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유학 덕분에 연기자가 된 신인배우
연예계에 데뷔하게 되는 계기는 저마다 다양하다.
길을 걷다가 기획사의 레이더에 포착되거나
최애 연예인을 보겠다는 목표 하나로 뛰어들었거나
일찌감치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오디션에 도전했거나
주변 사람의 권유로 입문하게 되거나 등등
SBS '스토브리그'로 TV드라마에 데뷔한 신인 배우 채종협도 남들 못지 않은 독특한 데뷔 계기를 가진 소유자다.
뉴스에이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원래 연기자가 최초 꿈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모델 일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미국 드라마 오디션이었는데, 제가 남아공에서 영어유학 다녀왔다는 이유로 제안받았어요. (연기를) 배운 적도 없고 해본 적도 없었는데, 준비과정에서 재미를 느꼈어요. 그 이후부터 연기에 열정이 생겨서 여기까지 왔어요.
응? 남아공?
채종협은 중학생 때 태국서 1년 살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4~5년간 유학생활을 했다.
그가 지구 정반대편으로 날아가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자.
부모님 지인 분이 당시 그 곳에 계셨는데, (부모님께) 영어 배우기에 매우 좋다고 추천해주셨어요. 그래서 비행시간만 17시간 소요되는 남아공으로 날아갔어요.
혼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간 채종협. 그는 홈스테이도 해봤고, 부모님 지인 집에 얹혀 살기도 했다.
유학생활 동안 그가 머물렀던 남아공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느긋하면서 무서운 나라'요. 현지 분들이 여유가 넘쳤어요. 급하게 운전하는 분도 없고, 다들 먼저 가라고 양보를 하세요.
느긋한 곳이라서 가령 비자발급을 받을 때 한 달 걸리기도 하고요. (웃음) 한 번은 '무한도전'이나 '런닝맨' 보고 싶어서 다운 받으려고 시도했는데, 인터넷 속도가 너무 느긋해서 15일 소요됐어요. 그 때문에 한국에 잠깐 들어갈 때마다, 한꺼번에 다운받았어요. 하하.
밤이 되면 (남아공이) 무서워져요. 총성이나 비명 소리가 종종 들리거든요. 이웃집 창문 깨지는 소리도요.
무서웠지만, 남아공 밤은 어떨까 궁금해서 늦은 시각에 홀로 밖을 나가 마을 한 바퀴를 돈 채종협.
자신의 인생 최대(?)의 일탈이란다.
지나가는 데 (현지인 분들이) 툭툭 건드리면서 말을 거는거에요! 저한테 험하게 대할까봐 엄청 긴장했어요. 그런데 곧바로 적응해서 대화도 나눴어요. 좋은 경험이었달까요? (웃음)
남아공에 머무는 동안 현지에서 월드컵도 경험했다는 채종협. 그래서 준비한 채종협의 남아공월드컵 직관썰!
땅이 엄청 크니까 버스타고 하루종일 걸리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화장실이 포함된 2층 버스가 많더라고요. 한국 경기도 봤어요. 아르헨티나한테 4대 1로 대패했던 경기가 기억나네요.
남아공에서 홀로 공부하다가
'이 길이 내 길이 아니다'고 판단해
그러던 와중, 친한 형이 모델 일을 권유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았다.
(그 형이) 한 번 해보라고 해서 도전하게 됐는데... 여기서(=남아공) 계속 오디션에서 탈락했어요. 어떻게든 데뷔라도 한 번 해보자는 마음에 한국으로 들어왔고, 결국 모델이 된거죠!
그렇게 모델을 거쳐 연기자가 됐고, '스토브리그' 유민호를 만난 채종협.
지금 그에게 남아공 유학은 어떤 의미일까?
그때는 부모님이 시키는대로만 해서 하루하루 목표 없이 주어진 일만 했었어요. 그래서 유학 당시에는 정말 싫었던 기억인데, 이제는 저에게 매우 감사한 기억으로 바뀌었어요. 덕분에 여기까지 왔으니까요. (웃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살았다고 하면 다들 '집 옆에 동물 지나가는 거 본 적 있냐?"고 한 번씩 물어봐요. 그 정도는 아니고요. 생각보다 살기 괜찮은 동네에요. 하하.
By. 석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