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롯데등 대기업 9곳 합격한 여자의 자기소개서 비결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SKY캐슬’을 보면, 입시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드라마 속 한 아이는 명문대를 가기 위해 자기소개서 대필을 맡기고, 고등학교 3년 내내 1억이 넘는 전문 강사에게 코디를 받는다. 이러한 일들은 드라마 속의 ‘상상’으로 끝나지 않고 있다. 취업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바늘구멍만큼 좁아진 취업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자기소개서 대필을 맡기는 취업준비생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뚜렷한 자기 분석과 명확한 메시지를 담은 자기소개서로 SK, 롯데 등 대기업 9곳에 당당하게 합격하고, 자기소개서 코칭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입시, 취업 경쟁에서 앞서 갈 수 있게 도운 ‘이은지’ 님을 만나 보았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풀어내는 과정은 스스로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는 대필이 불가능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그녀를 소개한다.

1.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저는 경영학과를 졸업 후 SK주식회사 C&C에서 5년간 근무 했어요. 퇴사 이후에는 아름다운가게와 트리플래닛을 거쳤고, 현재는 강연/코칭 및 출판 플랫폼인 ‘모두의 조언자’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 외에 프리랜서로 재무/회계 커리어 코치로 활동, 자기소개서 코치로 스터디파이에서 온라인 스터디도 개설 중이에요.

2. 대기업을 퇴사, 그 이후의 삶이 어땠나요?

먼저 퇴사를 선택한 이유부터 설명드려야 할 것 같아요. 안정적인 대기업의 직장인으로 정착하는데에 성공 했지만, 일상은 매일 비슷하게 흘러갔어요. 그 과정에서 쌓여가는 정신적인 피로감은 점점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어갔죠. 어느 날 문득 저 스스로를 돌아보니, 지친 몸으로 기계적인 출퇴근을 반복하며 습관적으로 짜증에 젖어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됐어요.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싶어서 퇴사를 선택했고, 그 후에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했죠. 하지만 아름다운가게와 트리플래닛을 경험한 이후에도 근본적으로 만족감을 얻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첫 퇴사로부터 1년이 지나고 나서야 제 질문이 잘못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재미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이후 ‘내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했어요.

3.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에 대한 답을 찾았나요?

물론이죠.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독학으로 정보올림피아드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적이 있어요. 제가 처음 코딩에 대해 관심을 가진 건 초등학교 5학년 때 였어요. 당시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이 있던 학생은 손에 꼽힐 정도로 부족했는데, 그 자격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얼떨결에 대회에 출전하게 됐죠.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해 1도 몰랐던 저는 요즘 표현으로 ‘멘탈이 털리고’ 돌아왔어요. 그 때 저는 자극을 받았던 것 같아요. 부모님을 통해 베이직과 C 계열 언어 책을 구해 공부를 시작했고, 1년 뒤 같은 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했어요. 지금은 인터넷 강의로도 코딩을 배울 수 있는 시대이지만, 20년 전에는 두꺼운 입문서로 독학을 해야하는 시대였거든요.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초등학생에 불과했던 제가 그 두꺼운 입문서로 어떻게 코딩에 재미를 붙였는지 궁금해요.


시간이 흘러 대기업에 취업을 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그 대기업이 IT계열 회사였어요. 신입사원 연수를 받으며 12년만에 다시 코딩을 했는데, 그게 그렇게 재미있더라고요. 저는 초등학생 시절의 제 모습을 잊고 살았는데, 코딩을 좋아했던 그 아이는 제 안에 계속 살아있었던 것 같아요. 이러한 과정들을 겪으면서 데이터 분석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코딩 외의 다른 재미있는 것들도 몇 가지를 발견했죠. 말하기를 좋아해서 사내 기자 겸 라디오 DJ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 이를 통해 강연과 멘토링/코칭 영역에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었어요. 또 글쓰는 걸 좋아해 독립출판을 진행한 적도 있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출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죠.

