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예수와 고해성사...신자들 반응은
성직자와 대화하며 죄사함을 받는 고해성사를 인공지능(AI)이 구현한 실험에 시선이 집중됐다. 고해성사를 통해 잘못을 털어놓은 사람들의 3분의 2가 영적 체험을 언급해 정확한 효과에 관심이 모였다.
스위스 루체른응용과학예술대학(HSLU) 연구팀은 신자들의 고해성사가 가능하도록 제작된 AI 설치 미술 '기계 속의 신(데우스 인 마키나, Deus in Machina)'을 이용한 실험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성직자에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는 고해성사는 기독교 7성사 중 하나로 중요시된다.
연구팀은 AI를 이용한 고해성사가 과연 효과적인지 실험했다. 스위스 루체른의 교회와 협력해 설치 미술 '기계 속의 신'을 신자들에게 선을 보이고 소감을 물었다. 일련의 실험에는 AI 전문가와 신학자가 참여했다.
HSLU 관계자는 "실험 전 우리는 AI를 어떻게 포장해야 신자들의 고해성사가 자연스러울지 논의했다"며 "신학자와 일반인, 성인 등 의견이 다양했지만 그리스도가 가장 어울린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데우스 인 마키나'는 신자의 질문이나 고백에 실시간 답변할 정도로 고도의 지식과 정보를 갖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토대로 한다"며 "고해성사가 이뤄지는 방에 들어간 신자들은 격자 칸막이 너머 스크린 위에 뜨는 그리스도의 얼굴에 대고 잘못을 털어놨다"고 말했다.
고해성사 참가자들이 어떤 언어로 이야기하든 '데우스 인 마키나'는 대화 내용을 순식간에 분석하고 답변을 내놨다. 100개 이상의 언어를 알아듣고 말할 수 있는 '데우스 인 마케나'와 신자들의 대화는 점점 자연스러워졌다.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2개월에 걸친 실험에는 총 1000명 넘는 신자와 관광객이 참가했다. 여기서 230명 넘는 체험자들이 연구팀 설문에 응했는데, 약 60%는 실제 고해성사처럼 영적 체험이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HSLU 관계자는 "참가자들은 대부분 인공지능 성직자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고, 독실한 신자들도 기독교와 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반응했다"며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방대한 정보로부터 명쾌한 답을 찾아내는 대화형 AI의 적용 분야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라고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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