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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조승우 없는 타짜라지만..이건 아니잖아!

조회수 2019. 9. 9. 11: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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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짜:원 아이드 잭> 리뷰

[타짜:원 아이드 잭,2019]

감독:권오광

출연:박정민, 류승범, 최유화, 윤제문, 이광수, 임지연, 권해효, 우현


줄거리

전설적인 타짜 ‘짝귀’의 아들이자 고시생인 ‘일출’(박정민)은 공부에는 흥미가 없지만 포커판에서는 날고 기는 실력자다. 포커판에서 우연히 알게 된 ‘마돈나’(최유화)의 묘한 매력에 빠져든 일출은 그녀의 곁을 지키는 ‘이상무’(윤제문)에게 속아 포커의 쓴맛을 제대로 배운다. 돈도 잃고 자존심까지 무너진 채 벼랑 끝에 몰린 도일출, 그의 앞에 정체불명의 타짜 ‘애꾸’(류승범)가 나타난다. 거액이 걸린 거대한 판을 설계한 애꾸는 전국에서 타짜들을 불러모은다. 일출을 시작으로 셔플의 제왕 까치(이광수), 남다른 연기력의 영미(임지연), 숨은 고수 권원장(권해효)까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누구든 이길 수 있는 ‘원 아이드 잭’ 팀으로 모인 이들, 인생을 바꿀 새로운 판에 뛰어드는데…

최동훈 감독 연출에 조승우, 김혜수, 유해진을 필두로 최강의 시너지를 완성한 2006년 판 <타짜>. 너무나 잘 나온 본편이었기에 2014년 속편인 <타짜-신의 손>이 제작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그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을 것이다. 물론 <타짜-신의 손>은 본편의 아우라를 뛰어넘은 작품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었다. 잘만든 1편의 특징을 따라하기 보다는 강형철 감독 특유의 개성과 장점이 담긴 연출, 편집의 묘미를 통해 전혀 다른 영화의 특성을 지향하려 했다. 본편 팬들의 반발을 불러올수 있는 시도였으나, <타짜> 시리즈가 지니고 있는 화투(혹은 카드패)의 묘미와 전작 캐릭터와의 도박 세계의 정서를 무난하게 담았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속편의 묘미를 무난하게 보여줬다.


세 번째 <타짜> 시리즈의 메가폰을 지니게 된 권오광 감독 역시 <타짜-신의 손>의 모범 사례를 참고한 흔적이 역력했다. 속편이지만 1편의 특성에 묶여있지 않은 독자적 영화의 특성을 지향해 <타짜> 시리즈를 계승하는 동시에 사실상 '권오광의 영화'임을 보여주려 한 야망이 강하게 담겨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타짜:원 아이드 잭>(이하:<타짜 3>)은 권오광의 영화였을 뿐, <타짜>의 세 번째 시리즈라고 불리기에는 뭔가 어색한 느낌만 전해준 평범한 팝콘용 영화라는 인상만 남긴 심심한 결과물이었다. 좋은 모범 사례를 참고하고 연기력이 입증된 최고의 출연진을 섭외했지만 왜 이런 아쉬운 결과가 나왔을까?


화투가 아닌 포커를 소재로 한점은 또 다른 <타짜> 원작 시리즈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1,2편의 화투판에 익숙해진 관객을 위해 포커만의 매력이 담긴 다양한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야 했다. 고시생인 주인공 일출이 포커에 푹 빠져 버린 바람에 칠판에도 포커가 보이는 장면이 말해주듯이 <타짜 3>는 포커의 묘미를 관객에게 전해주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제아무리 최면술과 같은 반복되는 포커 장면을 보여준다 한들 이것이 이야기와 잘 엮이지 않으면 그저 무의미한 장면의 반복일 따름이다. 그동안의 <타짜> 시리즈에 화투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편집의 묘미와 함께 화투판 세계를 무협지, 지하경제 시각으로 묘사한 세계관적인 스토리 라인과 여기에 인생을 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존재 덕분이었다.


<타짜 3>는 초중반까지만 해도 이러한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을 무난하게 유지했다. '짝귀'의 아들 도일출이 아버지의 재능을 이어받아 포커판의 실력자로 불리었지만 의도치 않은 패배로 파국을 맡다가 전설적인 인물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해 다시 일어서는 과정은 우리가 잘아는 익숙한 <타짜>의 전형적인 흐름이었다. 하지만 이후 영화는 이야기의 급격한 진행보다는 캐릭터의 소개와 이들이 벌이는 행각을 묘사하는데 지나치리만큼 시간을 허비하기에 이른다.


