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소각장의 힙한 변신!!"... 환골탈태한 9월 가볼만한 곳 추천 BEST5
여행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입니다. 과거에 쓰임을 다해 버려지거나 철거될 위기에 처했던 몇몇 장소가 그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채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일텐데요.
쓸모없어진 공간이 다채로운 볼거리와 놀거리를 지닌 채 새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입니다. 한국관광공사는 9월 가볼만한 국내 여행지를 추천하며 주제를 '공간의 재활용'으로 선정했습니다.
단순 볼거리 뿐 아니라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특별한 9월 국내 여행지에서 색다른 추억을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1. 부천 아트벙커B39쓰레기 소각장이 예술의 중심지가 되다
■ 경기 부천시 오정구 삼작로 53
■ 매일 10:00 - 17:00 (월요일 정기휴무)
경기 부천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부천아트벙커B39는 쓰레기 처리 시설 '삼정동 소각장'을 새롭게 탈바꿈한 공간입니다. 과거 삼성동 소각장은 하루 200톤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역할을 했는데, 1997년 '다이옥신 파동'의 여파로 2010년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부천시는 소각장 부지를 새로운 북합문화공간인 '부천아트벙커B39'로 재탄생 시키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부천 아트벙커 B39는 1~3층은 전시실, 4~5층은 보존구역으로 조성됐습니다. 과거 소각장의 넓은 공간을 살린 이색 전시관부터 과거 모습을 그대로 보존해두어 어두우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관광지가 된 것입니다.
쓰레기 수거차량이 드나들던 멀티미디어홀은 큰 공간을 활용해 그림과 사진,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쓰레기를 저장했던 공간인 벙커는 다리 위에서 한 눈에 전경을 볼 수 있는데요. 독특한 구조와 어두운 분위기 등 공간의 특수성을 이용해 영상 작품 전시관으로 역할하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소각한 뒤 남은 재가 모였던 재벙커, 매연을 정화해 외부로 내보냈던 유인송풍실은 1층부터 4층까지 대규모의 공간으로,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데요. 특유의 분위기 덕분에 드라마와 영화, 뮤직비디오 등의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2. 평창 무이예술관산골 학교라서 더 낭만적인
■ 강원 평창군 봉평면 사리평길 233
■ 매일 10:00 - 21:00 (수요일 정기휴무)
■ 일반 5,000원 / 65세 이상 4,000원 / 5세 미만 무료
1999년 폐교한 무이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2001년 개관한 '평창 무이예술관'입니다. 기존 학교의 모습은 보존한 채로 학교 운동장은 조각공원으로, 교실은 전시실로 꾸며 독특한 예술관이 탄생했습니다. 전시에는 조각가 오상욱, 서양화가 정연서, 서예가 이천섭 등 국내 유명 작가들이 참여했습니다.
잔디밭 위 사람의 모습을 한 조각작품들을 보며 관람객들은 조각상을 따라하기도, 근처를 뛰어다니기도 하며 자유롭게 예술품 관람을 할 수 있는데요. 내부 전시관은 과거 학교 복도가 콩기름으로 칠해져 반짝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흔적'이라는 작품명을 지닌 칠판에는 방문객들이 저마다의 흔적을 남겨두었습니다.
무이예술관에서 놓치면 안될 묘미는 바로 '갤러리 카페'입니다. 총 2층 규모의 카페에서도 작품과 포토존, 풍금 등 여러 볼거리를 마주할 수 있는데요. 카페에서 판매하는 봉평 감자 피자는 봉평에서 생산된 감자를 넣어 화덕에서 만들어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훌륭한 것으로 입소문이 나기도 했습니다.
평창 무이예술관은 평창 봉평면에 위치해있는데요. 봉평은 이효석 작가의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지로 유명합니다. 다가오는 9월 중순, 넓은 들판 위 새하얀 팝콘처럼 만발한 메밀꽃밭이 펼쳐지고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함께 들리기 좋은 9월 국내 여행지로 추천합니다.
