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혈액형이 암에 더 취약하다면 어떨까?”
건강검진을 받을 때 흔히 간과하는 요소가 있다. 바로 자신의 혈액형이다. 혈액형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부모에게 물려받는 생물학적 특성으로, 긴급 상황에 대비한 수혈 외에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혈액형이 일부 암 발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되며, 이 평범한 정보가 건강관리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한국처럼 A형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A·B·AB형, 특정 암에 더 취약할 수 있다?
2025년 3월 21일자 데일리메일(Daily Mail) 보도에 따르면, 이란에서 약 5만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연구 결과, A형, B형, AB형의 경우 위암 발병 위험이 O형보다 55% 더 높았다.
이는 단순한 통계 수치를 넘어, 혈액형과 위장 질환 사이의 연관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뿐만이 아니다. A형은 대장암 발병률이 약 6분의 1 높았고, AB형은 간암 위험이 45%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O형과 AB형은 췌장암 발병 위험이 약 6분의 1 낮은 경향을 보여 상반된 결과를 나타냈다.
A+ ▓▓▓▓▓▓▓▓▓▓ 30%
O− ▓▓▓▓ 13%
A− ▓▓ 8%
B+ ▓ 8%
B− ▓ 2%
AB+ ▓ 2%
AB− ░ 1%
혈액형과 암의 관계를 밝힌 또 다른 과거 연구(2016년 미국 성인 약 1만 8천 명 대상)에서도 AB형은 간암 발병 확률이 평균보다 크게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연구가 동일한 패턴을 보인다는 점에서, 단순한 우연 이상의 과학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셈이다.
왜 혈액형에 따라 암 위험이 다를까?
전문가들은 혈액형이 면역반응의 차이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각 혈액형은 서로 다른 당 단백질 구조를 가지고 있어,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외부 자극에 대한 면역 시스템의 반응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미묘한 차이가 장기적으로 세포 변화에 영향을 주고, 암 발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소화기관은 외부 음식물과 직접 접촉하는 만큼 면역 반응의 영향력이 특히 크게 작용할 수 있다. A형은 위 점막에 특정 감염균(H. pylori)에 더 취약하다는 가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분석은 아직 '가설'의 단계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혈액형만으로 암 위험을 단정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신중함을 강조한다. 식습관, 흡연, 음주,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변수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혈액형 분포는?
우리나라의 혈액형 분포는 A형(약 34%)이 가장 흔하고, O형, B형, AB형 순으로 이어진다. 이는 위 연구의 분석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아, 한국인에게도 충분히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자료다.
특히 A·B·AB형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관련 암 질환에 대한 경각심은 더 필요해 보인다.
혈액형, 건강관리의 새로운 힌트?
의료계에서는 혈액형을 “불변의 생체정보”라고 부른다. 한번 결정되면 바꿀 수 없는 특성이지만, 그 정보를 토대로 개인 맞춤형 건강검진 전략을 수립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관계자는 “혈액형 자체보다 그로 인해 유추할 수 있는 감염 및 염증 반응 경로의 차이가 중요하다”며, “정기 검진과 생활습관 관리가 여전히 암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혈액형을 알면 병원 응급 상황 대응뿐만 아니라, 암 검진 계획 수립에도 활용 가능하다.
A형이나 AB형이라면 정기적인 위내시경, 간기능 검사 등을 조기에 도입해볼 수 있다. O형의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다고는 하나, 암 예방에 있어 '예외'는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할수 있을까?
✔️ 혈액형을 알고 있는가?
본인의 혈액형을 모른다면 가까운 병원, 헌혈센터, 또는 자가 키트(온라인 구매 가능)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검진 전략을 세워보자
가족력, 혈액형, 생활습관 등을 기준으로 암 검진 일정을 맞춤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40대 이상부터는 위암, 간암, 대장암 등의 정기검진을 권장한다.
✔️ 생활습관은 기본 중 기본
금연, 절주, 균형 잡힌 식단, 적절한 운동은 모든 암의 공통된 예방 요인이다. 혈액형보다 이 네 가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불안이 아닌, 관심으로
혈액형이 암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정보는 불안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바꿀 수 없는 정보를 바탕으로 바꿀 수 있는 생활을 실천하는 것, 그것이 진짜 의미 있는 건강관리다.
여러분의 혈액형은 어떤가요? 이번 기사를 통해 자신의 건강관리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지금 바로, 자신의 혈액형과 건강상태를 다시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Copyrigh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