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를 영화감독으로 만든 걸작
2차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의 '누벨바그'와 함께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이라는 문화적 트랜드를 불러일으킨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명작, <자전거 도둑>이 재개봉했습니다.
<자전거 도둑>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한 남자가 자전거를 구입해 벽보를 붙이던 일을 하던 중 자전거를 도둑맞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1950년 22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현 국제영화상) 수상작이자, 각색상 후보작인 <자전거 도둑>은 <기생충>(2019년)으로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입니다.
<만화책으로 알 수 있는 봉준호> 일본어판에 의하면, 당시 초등학생인 봉 감독이 1981년 무렵, 집에서 TV로 시청한 <자전거 도둑>을 본 것을 계기로 영화감독을 목표로 하게 됐다고 하죠.
초등학교 때 TV에서 본 <자전거 도둑>이 기억난다. 그게 이탈리아 영화인지 네오리얼리즘 영화인지도 모르고 봤는데 너무 슬펐다. 영화가 끝나고도 계속 잔상이 남는 것을 보고 '영화가 이렇게 감동적인 것이구나. 영화의 위력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라고 느꼈다." - 봉준호 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은 <구두닦이>(1946년)를 막 제작한 후, 다음 영화를 위해 메이저 스튜디오의 투자를 받으려 했지만, 실패하고 친구들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았습니다.
전후 이탈리아의 가난과 실업을 그리고 싶어서, 루이지 바르돌리니가 쓴 당시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소설에서 제목과 일부 플롯만 얻어 와서 체사라 자바티니를 비롯한 동료들과 함께 각본을 썼는데요.
네오리얼리즘의 수칙들을 따라서, 데 시카 감독은 스튜디오의 세트장이 아닌 '실제 장소'(로케이션)에서 촬영했고 연기 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 배우들만 캐스팅했다고 하죠.
예를 들어, 주연인 람베르토 마지오라니는 공장 노동자였으며, '브루노' 역의 엔초 스타이올라는 길에서 꽃을 파는 아버지의 일을 돕다가 영화 촬영 현장을 지켜보던 중 데 시카 감독의 눈에 띄어 캐스팅되었다고 합니다.
한편, 1948년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자전거 도둑>은 6·25 전쟁 중인 1952년 12월11일 국내에 개봉되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그 이후 단 한 번도 정식 수입되어 극장에서 개봉된 적이 없었죠.
하지만, 최근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지난 4월 26일 재개봉을 하게 됐습니다.
- 감독
- 비토리오 데 시카
- 출연
- 람베르토 마지오라니, 엔조 스타이올라, 리아넬라 카렐, 지노 살타메렌다, 비토리오 안토누치, 줄리오 키아리, 엘레나 알티에리, 카를로 자키노, 미셸 사카라, 엠마 드루에티, 파우스토 구에르조니
- 평점
-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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