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피폭지서 영화촬영한 여배우, 20년후..
지금처럼 폭염과 열대야가 유행인 여름에는 무서운 이야기를 듣고 보는 것이 제격일 것이다. 호러 영화가 출시될 때마다 전해지는 촬영장 귀신 목격담과 기이한 사건들은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뒷이야기가 된다. 이러한 뒷이야기는 각종 장르 영화에서 발생한 사건, 사고 일화에도 적용돼 호사가들에 의해 '저주' '괴담'으로 불리게 된다. 오늘은 <엑소시스트><폴터가이스트> 를 제외한 대중에게 덜 알려진 촬영장에서 발생한 기이하면서도 안타까운 한편으로 끔찍한 괴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영화 속 데미안의 주변 인물들에게 악마의 저주가 내린 것처럼 <오멘>의 출연, 제작진은 작업이 임박할 때쯤 여러 기이한 사건, 사고를 경험하게 된다. 촬영 석달전 주연배우인 그레고리 펙은 자신의 아들이 권총으로 자살하게 되는 인생 최대의 비극을 맞이했으며, 촬영을 위해 런던으로 향하던 제작진의 비행기는 두 번이나 벼락을 맞는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이는 앞으로 일어날 <오멘>의 저주의 시작에 불과했다.
촬영이 시작되면서, 각종 사건, 사고가 촬영장 주변에서 발생하게 되었는데 제작진이 머물던 숙소가 IRA(아일랜드 공화국군)의 테러로 폭파되었고, 얼마 안 가 제작진이 식사를 위해 예약한 시내의 레스토랑이 다시 한 번 IRA의 테러로 폭파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두 번의 테러로 큰 인명사고는 없었으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이 터지게 된다. 촬영을 위해 방문한 사파리 공원에서, 제작진이 사자 우리를 지나 비비 원숭이 우리로 향하던 중 사자들이 우리를 나와 경비원을 물어 죽이는 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한편, 연출을 맡은 리차드 도너 감독에게는 두 번의 기이한 일들이 벌어졌다. 타고 있던 차 문이 갑자기 닫혀버리는 바람에 하마터면 다리를 심하게 다칠뻔했다. 그리고 다음 날 영화 속 비행기 씬을 촬영하기 위해 대여한 경비행기의 항공사가 급하게 쓸 일이 있다며, 비행기를 가져가게 된다.
항공사의 직원이 가족 여행을 위해 잠시 경비행기를 사용하려 한 것이었다. 그런데 당일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새 떼들의 공격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한 엔진 이상으로 추락해 조종사, 조종사의 아내 그리고 두 아이가 모두 사망하는 참사로 이어졌다. 만약 리차드 도너가 비행기를 타고 연출을 진행하려 했다면 그날 큰 위험을 당할 수도 있었다.
이런 섬뜩한 저주 같은 이야기는 영화 촬영이 끝난 후 다른 스태프의 실화를 통해 이어지게 된다. 1975년 9월 13일 금요일, 네덜란드에서 차기작을 준비하던 <오멘>의 세트 디자이너 였던 존 앤더슨은 여자친구와 함께 드라이브를 나가다 끔찍한 자동차 사고를 당하게 된다. 함께 탄 여자친구와 보조 디자이너는 몸이 절반으로 잘린 채 사망했는데, 이는 마치 <오멘>의 등장인물의 목이 날아간 장면과 비슷했다고 한다.
겨우 목숨을 부지하며 피범벅이 된 자동차를 겨우 기어 나온 앤더슨은 도로 표지판을 보고 기겁하게 된다. 표지판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오멘:66.6km (Ommen(네덜란드의 마을 이름))'
악령의 저주가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답게 <컨저링>의 촬영장에도 여러 일이 있었다.
영화의 실제주인공인 페론 가족이 세트장을 방문했을 당시 강한 바람과 함께 그들 주위에 소용돌이를 형성해 기이한 느낌을 불러왔다. 같은 날 촬영장을 방문하지 않은 캐롤린 페론은 애틀란타의 집에 머물다가 집안에 음산한 기운을 느끼고 두려움에 떨다 기절했다.
주인공 로레인 워렌을 연기한 베라 파미가는 저녁때 <컨저링>의 각본을 읽으려 할 때 마다 몸이 굳어서 움직이지 못했고, 무언가 자신의 몸을 짓누르는 기운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녀의 개인 PC가 무언가에 의해 강하게 긁힌 3개의 흠집이 나 있었다.
연출을 맡은 제임스 완 감독은 촬영이 끝나고 밤늦게까지 사무실에서 작업하다가 자신의 애완견이 무언가를 향해 짖고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애완견의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혹시 그 강아지만 볼 수 있었던 '존재'였을까?
서부영화 하면 이름이 바로 나올수 밖에 없는 전설적인 배우 존 웨인.
