. 하지만 기존 생계형 창업에 관한 연구는 주로 선진국이 아닌 개발도상국의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는 일반적인 창업 연구가 생계형 창업보다는 '기회 창업'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다. 실직자들이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창업이 아니라, 이미 직업이 있는 사람이 매력적인 시장을 발견해 창업에 뛰어드는 경우에 집중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존 연구자들은 생계형 창업자를 하나의 동질적인 집단으로 가정하고 있다. 직장을 잃은지 얼마 되지 않은 생계형 창업자는 기회 창업자와 별반 차이가 없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이처럼 기존 연구에서는 실직 기간과 같은 창업 배경, 행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긴 백수생활 청산 후 시작한 생계형 창업,
기회형 창업보다 실패할 확률 높아

연구진은 실증분석을 통해 개인의 실직 기간이 창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2008년, 2009년 창업한 그리스의 생계형 창업자 576명을 대상으로 2013년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금융위기로 그리스에선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어 생계형 창업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실직 기간이 긴 사람의 생계형 창업은 기회형 창업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왜일까? 일반적인 기회형 창업자는 자신이 실무 경험을 했던 분야, 즉 잘 알고 있고 자신 있는 분야에서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한다. 경험이나 스킬, 지식,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용하고자 하는 경로의존적인 특성을 보이는 것이다. 실직 기간이 긴 생계형 창업자일수록 자신이 일해왔던 산업 분야 밖에서 사업 기회를 찾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쌓아왔던 커리어와 인적 네트워킹 등을 버리고 새로운 분야에서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1. 경제적 압박, 심리적 불안감에 '돈 되는 일'부터 빠르게 시작


보통 사람들은 일자리를 통해 욕구 충족에 필요한 경제적 보상을 받는다. 그리고 사회적 관계와 그 안에서 받는 인정, 지위 등으로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다. 그래서 실직 초기에는 자신이 종사했던 산업 분야 관련 일자리를 찾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백수 생활이 길어지면서 시작된다. 자신의 과거에 쌓았던 실무 경험이 시간이 지날수록 쓸모 없어지고, 경제적 활동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부담감이 생겨난다. 점점 적당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고, 주변의 압박도 심해진다. 결국 실직 상태가 길어질수록 돈벌이가 되는 일은 무엇이든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자신이 했던 일과는 거리가 먼 분야에서 창업할 가능성이 커진다.


2. 쌓아 온 커리어, 실직 후 오랜 시간 지나면 쓸모 없어져


더군다나 실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이 보유한 자원과 강점이 사라지게 된다. 관련 지식, 스킬, 사회적 네트워크 등 창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 등은 그 업종을 떠나면서 점점 멀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이 쌓아왔던 경험이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동종 업계 내에서 자신의 실직 이유와 평판에 대한 가십이 돌 수 있어 더더욱 심적 부담을 느끼기 쉽다. 결국 생계형 창업자는 자신의 커리어와 경험과는 상관없이 사업 기회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3. 한 번 실직 당한 업종보다 새로운 산업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져


생계형 창업자는 자신이 실직 당한 산업보다 다른 산업 분야의 창업을 더 매력적으로 느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보유한 지식이나 스킬, 사회적 네트워크가 쓸모 없어지기 때문에 그 매력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심리적, 경제적 압박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지면 다른 사업, 돈이 좀 더 되는 산업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된다. 또, 자신의 산업 분야가 쇠퇴기에 있어 실직을 당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주도 및 견인(push and pull) 효과로, 실직 기간이 긴 생계형 창업자는 새로운 산업 분야의 사업 기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현 정부 정책은 두 가지의 창업을 구분하지 않고 창업 자체를 장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단순히 '당장 돈이 급해서', '창업 성공 사례만 보고 무작정'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제대로 분석하고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생계형 창업자'라는 창업 유형이 있음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


* 이 글은 "Necessity entrepreneurship and industry choice in new firm creation"(by Argyro Nikiforou, John C. Dencker and Marc Gruber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19)에 기반해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동아비즈니스리뷰 DBR 305호

필자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정리 인터비즈 정예지 박은애 | 디자인 홍지수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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