4. 멘토링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어릴적부터 ‘기회의 평등’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모든 사람들은 천부적으로 빼어난 재능을 하나씩 가지고 태어나지만, 그 재능을 살려낼 수 있는 기회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거든요. 평범한 교육의 기회조차 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고, 때로는 독특한 재능이라는 이유로 무시 당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스스로가 가진 재능을 발견 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그들을 위해 제가 도울 수 있는 것을 찾고 싶었어요. 대학 진학 직후부터 다양한 멘토링 활동을 했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업 성취도 보충학습 지원, 사회 배려 대상 가정의 고3 학생을 위한 입시 관련 온라인 멘토링 등에 참여했었어요.


제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이던 9년 전으로 기억해요. 앞서 말한 고3 학생 멘토링이 한참 진행되던 시기였고, 정기 연고전을 일주일 남짓 앞둔 어느 가을 날이었죠. 수업을 듣던 도중에 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어요. 내용인즉슨 멘토링을 받던 한 학생을 위해 장학금 모금 캠페인 영상을 촬영하러 가는데, 제가 같이 가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어요. 그 학생이 경영학과 수시 전형을 지원할 예정이니, 경영학과 수시 출신의 제가 필요했던 거죠. 촬영 일자는 연고전 당일, 촬영 장소는 마산이었어요. 졸업 전 마지막 연고전이 될 것 같아 모든 스케쥴을 미루고 조정해서 하루를 비워둔 상태 였는데, 제가 아니면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 그 촬영을 따라가게 되었어요. 그 날 이후 그 학생과 친분을 맺고 수시 전형 지원 준비를 돕게 됐고, 결국 같은 과 후배가 되었답니다. 그 친구의 합격 소식을 들은 날은 제 생일 이였는데, 너무 큰 선물을 받은 듯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그 당시 느낀 강렬한 기쁨은 제가 멘토링을 지속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 이후로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으로 취업도 하고, 저만의 일을 시작하는 과정을 거치는 중에도 취업과 직무에 대한 멘토링을 멈추지는 않았어요. 제가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통해 그들의 어깨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거든요.

5. 특별히 자기소개서에 집중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청년들이 취업 준비를 할 때 가장 힘들어 하는게 자기소개서라는 사실을 멘토링을 하며 거듭 느끼게 됐어요. 제가 취업준비생이던 시기에도 가장 막막하고 어렵게 느낀 부분이 자기소개서였구요. 자기를 ‘소개’하는 글을 쓰라고 하길래 진솔하게 스스로를 소개했더니, 돌아오는 결과의 상당수가 ‘탈락’이었을 때 느꼈던 좌절감도 기억나요.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조금 이야기하자면, 대다수 취업준비생이 겪는 자기소개서에 대한 좌절감은 그들 만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신을 ‘소개’하는 글이 아니라, 지원자의 역량을 ‘광고’하는 글인 자기소개서에 ’소개’ 라는 이름이 잘못 붙었다고 생각해요. 그 혼란이 취업준비생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고요.


'소개'와 '광고'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관점’이에요. '소개'는 작가의 관점에서 무언가를 전달하는 글이지만 '광고'는 독자의 관점에서 그들의 필요를 반영해야 하는 글이지요. 자기소개서는 '소개'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지원자라는 작가의 관점에서 말하고 싶은 것을 전달하기 위한 서류가 아니에요. 자기소개서의 본질은 ‘회사’라는 독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한 답변, 혹은 대안을 전달하는 서류인거죠. 그러니 그 본질은 ‘광고’가 되는 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당수의 취업준비생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소개’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자신이 돋보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작가의 관점만이 반복되면서, 합격에 실패한 자기소개서만이 양산되고 있는 상황 인거죠.


회사라는 조직에서 인사담당자는 '이 상품(=지원자)를 구매(=채용)하면 우리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 특화 된 전문가라 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취업준비생이라는 작가는 인사담당자라는 독자에게 '이 상품을 구매하면 고객님의 필요(=회사의 성장)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하죠. 어떻게 하면 그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메시지에 설득력을 더하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취업준비생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는 게 저의 역할인 것 같아요.


6. 다른 자기소개서 코칭과 달리, 어떤 점에 집중하시나요?

시중에 존재하는 자기소개서 코칭 수업 중 상당수가 맞춤법, 문단 배분 등의 기술적인 부분을 강조하시는 것 같아요. 물론,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자기소개서의 기술적인 부분 또한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저는 기술적인 부분을 보기에 앞서 생각해야 할 점을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어요.


