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후보>의 코미디 맛을 살린 조연 배우들
역시 연초는 코미디인 걸까? <정직한 후보>가 개봉날부터 조용히 1위를 사수하며 백만 관객을 돌파했다. 코믹 연기 강자로 자리매김한 라미란과 요즘 출연작마다 좋은 성적과 존재감으로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윤경호 콤비의 능청스러운 코미디, 못하는 캐릭터가 없을 정도로 팔색조 매력을 보여준 김무열의 노심초사 연기가 더해져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그것뿐일쏘냐. 그에 못지않은 배우들이 거짓말을 못하는 국회의원의 폭탄 같은 행보에 당황하거나 당하는 캐릭터를 찰지게 연기해 104분을 꽉 채워준다. <정직한 후보>에서 한몫 단단히 챙긴 조연배우들을 소개한다.
조한철 / 남용성 역
명절 코미디에서 이미 한 건을 올렸던 배우 조한철. 2015년 추석 시즌에 개봉한 <럭키>에서 그는 배우 지망생 일성 역으로 형욱(유해진) 곁에서 코미디를 유발했다. 낮은 목소리로 발성하며 “연기는 해봐야 느는 거죠”를 연발하는 모습은 대중들이 조현철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한 순간. <정직한 후보>에선 주상숙과 선거에서 맞붙을 남용성으로 출연해 속물(?) 근성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조수향 / 신지선 역
정치인하면 의례적으로 떠오르는 계산적인 이미지를 남용성이 가져갔다면, 이성적이고 냉철한 이미지는 신지선에게 돌아갔다. 전작 <배심원들>에서 약한 맹한 느낌의 오수정을 연기한 조수향이 신지선 역으로 똑 부러진 면모를 보여준다. 다른 배우들에 비하면 코미디 장면이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조수향의 연기 덕분에 이런 정치인 캐릭터가 진짜 있을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윤세아 / 차윤경 역
윤세아가 맡은 역은 시사 프로 PD 차윤경. 시사 프로그램을 담당하지만 주상숙과 친분이 있고, 방송국 내의 입지를 위해 주상숙의 기행을 건드리려 하지 않는다. 주상숙을 파보려는 후배 김준영 기자를 제어하려고 하지만, 뜻대로 잘되지 않는다. <해빙>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윤세아의 세련되고 깔끔한 커리어 우먼다운 매력을 보여주는 캐릭터.
온주완 / 김준영 역
윤세아만큼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배우는 온주완. 2017년 <길> 이후 첫 영화로 <정직한 후보>를 선택했다. 그가 연기한 김준영은 차윤경 PD의 후배이자 주상숙의 뒤를 캐는 기자. 소속 방송국은 주상숙의 상승세와 그의 협력자들을 이유로 주상숙을 건들지 않지만, 김준영은 꾸준히 그의 배후를 쫓는다. 영화 중간 관객의 심장을 멎게 하는 신스틸러이자 주상숙의 행보를 바꾸는 결정적 인물.
손종학 /주상숙이 소속한 당의 대표 김상표. 강직해 보이는 모습 뒤로 주상숙과 남용성의 갈등을 조정하는 등 능구렁이 같은 인물. 그러다가 주상숙이 궁지에 몰리자 잔뼈 굵은 정치인답게 가차 없이 버리는 카드 취급한다. 김상표를 연기한 손종학은 20년 넘는 연기 경력이 말해주듯, 그리고 최근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의 연기가 보여주듯 <정직한 후보>에서도 짧고 굵게 정치인의 여러 얼굴을 드러냈다. 김상표 역
주상숙이 소속한 당의 대표 김상표. 강직해 보이는 모습 뒤로 주상숙과 남용성의 갈등을 조정하는 등 능구렁이 같은 인물. 그러다가 주상숙이 궁지에 몰리자 잔뼈 굵은 정치인답게 가차 없이 버리는 카드 취급한다. 김상표를 연기한 손종학은 20년 넘는 연기 경력이 말해주듯, 그리고 최근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의 연기가 보여주듯 <정직한 후보>에서도 짧고 굵게 정치인의 여러 얼굴을 드러냈다.
고규필 / 황기자 역
<정직한 후보>에서 가장 짧게 나오지만 가장 임팩트 있는 인물이라면 황기자가 아닐까? 시선을 확 잡는 역할이기도 하고, 고규필의 캐릭터 연기가 찰지기 때문. <너의 결혼식> 구공자, <38 사기동대> 정자왕, <열혈사제> 오요한, 최근 종영한 <사랑의 불시착>의 홍보팀장 홍창식 등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신스틸러의 자질을 입증한 고규필다운 연기에 관객들의 입에 웃음이 필 수밖에.
김용림 / 시어머니 역
세상에. 이 배우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을 줄이야. 김용림은 TV 드라마를 통해 바쁘게 활동했지만 영화에선 10년 넘게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그런 그를 모셔오기 위해 정유정 감독은 ‘삼고초려’ 했다는데, 아마 영화를 본 관객들은 그의 선택이 탁월했다고 인정할 것이다. 첫 등장의 위용부터 그것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코믹함까지 깔끔하게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장동주 / 봉은호 역
신인배우 장동주는 <정직한 후보>가 스크린 데뷔. 어디선가 봤던 중견배우들 사이에서 홀로 젊은이의 감성을 뿜뿜한다. 아빠 봉만식 못지않게 철부지에 엄마 주상숙에게 많은 걸 기대고 있지만, 나름 속이 깊다는 걸 보여주면서 반전 매력을 보여주기도. “앞으로 잘 될 거라 믿는다”는 정유정 감독의 확언처럼, 차기작 <카운트>는 작품 잘 보기로 유명한 진선규, 성유빈, 오나라와 호흡을 맞춘다. <정직한 후보>에서도 날렵한 몸놀림을 보여준 그가 복싱 영화 <카운트>를 위해 복싱 연습에 매진했다고 하니,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