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오지 말란 말이네"...'캐리어' 끌면 벌금 40만원 내야하는 나라

아드리아 해의 진주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주민 소음 고통 호소에 캐리어 벌금 부과
온라인 커뮤니티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에서 앞으로 바퀴달린 여행용 가방을 끌 수 없게 됐습니다.

'아드리아 해의 진주'라고 불리는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는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알려져 인기있는 관광지가 됐습니다.

2023년 7월 3일(현지시간) 영국 미러 등 외신은 두브로브니크 시 당국이 관광객들에게 캐리어를 구시가지 거리에서 끌고 다니는 것을 금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캐리어를 가지고 간 여행자는 앞으로 구시가지에서 짐가방을 들어서 옮겨야 합니다.

두브로브니크 / 온라인 커뮤니티

이를 어기고 캐리어를 길에서 끌고 다니다가 적발된다면 265유로(한화 약 40만원)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두브로브니크가 일종의 관광제한을 시도한 이유는 주민들이 소음 공해로 불만을 토로해왔기 때문인데요. 구시가지는 길바닥이 돌과 자갈로 포장되어 있어 관광객들이 캐리어를 끌 때마다 발생하는 소음이 심각한 수준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번 금지령은 관광객들이 두브로브니크시에 캐리어를 아예 들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계획의 시작이라고도 알려졌는데요.

시 당국은 2023년 11월부터 관광객들이 시 외곽에 캐리어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업체에 가방을 맡기면 전기자동차를 이용해 손님이 원하는 위치로 가방을 배달해줍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유럽 관광객 순위 압도적 1위
관광객 수 제한 도입
스태티스타 /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유럽 국가

두브로브니크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최근 유로뉴스가 발표한 유럽 도시별 관광객 순위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1위에 선정됐습니다.

거주민은 4만 1000명이나 주민 수의 약 40배에 달하는 150만명의 관광객이 매년 방문하고 있는데요.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현지인들의 불편이 극에 달했습니다.

두브로브니크는 과잉 관광으로 인해 교통 체증, 인파, 기반 시설의 손상, 주민들의 이주, 열악한 관광 서비스, 지역 주민의 삶의 질 저하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게 됐는데요. 그럼에도 관광 수요가 높아 여행과 관광 비용 또한 높습니다.

두브로브니크 / 온라인 커뮤니티

2017년 유네스코는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에 한 번에 8,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권고를 했고, 이에 시 당국은 116대의 CCTV를 설치해 방문객 수를 세어가며 제한하는 등 일일 관광객 제한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2019년 두브로브니크는 세계 지속가능한 관광협회(GSTC)가 실시한 목표 평가 및 실행 계획을 거쳐야 할 30개의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두브로브니크는 관광 산업에서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약속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사람 몰린 '구시가지' 말고
한가로운 관광지로
믈레타 섬 / 온라인 커뮤니티

두브로브니크는 7월과 8월이 특히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입니다. 5월에서 6월에 방문하면 비교적 한산하게 관광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많은 인파가 몰릴만큼 인기있는 관광지인데요.

역사적으로 두브로브니크 관광의 중심지로 역할해온 '플라차 스트라둔'도로 위에는 플로체 게이트를 볼 수 있습니다. 플로체 게이트를 등지고 섰을 때 많은 관광객들은 오른쪽으로 향하곤 하는데요.

이 때 왼쪽 방향의 거리를 걷게 되면 지역 특유의 편의시설이 늘어져 있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마을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트르스테노 식물원 / 온라인 커뮤니티

성벽으로 둘러싸여있는 북서쪽 '그루즈'는 야외 영화 상영관, 빈티지 시장, 항구 쪽의 조용한 바, 비건 레스토랑이 있어 중심지보다 한가로운 여행을 즐기고 싶을 때 찾으면 좋은 지역입니다.

두브로브니크 서부에서 약 20km 떨어져있는 트르스테노 식물원은 귀족 집안 사람들이 가꿔오던 한 정원이 1494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오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원이기도 한데요.

주변에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안전한 자연 풀장이 있어 조용한 휴가를 원하지만 두브로브니크의 자연환경과 역사적인 건축물들을 직접 보고싶다면 이 곳이 적합합니다.

두브로브니크에서 1시간 20분 정도 떨어진 섬 ' 믈레트'섬에는 거대한 국립 공원이 있어 현지인들에게도 트레킹 장소로 사랑받는 곳입니다. 섬 내에는 오래된 베네딕토회 수도원이 있는 '섬안의 섬'도 있어 한가롭게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좋은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