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K기업은행이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문턱을 넘지 못했다. 별도 기준 배당성향이 약 35%에 머문 데다 현금배당도 전년보다 줄면서, 올해 처음 적용되는 고배당기업 세제혜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배당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6일 기업은행은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048원, 배당금 총액 8357억원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정기 주주총회는 26일 열릴 예정이며, 배당기준일은 31일이다.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이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따른 세제 혜택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 주목해왔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배당성향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배당총액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해야 한다.

기업은행이 이 요건을 충족하려면 총배당금이 최소 약 9342억원, 주당배당금은 약 1172원 수준까지 올라가야 했다. 그러나 이번 결산배당안은 총 8357억원, 주당 1048원에 그쳤다. 별도 기준 배당성향은 약 35%에 머물렀고, 현금배당 총액도 전년(8493억원)보다 1.6% 감소했다.
이는 기업은행의 배당성향이 보통주자본(CET1) 비율 구간에 따라 차등 적용되기 때문이다. CET1비율이 11~12%이면 배당성향 35%, 12~12.5%이면 40%가 적용된다. 지난해 말 기준 CET1비율이 11.50%로 집계되면서, 배당성향도 35% 수준에서 결정됐다.
배경에는 기업은행의 구조적 제약이 자리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을 14조7000억원 늘리며 은행 기준 총자산 500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새로 취임한 이후 '생산적 금융' 확대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 금융 확대라는 공적 역할과 자본비율 관리가 맞물린 구조에서는 배당을 세제 요건에 맞춰 단숨에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반기배당 도입 등 주주환원 다변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국책은행으로서의 공적 역할과 수익 환원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 것이 향후 밸류업 정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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