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애플·MS 이어 삼성도 군침…증권가 블루칩 부상한 ‘시니어 케어’

고령층 수요 확대 힘입어 시니어 케어 시장 고속 성장…관련 테마 ETF 올해만 69% 급등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적인 고령화 현상으로 ‘시니어 케어(노인 돌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외국의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전자까지 관련 사업에 뛰어든 점이 부각되면서 시장 성장과 관련 기업 수혜 여부에 확신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결과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고령화 추세와 수요 증가 구조를 고려할 때 시니어 케어가 향후 주요 투자 테마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 세계 고령화에 시니어 케어 산업 급성장…국내·외 투자 시장 ‘블루오션’ 부상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그로스 인사이트(Global Growth Insights)에 따르면 지난해 시니어 케어 시장 규모는 1조6506억만달러(원화 약 2430조원) 집계됐다. 올해는 1조7697억만달러(원화 약 2600조원)에 이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며 2033년에는 약 3조달러(원화 약 4400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적인 고령화 사회 진입 추세에 따라 시니어 케어 시장의 수요 급증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제연합(UN)의 기준에 따르면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령자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로 분류된다. 지난해 기준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0.2%에 달했다.

노인 케어 서비스 시장을 선두하는 국가는 바로 미국이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미국 요양시장 규모는 2024년 약 4706억달러로 추정된다. 또한 앞으로 2030년까지 연평균 7.7% 성장해 약 729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미국 서비스 제공업체의 약 54%가 노인 케어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를 늘렸으며 미국 주식시장에서 ‘M7’이라 불리는 빅테크 기업들까지 시니어 케어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게 그 근거다.

▲ 미국 아마존 본사 건물 외관. [사진=amazon]

일례로 아마존은 2023년 의료 서비스 제공업체 원메디컬을 인수하는 등 시니어 케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애플도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애플워치에 낙상 감지와 건강 모니터링 등의 기능이 포함된 시니어 케어 모델을 도입하는 등의 시도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고령자의 자택 생활을 모니터링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in-Place) 솔루션을 개발해 시니어 케어 영역 확대에 나섰다.

시니어 케어 산업의 성장 기대감은 뉴욕 증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헬스케어 리츠(REITs) 기업인 벤타스 헬스케어(이하 벤타스) 주가는 올해 1월 1일 58.71달러에서 최근 80달러에 근접하며 약 35% 상승했다. 벤타스는 미국 내 최대 고령자 주거시설(시니어 하우징) 투자·운영 기업이다. 시니어 하우징은 노인이 거주하면서 식사·약 복용·위생 관리 등 돌봄 서비스를 함께 제공받는 주거 공간을 말한다. 고령자 요양시설에 집중 투자하는 오메가 헬스케어 인베스터스(오메가 헬스케어) 주가 역시 같은 기간 37.78달러에서 44.59달러로 약 18% 상승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시니어 케어 사업 성장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 굴지의 대기업들도 하나 둘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재계 1위의 삼성그룹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9월 요양업 자회사 삼성노블라이프에 310억원 증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4분기 중 약 4225억원 규모의 현물출자 추진 계획도 추가로 공개했다. 삼성노블라이프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운영해오던 실버타운 ‘삼성노블카운티’ 운영권을 넘겨받아 사업을 확대할 계획으로 현재 계열 편입 신고를 마친 상태다.

금융권에서도 시니어 케어 사업 진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차세대 먹거리로 요양사업을 선정하고 관련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월 신한금융그룹은 보험계열사인 신한라이프를 통해 시니어 전담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설립하며 요양 산업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내년 1월엔 60대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요양시설 ‘쏠라체홈’을 오픈할 예정이다. 또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라이프생명은 지난 6월 요양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에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 9월부터는 광교 신도시에서 요양시설 ‘광교 빌리지’ 운영도 시작했다.

▲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사진=연합뉴스]

시니어 케어 사업 확대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시니어 케어 등 고령화 관련 테마 상장지수펀드(ETF)로 꼽히는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ETF’는 올해 들어 약 69% 급등했다. KODEX 헬스케어 ETF(+31.6%), 에셋플러스 글로벌다이나믹시니어액티브 ETF(+17.4%) 등 시니어 케어와 관련한 국내 ETF 상품들도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개별 종목도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4만3000원대에 거래되던 휴온스글로벌 주가는 현재 5만원을 돌파하며 2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휴온스글로벌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근감소 개선용 기능성 소재 개발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정수기 기업으로 잘 알려진 코웨이 주가도 올해 들어 30% 이상 급등했다. 코웨이는 지난 5월 프리미엄 실버케어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출범시키며 시니어 세대를 겨냥한 라이프케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밖에도 메디포스트(+35%), 유비케어(+13%) 등 시니어 케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주가도 올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시니어 케어 산업 규모 역시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25년 약 17%에서 2035년 약 25%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민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시니어 케어 시장이 구조적 성장을 이어가고 글로벌 기업들의 관련 시장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니어 케어 분야가 안정적 수익 구조를 갖춘 투자 테마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글=김성원 르데스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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