1956년 그는 <징기스칸>이라는 영화를 촬영하고 있었는데, 몽골 징기스칸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서양인인 존 웨인이 몽골인 분장을 하며 주인공 테무친으로 열연한 작품이다. 현재의 영화팬들에게는 왜 굳이 서양배우들을 써야했냐며 '끔찍한 인종 세탁 영화'의 대표작으로 불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할리우드 영화 역사에 있어서는 비극적인 뒷이야기와 숱한 미스터리를 남긴 씁쓸한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영화가 촬영된 1954년 유타주 사막의 200km 떨어진 네바다의 군사지역에서는 핵실험이 강행되었다. 당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자로 사태와 같은 사고가 없었던 시기였기에, 정부와 민간인들의 방사능에 대한 인식은 거의 전무한 사태였기에 정부와 군당국은 촬영팀에 아무런 주의도 주지 않았다. 실험이 진행되었고 이 실험을 통해 발생한 방사능이 낙진과 바람을 통해 촬영장으로 전파되면서 악몽은 시작되었다.
촬영에 참여한 스태프 22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암에 걸려 사망했고 감독인 딕 파웰은 림프샘 암과 폐암에 걸려 10년 가까이 투병하다 끝내 사망했다. 더 끔찍한 건 당시 아름다운 외모로 할리우드 최고의 뮤즈로 불리던 여주인공 수잔 헤이워드의 최후였다.
아름답고 가녀린 그녀는 이 방사능으로 인해 피부암, 유방암, 자궁암, 뇌암과 같은 암을 한꺼번에 얻고 일생을 투병하다 1975년 사망하고 말았다. 주인공 존 웨인도 비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1979년 사망하기까지 10년 동안 암 투병을 하였는데 폐암 수술 2회, 위암, 담낭암 치료를 하다가 끝내 장암으로 사망한다.
당시 대부분의 서부 영화들이 사막지대에서 진행된 탓에 핵실험의 여파는 존 웨인을 비롯해 게리 쿠퍼, 마이클 커티스, 존 크로포드 등의 전설적인 스타들을 암으로 죽게했다.
P.S: 존 웨인은 죽기전까지 자신이 담배때문에 건강이 악화되었다 생각했다고 한다.
이소룡의 아들 브랜든 리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다가 촬영 도중 일어난 미스터리 사건으로 비운의 영화가 된 <크로우>. 영화 후반부를 촬영하던 중 촬영장에 있었던 소품용 총기가 갑자기 오발 사고를 내서 복부를 관통하게 되고, 브랜든 리는 28세의 나이로 현장에서 즉사하고 만다.
총이 발사된 원인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겨졌지만, 특수효과 담당자들이 화약과 탄두를 빼지 않은 실수가 오발 사고를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크로우>는 CG와 대역을 통해 영화가 완성돼 브랜든 리의 전설적인 유작으로 남겨지게 된다. 하지만 호사가들은 브랜든 리와 아버지 이소룡의 죽음에 악령의 저주가 개입되어 있다는 '이소룡 家의 저주'라 주장해 두 부자의 죽음을 괴담으로 연결하려 했다.
1982년 미국의 인기 TV 프로그램인 <환상특급>의 영화버전을 스티븐 스필버그와 존 랜디스가 함께 제작, 연출하게 된다.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첫 번째 에피소드인 '빌에게 생긴 일'의 주인공 '빌'역으로 스필버그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좋아한 배우라며 TV 드라마 <전투>의 주인공 빅 모로를 캐스팅했다.
한동안 작품 출연이 뜸했던 모로는 스필버그에게 큰 고마움을 느꼈고 영화촬영에 열의를 보였다. 이 에피소드는 존 랜디스가 연출했지만 스필버그는 총 지휘, 제작 담당으로 영화 촬영장에 들리며 연출에 조언을 했다.
첫 번째 에피소드의 마지막 촬영 부분, 빅 모로가 베트남전 미군에게 학살당할 위험에 처한 두 명의 베트남 아이를 구하는 장면이었다. 촬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스필버그는 장면을 보다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추가 촬영을 요구했다.
주인공 빌이 두 베트남 아이들을 데리고 강가로 탈출할 때, 제시간에 맞게 내려와야 할 헬기가 갑자기 나무와 전선에 걸려 추락하게 되었고, 헬기의 프로펠러가 모로와 두 아역배우를 덮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결국 현장에 있던 세 배우는 즉사했고, 이들의 최후를 목격한 스필버그와 존 랜디스는 이후 큰 후유증에 시달려야만 했다. 특히 스필버그는 자신의 추가촬영 요구 때문에 배우들이 사망했다는 죄책감과 정신적 충격에 빠져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후 스필버그는 꿈에서 빅 머로를 만나 그로부터 "고마웠다"는 말을 듣고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은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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