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기능 개선에 효능있는 '누룩 막걸리'
막걸리는 고려시대부터 내려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주입니다.
쌀로 밥을 짓고 거기에 누룩과 물을 더해 발효를 시킨 술이죠.
전통 누룩으로 제조한 막걸리가 장 기능을 개선하는 데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누룩 막걸리가 장내미생물 균총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으며,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한국식품연구원 전략기술연구본부 이은정 박사와 식품기능연구본부 박호영 박사 연구팀은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19종의 생막걸리에서 단쇄지방산 생성 능력이 뛰어난 막걸리를 선별했습니다.
이 가운데 상위에 해당하는 막걸리를 확인한 결과, 입국(粒麴·곰팡이 배양)이나 효소제를 사용한 막걸리보다 누룩으로 제조한 막걸리에서 단쇄지방산, 뷰티르산 생성 능력이 월등히 뛰어난 것을 확인했습니다.
단쇄지방산은 장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의해 생성되는 물질로 뷰티르산(butyric acid), 아세트산(acetic acid), 프로피온산(propionic acid)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장관세포의 면역반응을 조절하고 암 발생과 비만, 지질대사, 당뇨 등의 질병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연구팀은 뷰티르산 고생성 누룩 막걸리를 실험동물에 5일간 단기 투여해 장 건강 개선 효능을 확인했습니다.
누룩 막걸리의 섭취에 의해 기존에 장내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의 종류와 균수 등에 변화가 발견됐어요.
이러한 장내미생물의 균총 변화는 누룩막걸리 섭취 전 후 뿐만 아니라, 알코올만 투여한 동물과도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누룩 막걸리는 유익균(날씬균)으로 알려진 박테로이데테스문(phylum Bacteroidetes)을 54.5% 증가시킨 반면, 유해균(또는 비만균)으로 알려진 퍼미큐티스문(phylum Firmicutes)을 58.5% 감소시켰어요.
생쥐에 누룩 막걸리를 투여한 결과, 분변에서 장 건강에 이로운 단쇄지방산인 뷰티르산과 프로피온산 생성이 각각 180%와 157% 증가했습니다.
누룩 막걸리 투여 시에는 알코올 투여군 대비 혈액과 대장 내에서의 염증 유발 물질인 사이토카인의 농도가 정상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이는 누룩 막걸리에 의해 장내 염증반응이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어요.
연구를 이끈 이은정 선임연구원은 “누룩으로 제조한 막걸리가 장내미생물의 균총을 변화시켜 알코올에 의한 장내 염증을 완화시키고 장 기능을 증진시키는 단쇄지방산을 증가시켜 장 건강 개선 효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리얼푸드=민상식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