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하나를 기르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스타트업 하나를 키우는 데도 벤처캐피털(VC) 생태계의 조력이 필요하다.”
포브스 선정 '30세 미만 리더'에 뽑힌 김효이 이너시아 대표는 22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2026 혁신벤처 업계 신년 인사회'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 박사 과정을 밟으며 촉망받는 인공지능(AI) 의료 분야 연구자를 꿈꿨다. 그러나 연구 성과가 논문에 그칠 뿐 실제 소비자에게는 도달하지 않는 점에 의문을 품었다. 결국 김 대표는 24세에 박사 연구 과정을 중단하고 창업에 나섰다.
김 대표가 만든 회사명 이너시아에는 '관성'이라는 뜻이 있다. 김 대표는 이를 뉴턴의 고전물리학 제1법칙인 '관성의 법칙'에서 착안했다. 그는 "크고 중요한 문제일수록 제자리에 머물려는 관성이 크다"며 "이를 바꾸는 새로운 관성이 되기 위해 이같이 회사 이름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 동료 여성 공학자 3인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뒤 미세플라스틱 흡수체를 셀룰로스 기반 식물소재로 대체한 유기농 생리대인 이너시아 더프리즘을 개발 및 판매하고 있다. 창업 초기에는 드라마 '스타트업'의 주인공 서달미(수지)처럼 희망에 부풀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남도산(남주혁)이 직면한 냉혹한 현실을 겪었했다고 밝혔다.
학생창업 제도가 미비하던 시절, 김 대표는 조교 신분으로 밤마다 몰래 연구실에 들어가 실험을 이어갔고 대치동에서 과외를 하며 임대료를 충당했다. 또 카이스트 총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학생창업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1회 실험비만 1000만원이 넘는 상황에서 엑셀러레이터인 퓨처플레이를 만났다. 퓨처플레이의 초기 투자로 법인 설립 2개월 만에 스타트업 지원책 '팁스(TIPS)'에 선정되며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1g 샘플에 머물던 기술이 t 단위 양산체제로 거듭나면서 독자적인 천연흡수 소재인 라보셀을 만들 수 있었다.
이너시아는 지난해 매출 2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또 올리브영과 네이버 등 주요 채널에서 판매 순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너시아의 성공은 VC 생태계 지원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하나를 키우는 데 VC 생태계 전반의 조력이 필요하다"며 "이너시아의 성공은 VC 생태계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뷰티기업 에이피알 등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 안착한 것처럼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지속되면 글로벌 유니콘이 탄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과 민간 투자가 협력해 더 많은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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