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몰려도 면세점만 울상... 인천공항 식당가 '희비쌍곡선'

아워홈이 운영하고 있는 한식 캐주얼 다이닝 ‘손수헌’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점 매장 전경 / 사진 제공 = 아워홈

인천공항 내 식당가와 면세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선 가운데 F&B(식음료) 컨세션 업체는 가파른 성장세로 분주한 반면 면세점은 매출 둔화와 지속되는 적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반기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이나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등 호재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는 게 두 사업장의 공통된 의지나, 일부 면세업자의 경우 희망을 걸었던 임차료 조정이 결렬 수순을 밟으며 분위기 반전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관광공사 입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방한 해외여행객 수는 721만명으로 1년 전보다 14.8%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3.6%가량 증가한 수치다. 인천공항이 집계한 상반기 공항 전체 이용객 수 역시 3612만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인천공항에서 컨세션 사업을 펼치는 외식 기업들은 미소 짓고 있다. 컨세션이란 공항·병원·휴게소 등 다중 이용 시설 내 식음료 공간을 식품전문업체가 위탁 운영하는 방식의 사업을 말한다.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유동 인구가 많은 요지에 입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아워홈이다. 인천공항 제1·2터미널(T1·T2)에서 30여개 식음 매장을 운영 중인 아워홈은 상반기에만 공항 컨세션 부문에서 14%의 성장을 기록했다. △테이스티 아워홈 그라운드 △한식소담길 △손수헌 △푸드엠파이어 등 신규 매장을 출점한 결과다. 특히 새로 수주한 인천공항 FB3 구역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10% 증가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아워홈은 이에 힘입어 연내 K푸드와 아시안식, 할랄식 등 매장 10여 곳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1월 선보인 프리미엄 푸드코트 ‘고메브릿지’ 덕분에 1분기 푸드서비스 부문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50억원가량 늘었다. 2분기 실적도 순항 중이며 연내 세 곳을 순차적으로 개점할 예정이다. 제2터미널에서 푸드코트 ‘플레이팅3’ 등을 운영 중인 롯데GRS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점 '퍼퓸 아틀리에' 매장 전경 / 사진 제공 = 신세계면세점

같은 공간이지만 면세점 상황은 녹록지 않다.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액은 1월 대비 5월에 약 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공항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지만 실제 매출로 연결 짓는 데엔 고초를 겪고 있는 것이다.

여객 수에 연동한 임차료 구조 탓에 출혈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매출 회복이 더딘 시점에서 면세 쇼핑과 무관한 인원까지 포함해 1인당 일정 금액을 부담하다 보니, 내실은 더 가파르게 주저앉고 있다. 1분기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영업손실 규모는 각각 67억원, 17억원에 달했다. 두 업체는 과거 면세 특허권 입찰 당시 1인당 수수료 약 1만원을 제시해 매달 약 300억원을 납부 중이다.

이들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지난 4월 인천공항공사에 임차료를 약 40% 인하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공사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내달 14일 예정된 인천지방법원에서 2차 조정기일에도 공사는 불참 방침을 밝힌 상태여서 협상은 사실상 결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컨세션 사업자도 동일한 구조로 임차료를 부담하고 있는 만큼 면세점에만 인하를 허가해주는 건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면세점은 과거 중국 단체 관광객을 겨냥한 상품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지만 식음업장은 글로벌 K푸드 열풍에 적극 대응한 것이 공항 내 대비되는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진단했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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