순대국은 좋아하지만 채소를 즐기지 않는 저에게, 예쁘게 꾸며진 샐러드 한접시와 투박한 순대국 한 그릇을 준다면 어떨까요? 저는 망설임 없이 순대국을 선택할 거예요. 어떤 음식이 보기에 좋은지는 이 선택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가지지 않죠. 중요한 것은, 채소보다 순대국이 제 입맛에 더 맞다는 거예요. 자기소개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듯이, 회사마다 선호하는 인재상은 다를 수 밖에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기업에 두루두루 활용 가능한 자소서’는 허상에 가까운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자소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그 음식을 만들기 위한 재료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능력부터 길러야 해요. 저는 취업준비생 여러분과 함께 자기소개서라는 식탁을 맛있게 차리기 위한 식재료부터 함께 찾아가는 수업에 집중하고 있어요.

7, 스터디파이에서 수업을 진행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퇴사 이후에 데이터 분석 영역으로 뛰어들었는데, 엉뚱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어요. 오랜만에 수학을 다시 하자니 머리가 너무 지끈 거리더라고요. 통계학에 대한 이해가 필수 지식인데, 중학교 때부터 수학과 멀어졌던 게 문제가 된거에요. 울며 겨자먹기로 통계학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 때 주변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아서 스터디파이를 처음 알게 됐어요. 스터디파이는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스터디 중개 플랫폼이에요. 다양한 진행자들이 클래스를 열면, 수강생들이 신청해서 온라인으로 스터디를 하는거죠. 이제 와서 고백하는데, 1개월 동안 매주 울면서 공부 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클래스를 완주하고 다른 클래스도 여섯 개나 완주에 성공했어요.


스터디파이에서는 강의를 끝까지 완주 하면 환급금을 주는데, 그런 명확한 목표가 있으니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었죠. 뿐만 아니라 매주 진도와 과제 관리도 철저하게 진행되고, 운영 관련해서도 수강생들을 세심하게 배려해주시는 모습이 인상 깊어서 계속 스터디파이 클래스를 수강하게 됐어요. 그렇게 도움을 받다보니, 자연스레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자기소개서 스터디를 개설하게 됐어요. 물론 수업의 방향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자료들을 직접 만드는 작업은 지금도 무척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수강생 여러분들께 가장 도움이 되는 길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라 참 의미있고 뿌듯해요.

8. 자기소개서에 대한 꿀 TIP을 알려주세요.
1. 나는 누구인가?
2. 무엇을 가졌는가?
3. 무엇을 원하는가?
4. 왜 이 회사인가?
(대기업의 경우, '왜 이 그룹 & 계열사인가?')
5. 왜 이 직무인가?
6. 이 회사는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본다면 도움이 될 거예요. 그 답을 적절히 엮는다면, 어떤 자기소개서를 써야 할지 명확해 질 수 있거든요. 명심해야 하는 건, 자기소개서는 작가(지원자) 자신과 독자(인사담당자)에 대한 이해가 가장 먼저라는 것이에요!

9.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취업준비생 여러분을 보면 7년 전 제 모습이 생각나요. 그 당시 저는 한국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다가 중도 포기한, 취업 준비의 기초 개념조차 모르던 초짜였죠. 자기소개서에 대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주변 사람도 없었어요.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단편적인 정보를 얻긴 했지만, 실질적인 조언을 구할 곳이 거의 없다보니 괴로웠어요. 그리고 취업준비생은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은데, 자기소개서 하나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쏟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자기소개서라는 영역에 할당된 시간과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드리는 게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자기소개서 외에도 일일 코딩, 주간 글쓰기, 월간 독서, 엑셀 기초 등 다양한 소재로 커리큘럼을 개발할 계획이에요. 스터디파이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릴께요. 끝으로, 2019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 사회의 경쟁이 치열해진만큼 좋은 대학,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청춘을 바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자소서에 스펙 몇 줄을 더 적어 내기 위해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치열하게 달려오고, 자소서 대필 업체에서는 요즘 표현으로 '자소설'을 꾸며내기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무기는, 누군가가 대신 꾸며준 '자소설'이 아니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전달하면서 자신만의 장점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자기소개서가 필요한 분들에게 이 수업을 추천하고 싶다.