3. 전일빌딩 2455·18민주화운동의 흔적들
■ 광주 동구 금남로 245
광주광역시에는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와 시민들의 항쟁 흔적이 남아있는 공간이 다수 남아있습니다. 전일빌딩245는 5·18민주화운동 중 전일빌딩을 겨냥해 헬리콥터에서 정조준 사격한 횟수인 ‘245’를 덧붙인 곳인데요. 과거에는 광주 지역 언론사와 방송국, 도서관 등이 활발히 운영되었던 공간입니다.
2011년 건물이 매매되며 주차장 부지로 이용될 뻔 했으나, 건물 곳곳에 5·18민주화운동 때 생긴 245개의 탄환이 발견되며 원래의 계획을 철회하고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공간으로 탈바꿈 하게 되었습니다.
탄흔은 건물 외벽부터 발견할 수 있습니다. 5·18민주광장 안에 있는 ‘민주의 종’이 설치된 종각 지붕 선 너머에서 보이는 전일빌딩245 외벽에 총탄 흔적 여러 개가 있는데, 이를 통해 헬리콥터에서 건물 외벽을 사격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실내에서는 총탄 흔적을 가까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하1층부터 지상 10층까지의 건물 중, 광주 콘텐츠허브로 사용 중인 5~7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은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관람 동선은 옥상에서부터 내려오는 동선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옥상 '전일마루'에서는 광주의 대표 명산인 무등산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광주 전일빌딩 245 인근에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위치해있습니다. 5·18민주화운동을 기록한 사진과 필름, 법정 자료, 언론인들의 취재수첩, 개인 일기, 성명서, 각종 물건 등 방대한 양의 자료를 보관 전시하는 공간으로, 전일빌딩245와 함께 둘러보기 좋은 9월 국내 여행지로 추천합니다.
4. 충주 오대호아트팩토리&코치빌더상상력 놀이터
■ 충북 충주시 앙성면 가곡로 1434
■ 매일 10:00 - 18:00
■ 일반 7,000원
우리나라 정크아트 1세대인 오대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충주 오대호아트팩토리입니다. 오대호아트팩토리는 2007년 폐교한 능암초등학교를 개조한 곳입니다. 정크아트는 쓸모없는 철, 나무, 플라스틱 등에 기계공학적인 기술과 상상력을 더해 만든 작품을 말하는데요. 오대호 작가가 20년간 작업한 작품 수만 해도 6,000여 점에 이른다고 합니다.
옛 초등학교였던 공간인만큼 운동장과 교내 등 교정 전역에서 정크아트를 관람할 수 있는데요. 오대호아트팩토리는 움직이는 요소를 넣은 '키네틱아트' 작품이 주로 전시되어 있어 직접 손으로 만지고 체험하며 작품과 하나가 되어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무엇으로 만들었을까요?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요?’하는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주말에는 극장으로 꾸민 교실에서 마술공연이 진행된다고 하니 방문 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5. 거창 근대의료박물관역사와 치유가 어우러진 문화공간
■ 경남 거창군 거창읍 시장1길 32
■ 매일 10:00 - 17:00 (월요일 정기휴무)
경남 거창군의 도심에서 눈에 띄는 건물인 근대의료박물관은 거창 지역 최초의 근대의료시설인 '자생의원'이었던 공간입니다.1954년 지어진 이곳은 종합병원이 없던 시절에 2006년 문을 닫기 전까지 50년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중대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거창군의 역사를 모두 지녔다고 할 수 있을만큼 의미있는 공간이기에, 2016년 박물관으로 개관하게 된 것입니다.
석조건물인 거창 근대의료박물관은 근대식 건축물 특유의 분위기를 품고 있습니다. 과거 몇 차례의 증축을 거치며 석조, 한옥, 양옥 등 다양한 건축양식이 더해져 더욱 이색적이면서도 특이한 외관이 특징입니다.
현재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과거 병원의 모습도 돋보입니다. 툇마루 아래 아궁이는 환자 가족들이 만든 임시 부엌으로, 환자의 식사를 직접 지어 해결했었던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의사가 생활했던 주택동은 집 내부의 한쪽 면이 본관 병원동의 복도 끝과 연결돼 밤에 응급환자가 찾아와도 바로 나가서 처치할 수 있었던 모습도 엿볼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