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도 손 떼는 국내 증시… 10대 그룹 투자 감소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 입구에 국민연금 슬로건이 적혀 있다./뉴스1

국민연금이 국내 10대 그룹주에 대한 투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재벌닷컴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국내 주식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자산군에서 10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말 67.51%였는데, 지난해 말 64.96%로 줄었다. 평가액은 118조1890원에서 95조1660억원으로 감소했다.

비중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삼성이었다. 국민연금은 이 기간 삼성그룹의 주식을 38.7%에서 33.05%로 낮췄다. 특히 삼성전자를 29.52%에서 23.29%로 줄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주주 중에서 국민연금의 지분은 10.69%에서 7.28%로 쪼그라들었다.

SK그룹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의 SK그룹 비중은 지난 3년간 9.41%에서 8.99%로 줄었다. 롯데그룹의 비중은 1.02%에서 0.98%, GS그룹은 0.5%에서 0.43%, 농협그룹은 0.18%에서 0.13%로 하락했다.

다만 계열사를 신규 상장하거나 주가가 오른 것은 국민연금의 지분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의 현대차그룹 비중은 6.77%에서 7.14%로 올랐다. 다만 그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은 3%포인트(P)가량 떨어졌다.

LG그룹은 7.32%에서 7.8%로 올랐는데 이는 시가총액 110조원대로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덕분으로 해석된다.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전자 등 상장사 11개 중 7곳의 국민연금 지분율이 낮아져서다.

포스코그룹에 대한 지분은 1.86%에서 3.3%로 늘었으나, 핵심 회사인 POSCO홀딩스만 보면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1.75%에서 6.38%로 줄었다.

이런 탓에 정부가 국내 증시의 부양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나 국민연금은 여기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내 증시의 상승을 국민연금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가는 뭐니 뭐니 해도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 올라가게 돼 있다”며 “(국민연금에) ‘주식 시장을 살리라’고 (주문)한다면 시장의 경쟁력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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