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우·장비가 배신을? 삼국지 비유했다 놀림만 받은 개원의 성명

삼국지 스토리를 빗댄 개원의 단체의 성명이 누리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9일 몇몇 개원의들이 자신의 SNS에 ‘전국의 의대생 여러분께 개원가의 의사들이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올렸다. ‘전국의 개원의 봉직의를 대표하여 <공정의 모임> 380명 일동’이 참여했다고 밝힌 이 성명은 국시 거부에 참여한 의대생들을 ‘삼국지’의 유비에 비유하고 그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글은 유비가 관우, 장비와 함께 군사들을 이끌고 전장에 나갔으나 막상 눈앞에 밀려오는 적들 앞에 제일 먼저 겁을 집어먹고 투항한 것은 관우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음날엔 장비마저 유비를 버리고 적들에게 투항했다고 묘사한다.


그리고는 “지금 유비의 심정이 바로 여러분의 심정”이라고 주장한다.


이어 "유비가 아직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있다"며 "그것은 바로 그의 곁에서 여전히 단단한 대오를 갖춘 채 유비를 지켜낼 결의에 가득 찬 병사들의 눈빛"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두 명의 장수는 투항하였지만 여전히 전국의 4만 개원의와 봉직의들은 여러분 곁을 끝까지 지킬 각오가 되어있다"고 응원을 전한다.


성명은 의사 국시 거부를 통해 정부의 4대 의료개혁에 맞서고 있는 의대생들을 유비에, 정부와 타협해 단체행동을 중단한 최대집 의사협회장과 병원과 학교로 돌아간 선배 개원의들을 관우, 장비에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수의 정사 삼국지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어디에서도 관우, 장비가 유비를 배신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원작의 스토리를 각색했다 하더라도 충절의 상징인 관우, 장비를 배신의 예로 든 것은 비유하고자 하는 맥락에도 전혀 맞지 않는다.


무리한 삼국지 비유로 메시지 전달에 실패한 이 성명은 누리꾼들의 빈축만 사고 있다. SNS에는 “교과서만 보느라 삼국지 않 읽었나?”, “삼국지 한번을 안보고 공부해야 의대에 들어가는 갑다”, “의사들은 제발 글 쓰지 말아라”, “일부러 못 쓰려고 해도 이거보단 잘 쓰겠다” 등의 누리꾼들의 조롱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