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시프트업 대표 "니케 서비스 20년 이어가겠다"
도쿄게임쇼 2024에서 레벨 인피니트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 부스는 인산인해였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10연 실물 뽑기 박스를 선보이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비즈니스 데이에도 그랬지만, 28일 퍼블릭 데이가 시작되자 니케의 인기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많은 지휘관들이 즐겁게 버튼을 눌러 10연 실물 뽑기에 도전하고 포토존에서 인증샷을 남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기자 역시 근처에 볼 일이 있어 니케 부스에 잠깐 들렀었는데, 첫 날인 26일 바로 니케 부스를 방문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할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일본에서도 많은 이들이 니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체감했다.
도쿄게임쇼에 참가한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와 유형석 디렉터는 니케의 강점을 캐릭터의 매력, 깊이가 있는 시나리오, 고퀄리티 그래픽, 슈팅의 재미 4가지로 꼽았다. 또한 유저와 게임 뿐만 아니라 유저와 캐릭터 간의 사랑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콘텐츠 밀도 역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니케에 대해서는 "20년 동안 장기 서비스할 수 있도록 탄탄한 기반을 다지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 있을 2주년 이벤트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Q. TGS 2024에서 일본 유저들이 긴 줄을 만들고 이벤트를 기다렸던 게 인상적이었다. 니케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일본 유저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유 디렉터] 니케는 감사하게도 일본 유저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캐릭터의 매력, 다채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시나리오, 고퀄리티 그래픽, 슈팅의 재미 4가지 강점이 성공 요인이라 본다.
[김 대표] TGS 2022 참여했을 때는 출시 전이라 게임을 알리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많이들 알아봐주신다. 출시 후 2년 동안 개발관이 많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임팩트 있는 콘텐츠 제공하고 유저들이 즐겨준다는 개념이었다.
니케를 서비스하며 게임 장르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유저와 게임 뿐만 아니라 캐릭터와 유저 간에도 그렇다. 사랑, 분노, 시기, 질투, 애증 등 복합적인 감정이 탄탄한 관계성을 만들고, 캐릭터와 진정한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 단계까지 이를 수 있다.
단순히 게임이 아닌 하나의 세계로 생각하고 개발하고 있다. 캐릭터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소중하게 여기고, 유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늘 고민하며 만든다.
Q. 곧 2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이벤트나 신규 캐릭터를 간단하게 스포일한다면?
주년 콘텐츠는 방송으로 공지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볼륨이 1주년, 1.5주년에 비해 훨씬 크다는 사실이다.
특히 2주년 미니 게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개발이 힘든 장르를 골랐는데, 개발팀이 고생한 만큼 유저들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캐릭터는 이름을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힌트를 드리자면 니케는 늘 스토리 베이스로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마 예상 바운더리 안의 한 명이 아닐까 싶다.
Q. 최근 출시된 컬래버레이션 및 일반 니케의 성능이 굉장히 좋다. 점점 성능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파워 인플레이션 대비는 있는가?
니케는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이 목표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색하거나 부족한 상태로 출시된 측면도 있었다. 2년 동안 그런 부족함을 메워 왔다.
파워 인플레이션 관련 의견은 늘 귀 기울여 듣고 있다. 현재는 방향성을 다듬는 단계다. 언제나 그랬듯 유저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충분한 설명 및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
Q. 스텔라 블레이드 컬래버레이션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
의미 있는 타이밍에 발표를 하게 될 것 같다. 스텔라 블레이드 무언가의 확장시기와 관련이 있다. 머지 않은 때 말씀드리겠다. 2주년은 아니니 2주년에는 온전히 니케에 집중하셨으면 좋겠다.
Q. 메인 시나리오와 사이드 시나리오 간의 가장 큰 차이가 더빙이었는데 현재는 기준이 애매한 것 같다. 더빙 관련 기준이 있다면?
니케 개발실 특성 때문이다. 넣고 싶은 콘텐츠와 하고 싶은 콘텐츠를 최대한 다 넣는다. 성우 녹음도 처음에는 주년 이벤트와 메인 퀘스트에만 진행했다 점차 분량을 늘려 가는 중이다.
Q. 준비 중인 오프라인 이벤트가 있는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물론 온리전이라든가 여러 큰 행사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유저가 만족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 때 진행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현재는 논의 및 준비 단계다.
Q. 시프트업은 철저한 준비로 일본 게임 시장에 큰 성공을 거뒀는데, 시프트업이 생각하는 일본 유저 성향이 궁금하다.
[유 디렉터] 일본 비중이 높긴 하지만 글로벌 전역에서 고루 성공한 편이다.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라 특정 국경 맞추기보다는 게임으로서 유저에게 재밌는 보편적인 포인트에 집중한다. 스토리나 이벤트 등 많은 유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위주다. 일본에서 크게 사랑받는 것은 감사하지만 특정 국가에 집중된 운영을 할 수는 없다.
