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거대한 닭장 같다" 소리듣고 있는 송파 아파트의 놀라운 세대수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는 특이한 외형을 가진 아파트가 있다. 사거리 건널목에서 녹색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한참 동안 아파트 단지에 시선을 보내며 건물을 이모저모 훑어보기도 하는 이 건물은 2013년 분양 때부터 외관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좋은 입지 덕에 억대의 웃돈이 붙었지만 독특한 외관으로 비난이 끊이지 않기도 했다. 입주민들은 “수 억원을 주고 산 아파트지만 닭장이라는 둥 손가락질해서 속상하다”라는 말을 전하였다. 닭장에서 이제는 정신병원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송파 아파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는 주변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평균 1600만 원으로 책정되어 주변보다 싸다는 점이 그 당시 특징으로 꼽혔다. 총 사업비가 2조 원대였던 이 아파트는 999가구와 오피스텔 3456실(전용 21~74㎡), 호텔 487실, 업무·상업시설, 공연장, 워터파크 등으로 이뤄진 복합 주거 단지다.
2013년 당시 3.3㎡당 1780만 원대로 분양된 위례신도시 내 송파권 주상복합 아파트보다 90만 원 이상 낮은 수준이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그 당시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미리(전용 84㎡)는 6억 7500만 원 안팎에 거래되었고 잠실 리센츠는 6억 7500만 원을 호가하여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었다고 관계자들은 덧붙였다.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는 대박 난 사업장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분양 당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는 평가도 있는데 2013년 가장 핫한 신도시로 주목받았던 위례와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는 문정법조타운 인근에 위치하였지만 착한 분양가를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분양 당시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아파트는 평균 7.3 대 1, 최고 63.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오피스텔의 경우 평균 7.9 대 1, 최고 19.3의 경쟁률을 보였다. 2020년 현재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아파트는 최근 1개월 매물 평균 14억 4천만 원을, 오피스텔의 경우 4억 5천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아파트는 면적별로 85㎡ 919가구, 116㎡ 68가구, 127㎡ 6가구, 133㎡ 2가구, 151㎡ 4가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타워형 아파트지만 판상형 평면 설계를 적용하여 주택 내부의 통풍과 환기 문제를 해결했다고 시행사 측은 밝혔다.
일반 주상복합 아파트는 동간 거리 확보 규정이 없어 조밀하게 지어지는 반면 송파 파크하비오의 경우 건축법상 일반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의 동 간 거리를 확보하여 쾌적성을 높였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각 층에는 여러 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창고도 마련되어 있다.
단지 안에는 300m 규모의 쇼핑몰이 조성되어 있고 스파와 물놀이 시설, 공연장, 전시장 등이 들어서 있다는 것이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의 특징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또한 단지 밖으로는 NC백화점, 이마트, CGV 등 생활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있다고 덧붙였다.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내 오피스텔 외관을 두고 2013년 당시 뒷말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야심작이지만 일반인들의 반응은 “이해하기 어렵다”였다. 심지어 “큰 새장이나 닭장같다”는 평가와 “오피스텔이 아니라 병원같다”는 말까지 나왔었다.
닭장 논란이 일고 있는 곳은 201동부터 203동 오피스텔이다. 온통 흰색으로 칠한 건물이 송파 대로를 따라 죽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은 건물 외형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리곤 한다고 전해진다. “네모 반듯한 창틀이 가득 찬 백색 건물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주변 경관과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의 입면 디자인은 독일 서남부 슈투트가르트 시내에 있는 중앙도서관을 설계해 주목받은 건축가 이은영 씨가 맡았다. 이 씨는 재독 한인 건축가이자 교수라고 전해진다. 송파 파크하비오는 슈투트가르트 도서관과 외관 디자인이 매우 유사한 느낌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파트 단지를 소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은영 건축가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모습을 만들어 낸 반면 도시는 상업화된 디자인의 홍수로 인해 우리의 눈이 많이 피곤해졌다"라며 “반복적인 구조 등으로 쉽게 질리지 않는 공간을 지향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오히려 반복되는 구조 때문에 보자마자 질린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실제로 봤는데 무슨 수용소 같은 느낌이더라”, “보기만 해도 숨 막힌다”,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답답한 느낌”이라는 반응 쏟아냈다. 건설 관계자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건물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생긴 문제일 뿐”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