기존의 1, 2편이 짧은 편집과 이야기 흐름 속에 캐릭터들을 녹여 이들의 특징과 개성을 부각했다면, <타짜 3>는 이들을 일일이 소개하는 무리수를 두게 된다. 사실 이 부분은 영화의 흐름상 크게 방해가 되는 대목은 아니었지만, 영화라는 매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와 분위기가 바뀌는 예민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권오광 감독은 이 점을 캐치하고 캐릭터들을 깔끔하게 소개하는 데 방점을 둬야 했으나, 이 캐릭터들 소개에 5분에 가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말았다. 다른 조연 캐릭터들에 이렇게 시간을 허비했다면, 주인공 도일출의 개성과 비중이 부각되는 시간은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후 이들이 자신의 계획하에 '작업'에 들어가는 과정이 무난하게 흘러가지만, 어딘가 모르게 이상한 느낌을 감지하게 된다. 도일출과 애꾸의 계획하에 모인 '선수'들은 분명 포커에 재능을 지니고 있지만 이들이 계획하는 작업은 포커의 기술이 아닌 사기극에 가깝다. 물론 <타짜> 1,2편의 주인공들 역시 도박판에서 사람을 매수하고 미리 계획한 작전에 따라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는 만약을 위한 보험 혹은 보호장치와 같은 요소였을 뿐, 결국 손기술과 신출귀몰한 타짜적 재능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영웅적 카타르시스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3편의 주인공들은 타짜들이라기보다는 돈 강탈에 혈안이 된 듯한 도둑, 사기단에 더 가깝고 이들이 벌이는 포커는 짜고치는 도박판인 셈이다. 한마디로 이 영화 제목에 굳이 <타짜>라는 명칭을 붙힐 이유가 전혀 없었다. 도박영화 라기 보다는 오히려 <도둑들>, <인사동 스캔들>과 같은 강탈 범죄물에 더 가까운 스토리인 셈이다. 도일출의 포커와 손놀림이 아무리 빨랐다 한들 그의 재능이 다른쪽(?)으로 썩힌 탓에 마지막까지 그가 선보이는 방식은 도박꾼의 재능이라기보다는 머리좋은 사기꾼이 지닌 재치에 가깝다.


이렇게 주인공의 재능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낭비된 탓에 도일출을 연기한 박정민의 존재감은 미미할 따름이다. 배우의 실수라기 보다는 결국 이를 제대로 설정해 주지 못한 감독의 잘못된 선택이 불러온 실수였다. 더 안타까운 부분은 <타짜> 시리즈의 꽃으로 불리는 팜므파탈 캐릭터 마돈나로 분한 최유화의 존재감이다. 외형적으로는 분명 아름다운 꽃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발성적 문제와 표정처리는 보는 이로하여금 아쉬움만 전해줄 따름이다. 1편이 김혜수의 강렬한 존재감, 2편이 이하늬와 신세경을 통해 이 부분을 메꾸려 했던것을 떠올려 본다면 최유화 혼자 이를 커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아닌가 싶다. 류승범은 캐릭터만으로도 깊은 존재감을 나타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그 존재감이 미미해 진탓에 도일출에 이어 제대로 사용된지 못한 캐릭터로 전락해 더 큰 아쉬움을 전해준다.


그럼에도 이광수, 임지연과 같은 젊은 조연진의 재능과 이들의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는 점만큼은 이번 영화의 큰 수확이었다. 그럼에도 추석 명절용 부담없는 팝콘 영화로 보기에는 나쁘지 않은 구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기본은 한것같은 인상을 전해주고 있어, 볼만한 영화로 남겨질 수 있다. 하지만 <타짜>의 원작 팬의 시각에서 보자면 너무나 아쉬움이 많이 남을 작품일것이며, 역대 <타짜> 시리즈와 비교해 부족한 시리즈로 인식될 것으로 생각한다.


<타짜:원 아이드 잭>은 9월 11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우리 영화 볼래?: <타짜: 원 아이드 잭>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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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싸이더스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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