[김 대표] 서브컬처, 2차원 게임 원류가 일본이라 가장 일본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모여 만들었고, 이에 자연스럽게 반응해주신 것이라고 본다. 아무래도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코드다 보니 글로벌에서도 인기를 끌게 됐다.
이외에는 개발팀이 무리해서 더 만들고, 더 움직이고, 더 풍성하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집어 넣는 경향이 있다. 일종의 오버워킹이다. 이러한 콘텐츠 밀도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 디렉터] 요즘에는 콘텐츠 밀도감을 많이들 알아주신다. 니케 개발에 담긴 애정 같은 걸 좋아해주신다.
Q 신규 니케 중 상당수가 테트라 라인 소속으로 출시됐다. 성능 캐릭터 풀이 부족한 엘리시온은 기업 타워 공략이 어려운데 개선 계획이 있는가?
인지하고 있으며, 무리해서 빨리 해결하기보다는 정확한 해결을 위해 논의 중이다. 무리하게 타워 인원 수를 맞추기보다는 특정 키 캐릭터를 설계해서 돌파하려 한다. 스토리 중심으로 게임을 출시하다 보니 기업별 균형이 맞지 않을 수 있는데, 앞으로 좀 더 신경써서 맞추겠다.
Q. TGS 일본 게임사들에게서 스토리가 강점이라는 평가를 많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시나리오나 내러티브 중요도가 올라간다고 예상하지 못했다. 개발 과정에서 점점 저희 시나리오 매력에 스스로 빠지고, 디자인도 단순히 예쁜 게 아니라 내러티브나 설정에 맞도록 신경 쓰고 있다.
디자인 외에도 캐릭터성에 맞는 표정이나 모션 등 이야기에 녹아들 수 있는 요소를 유의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내러티브와도 잘 어울린다. 단순히 그림만 예뻐서 되는 게 아니다는 사실을 깊게 깨달았고, 좋은 경험이 됐다.
Q. 한국 게임 장점이 스토리라는 인식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좋은 스토리를 가진 게임이 각 국에서 출시 중이다. 한국 게임 스토리텔링에는 난해하거나 지역색이 강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글로벌 보편성이 있다. 물론 개개인의 역량이 중요하고, 니케는 시나리오라이터에게 크게 의지하고 있다.
Q. 최근 애니메이션 퀄리티를 보면 애니메이션 출시가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기대해도 좋을까? 출시 초기 애니메이션을 이후 개선할 생각이 있는지?
[유 디렉터] 여러 루트로 확장하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현재는 알아보는 단계다. 어떤 콘텐츠가 되든 퀄리티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예정이다.
[김 대표] 과거에 만들었던 애니메이션을 퀄리티가 아쉽다는 이유로 다시 만들 생각은 없다. 그당시 유저들에게 전달했던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고, 다시 제작하면 분명 소실되는 감성이 있다. 보존이 유저를 위한 결정이라 본다.
애니메이션은 중요하지만 원 소스 멀티 유즈에 쏟을 에너지가 있다면 게임에 쏟고 싶다. 완전히 몰두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좋은 퀄리티 낼 수 있다면 시도할 수도 있다.
Q. 에반게리온 컬래버 선택에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김 대표] 제 사심도 있었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타이틀이었다. 제가 그린 아스카와 레이는 꾸엠님을 통과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개인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
Q. 최신 IP 컬래버도 검토하거나 준비 중인가?
최신 IP인 스텔라 블레이드와 거대한 컬래버를 앞두고 있다. 다른 새로운 유저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IP,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IP와의 컬래버도 준비 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Q. 니케 한국어 사운드 디렉팅할 때 중요하게 다루는 요소가 있다면?
시나리오팀이 현장에 가서 디렉팅 보는 일이 많다. 성우분들이 연기를 하기 좋도록 편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캐릭터 이해를 돕기 위해 서포트한다. 매뉴얼적이지만 중요한 과정이다. 그 외에는 성우분들이 잘 해주시는 덕분에 잘 나오는 게 아닐까.
Q. 레드후드 코스튬이 인기 투표 1위로 지급됐다. 레드후드 캐릭터가 없는 유저 및 신규 유저는 받아도 사용할 수 없는데, 향후 인기 투표에서는 1주일 정도 픽업 기간을 두면 좋지 않을까?
좋은 의견이다. 내부에서 논의해보도록 하겠다.
Q. 지난 더현대 팝업스토어에서 판매한 홍련 술잔이 인상적이었다. 게임 내 아이템을 현실화한다는 콘셉트로 염두에 둔 굿즈가 있다면? 혹은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굿즈는?
[유 디렉터] 팝업 스토어에서 시프티 슬리퍼나 홍련 술잔 등 캐릭터와 밀접한 굿즈를 판매했다. 앞으로 내고 싶은 굿즈는 많이 있으니, 더 큰 오프라인 행사라든가 적극적으로 시도해볼 예정이다.
[김 대표] 아니스 머리 뱃지가 탐나는데 고퀄리티로 내 주시면 좋겠다.
Q. 챔피언 아레나 어떻게 되고 있나?
완성된 상태지만 QA 시간 확보가 필요해 딜레이가 됐다. 1.5주년 때 너무 무리를 해서 그렇다. 보통 만들고 싶은 것들을 전부 만들고자 무리를 하다가 다음 일정이 힘들어지는 경우인데, 개발실의 특성이라 막지는 않는다.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린다. 어떤 콘텐츠든 재밌게 만들어서 찾아뵙겠다.
Q. 2D 캐릭터와 3D 전장의 조합이라 신경써야 할 요소가 많아 보인다. 가령 랩쳐가 3D 전장에 숨어 있으면 조준이 안되는 버그라든가, 어려운 점은 없나?
말씀주신 건 버그라 잡아야 하는 문제다. 캐릭터가 2D 원화다보니 생동감 있는 그래픽 구현을 위해 입체감과 공간감을 신경쓰고 있다. 평면이 아니라 역동적인 움직임을 담으려고 하는데, 특히 옆 캐릭터 사격 장면도 최대한 보여줘서 유저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Q. 소녀전선2 니케 모드나 벽람항로 니케 스킨 등 니케가 다른 서브컬처 게임에 영향을 주는 일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유 디렉터] 게임을 풍자하거나 유사한 콘텐츠가 나오는 것은 오히려 기쁘다. 우리 게임이 성적을 내고, 인정받아서 생긴 일이니 감사한 일이다.
[김 대표] 우리 게임이 누군가의 뮤즈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니까 굉장히 재밌다고 생각한다. 다만 퍼블리셔인 레벨 인피니티 분들이 같은 생각인지는 모르겠다.
Q.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이 하향세에 접어들고 있다. 니케의 장기 서비스를 고려할 때, 향후 어떻게 전개할 생각인가?
몇 가지 정책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이 정체되더라도 서브컬처 2차원 게임 유저는 늘어나고 있다. 좋은 IP와의 컬래버, 매력적인 콘텐츠, 신규 유입 가능한 여러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지역 확장도 고려 사항 중 하나다.
Q. 1.5주년에 아트북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떻게 되고 있는가?
워낙 아트가 많아서 준비 중이다.
Q. 앞으로의 시프트업 로드맵에 대해 말한다면?
얼마 전 상장했는데, 저희는 상장한 다른 회사들과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지금 니케 타이틀이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이 위치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섣불리 새롭거나 다양한 일을 벌리지 않고, 기존 타이틀이 더욱 매력적인 타이틀이 되도록 투자하겠다.
스텔라 블레이드도 좋은 IP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계속 디벨롭하고, 지역 확장과 플랫폼 확장을 하나씩 해 나갈 계획이다. 좋은 분들을 모셔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는데 스텔라 블레이드, 니케와 또 다른 영역의 게임이 될 예정이다. 다작보다는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 고퀄리티로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시프트업은 사업부가 퍼블리싱을 진행하지 않는 드문 회사다. 퍼블리싱을 대충할 수는 없으니까 최고의 퍼블리셔인 레벨 인피니트와 함께 하고 있다. 개발 파워가 어느 정도인지 앞으로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Q. 앞으로의 니케 서비스에 대해서?
[유 디렉터] 니케는 메인 시나리오 중심으로 모든 콘텐츠를 설계하는 게임이라 메인 시나리오 중요도가 높다. 현재 2년 정도 분량을 쌓아 두고 있고, 변함 없는 가치로 가져갈 생각이다.
슈팅이나 미니 게임 등 나머지 콘텐츠들은 여러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유저가 원하는 방향성을 맞출 수 있도록 유연한 방식으로 개발하겠다. 당장의 로드맵보다 중요한 것은 유저의 피드백과 상황에 맞춘 적응력이다.
니케가 어느덧 2주년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최종 목표는 제가 게임 업계에서 일한 기간인 20년 이상 사랑받는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유저 분들과 맞춰가며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겠다.
[김 대표] 니케가 20년 동안 서비스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단단하게 다지는 것은 중요한 일이고, 회사에서도 중요한 아젠다 중 하나다. 니케 2주년 이벤트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복귀하기도 아주 좋은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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